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 "회사원처럼 보이기 힘들었죠"

2012. 10. 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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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청 2년 근무..월요병도 겪어봤어"

(부산=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회사원' 해보니 넥타이 매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회사원의 비애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소지섭은 오는 11일 개봉하는 새 영화 '회사원'에서 먹고 살려고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다녀야 하는 회사원을 연기했다. 실적에 신경 써야 하고 승진을 걱정하고 마음에 안 드는 동료를 참아내기도 해야 하는 일반 회사원과 비슷한 모습이다. 하지만, 한 가지 결정적인 특징은 그 회사가 살인청부회사라는 점이다.

이 영화에서 소지섭은 두 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소심한 회사원의 모습과 필살기를 쓰는 냉정한 킬러의 모습이다.

영화 홍보를 위해 5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그는 두 가지 모습 중에 회사원 연기가 더 힘들었다고 했다.

"회사원처럼 보이고 싶었어요. 회사원의 비애를 보여주고 싶었고 회사원들에게 희망도 주고 싶었어요. 일이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먹고 살려고 회사에 다녀야 하는 회사원의 마음을 표현해야 하는데 그런 걸 계속 유지하는 게 힘들었어요."

매일 출퇴근하며 회사에 다녀본 적이 없는데 회사원의 마음을 어찌 알까 싶었는데, 그는 마포구청에서 2년간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상기시켰다.

"출퇴근을 2년을 했었죠. 마포구청에(웃음). 그때 월요병도 생겨봤고요. 금요일을 앞두고 목요일 밤부터 설레었어요. 일요일 아침에 눈 뜨면 기분 나쁘죠. 물론 진짜 회사 경험을 해본 적은 없지만 정말 힘들겠구나 짐작은 합니다. 정시 출근하는 것도 그렇고 일반 회사들에서 넥타이 매는 것도요. 이번에 영화 찍으면서 계속 매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주변에 참고할 만한 회사원들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승헌이 형(송승헌)과 친해서 형의 친구들과 데뷔 때부터 보고 자주 어울리는데 다들 회사원이어서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답했다.

소지섭은 이번 영화의 액션 장면을 위해 러시아 첩보 요원들이 쓴다는 무술 '시스테마'를 2개월간 배우기도 했다.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을 만들고자 했는데 기존의 영화들 중 참고할 만한 건 없었어요. 최근 나온 액션 영화는 다 봤는데 다른 영화들이랑 비교하면 우리 영화가 조금은 다른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시간이 있으면 하루에 2-3시간씩 운동한다는 그는 뜻밖에도 "운동을 안 하면 살이 쪄서 반드시 해야 한다"고 했다.

살이 금방 찌는 체질이어서 "다이어트를 365일 한다"는 그는 "익숙해졌는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몸이 좋은 배우는 많지만 그의 '소간지'라는 별명은 외모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닐 터. 스스로는 그 '간지'가 어디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어떤 얘길 해도 묵묵히 들어주고 발설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저한테 있나봐요. 믿음감이 있어 보인다고 해야 하나. 작품에서 주로 해온 캐릭터들이 그렇기도 하고 언론에 비치는 모습도 그런 것 같고요. 제가 나대는 성격은 아니어서요."

이런 성격은 연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최근 대중들과 만난 TV드라마 '유령'에서도 그의 진중한 성격은 지적이고 냉철한 경찰관 캐릭터와 결합해 '소간지'란 별명에 더 강한 아우라를 입혀줬다.

"원래 좀 쉬고 싶었고 가벼운 걸 하고 싶었는데 '카인과 아벨'을 함께 했던 감독님 부탁으로 대본을 받았아요. 그런데 한국에서 그동안 만들어진 소재도 아니고 사랑 얘기도 없고 그런 게 도전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하게 됐죠. 끝나고 나니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이버 범죄를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엘리트 경찰과 천재 해커의 1인2역은 누가 해도 어려웠을 연기였다. 워낙 전문 용어가 많이 등장하고 시청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주는 대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사 자체가 나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거든요. 정보를 전달하는 대사가 많고 전문직이나 접할 만한 용어들이 잘 안 외워지더라고요. 소모성 대사들이고 한 번 뱉고 나면 다시 기억이 안 나는 내용들이죠. 그래서 모든 배우가 NG를 많이 냈어요. 감독님이 놀라더라고요. 제가 평소에 대사 NG를 거의 안 내는데 '네가 NG 낼 정도면 오죽하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그는 힘들게 찍은 작품 '유령'이 남긴 것이 적지 않다고 했다.

"내가 이런 식의 연기나 캐릭터를 해냈다는 것도 뿌듯하고요. 다음에 하게 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준 작품이에요. 처음에 시작하면서 다들 시청률 10% 미만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왔고요. 새로운 시도와 장르물의 개척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실제 촬영 시기는 '회사원'이 '유령'보다 먼저였는데 소지섭은 이 두 작품에서 모두 곽도원과 호흡을 맞춰 '유령' 팬들에게 남-남 커플이라는 애정 어린 놀림을 받기도 했다.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에요. 배우로서 고민을 정말 많이 하고 준비도 많이 해오고요. 제가 얼음 같은 연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곽도원 선배는 불같이 에너지 넘치는 배우죠."

그러면서 자신도 이제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불 같은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은 그런 시나리오나 그런 역할에 잘 꽂히지 않았는데 이젠 의도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역할을 해보려고요. 저는 원래 감정 표현을 세게 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내 것을 버리고 다른 쪽에 있는 것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불 같은 연기를 하는 배우로 류승범과 하정우를 꼽으며 "하정우 씨와는 한 번 같이 해보고 싶다"고 했다.

차기작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그는 "앞으로는 정말 좋아하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다.

"사실 일이라고 생각하고 한 것도 있고 해야 하니까 한 것도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을 하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재정적으로 안정도 돼야 하고 연기도 인정받아야 하겠죠. 좋은 작품이라면 주인공을 못해도 상관없어요. 그런데 제가 어떤 작품을 하겠다고 얘기하면 갑자기 주인공으로 바뀌어서 문제죠(웃음)."

독립된 매니지먼트 회사를 운영하는 그는 영화 제작과 투자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영화 크레디트에서 제작자 소지섭의 이름을 보게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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