구미시, 불산 사고 직후 피해 막을 기회 7번 놓쳐

구미 2012. 10. 10.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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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학원 "중화제 살포" 거듭 요청했지만 모두 묵살

'경북 구미 불산 누출 사고' 직후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하 환경과학원)이 모두 7차례에 걸쳐 중화제인 '소석회(수산화칼슘)' 살포를 요청했지만 구미시 등이 이를 묵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과학원 은 지난 27일 사고 발생 후 1시간40분이 흐른 오후 5시 20분쯤 구미시와 경북소방본부 등에 "방제약품으로 소석회를 뿌리고 내화학 보호 장구를 착용하라"고 첫 경고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과학원은 오후 6시 6분, 6시 33분 소방 당국에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고 9일 밝혔다.

환경과학원 현장대응팀은 이날 밤 11시 55분 사고 현장에 도착, 산성도 측정을 위해 pH 시험지를 뿌렸지만 수분이 많아 농도가 측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소석회 방제가 아닌 물을 뿌렸기 때문이었다. 구미소방서 관계자는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기에 물로 상황 진압에 나선 것"이라며 "당시는 가스인지 화재로 인한 연기인지 구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환경과학원은 곧이어 28일 0시 30분 사고 현장에서 불산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고 즉시 소석회 방제를 요청하는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추가로 방제를 독촉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소석회는 뿌려지지 않았다.

환경과학원은 28일 오전 11시 20분 행안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구미시에 소석회 살포를 지시해 달라고 마지막으로 요청했고, 구미시는 사고 발생 22시간이 지난 오후 1시 25분이 돼서야 사고 현장에 소석회를 살포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사고 발생 직후 20㎏들이 소석회 15포를 현장 인근에 가져다 놨는데, 접근이 어려워 뿌리지 못했다"며 "환경과학원의 요청은 경황이 없어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사고 당일 주민을 대피시켰다가 소석회 방제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인 28일 오전 10시쯤 마을로 돌려보냈다. 환경과학원측은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황에서 구미시가 임의로 대피 주민을 복귀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대 유영억 교수(환경교육학) 는 "불산은 물과 만나면 더욱 확산되고, 침투성이 강해지는 성질이 있다"며 "사고 초기에 즉시 소석회 방제를 실시했다면 피해나 위험요소를 최소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자 뒤덮는 불산 가스… 지난달 27일 구미 불산 가스 누출 사고 장면이 담긴 CCTV가 9일 공개됐다. 근무자가 탱크로리 위에서 작업하는 도중 맹독성 불산 가스가 순식간에 솟아오르고 있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북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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