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교동도서 붙잡힌 남성은 탈북자"
평안도서 200여㎞ 이동해 교동도에 도착
군, 경계태세 소홀 책임경중 가려 문책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지난 9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서 붙잡힌 거동수상 민간인은 북한을 탈출한 남성으로 확인됐다.
군과 경찰은 이 남성이 엿새간 교동도에 머물렀는데도 주민 신고 전까지 붙잡지 못해 경계 태세에 허점을 노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28일 "지난 9일 오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이 북한에서 왔다'고 주장한 거동 수상자는 중앙합동조사 결과 탈북 주민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탈북자 A(28)씨는 지난 8월 말 탈북을 결심하고 평안남도 내륙지방에 있는 자신의 집을 떠났다.
그는 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200여㎞를 남쪽으로 이동, 지난 2일께 교동도 전방 북측 해안지역까지 도착했다. A씨가 남측으로 이동하는 동안 북한 내에서 한 번도 검문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지역서 은신하던 A씨는 3일 자정께 북한의 해안 철책을 지나 한강에 몸을 던졌다.
당시 한강에는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상류에서 떠내려온 온갖 쓰레기와 나뭇가지 등 부유물로 가득 찼다.
강물에 뛰어든 A씨는 통나무를 붙잡고 헤엄을 쳐 교동도로 접근했다.
4일 새벽 교동도 해안에 도착한 A씨는 해안가에 설치된 철조망과 맞닥뜨렸다. 태풍으로 철조망 하단부가 유실되어 임시로 돌을 쌓아 막아놓은 곳을 발견한 A씨는 돌을 치우고 들어온 뒤 다시 원상복구시켰다.
A씨는 교동의 민가 창고에 들어가 음식물을 훔쳐 먹고 고구마 등을 캐 먹으며 숨어지내다가 9일 주민의 신고로 붙잡혔다. 검거 당시 반바지와 러닝 차림으로 만취상태였다.
그는 "북한에서 가정환경이 좋지 않았고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 희망이 없었다"면서 "평소 한국이 잘 산다는 소식을 듣고 있어서 귀순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고 군은 전했다.
A씨는 탈북 후 즉각 자수하지 않은데 대해 "남측에서 자신을 꽃제비로 생각할까 봐 두렵고 창피했다"면서 "자포자기 심정으로 지내며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지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A씨가 통과한 철조망 하단부에 대한 보강 작업을 끝냈으며, 해당 지역에 대해 경계병력을 증편하고 감시장비를 보강하기로 했다.
군은 경계태세 소홀 지적과 관련, "A씨가 몰래 철조망을 통과했기 때문에 해병대사령부에서 경계 책임의 경중을 가려 관련자를 엄중 문책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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