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지나고 다니는 학원 수가 더 늘었어요"
[대전CBS 김정남 기자]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27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 앞. '민족의 대명절'과 최장 5일에 달하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둔 아이들에게 추석을 맞은 소감을 물었다.
"학원 안 가고 쉬는 건 좋아요. 하지만..."
5학년생인 찬우(12)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찬우는 지난 설을 보내고 난 뒤 다니던 학원이 3곳에서 5곳으로 늘었다고 했다.
"엄마가 사촌 누구는 올백 맞았는데 넌 왜 많이 틀리냐며 국어랑 사회 학원을 추가했어요"라고 투덜대는 찬우는 이번 추석 이후 5군데 다니는 학원 수가 행여나 더 늘어날까 두렵다.
4학년 수정이(11)는 할머니 댁에도 문제집을 가져가야 된다고 했다.
"중간고사는 아직 한 달 정도 남았지만 미리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된대요. 학원 때문에 잘 못 놀아서 추석 때만큼은 놀고 싶은데..."
3학년 희주(10)는 명절에 찾아오는 친척들이 반가우면서도 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
"친척들이 또 문제집을 주며 풀어보라고 시킬까봐 겁나요"라고 말하는 희주는 명절 때조차 '시험'을 봐야 되는 게 싫다.
"명절마다 문제집을 가져와선 '공부 얼마나 했는지 보자'며 풀어보라고 해요. 다 풀면 채점까지 하시고... 으으~ 올해는 정말 안 했으면 좋겠어요."
모처럼의 친지 방문에도 아이들은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매년 서울 할아버지 댁에 간다는 성현이(11·4학년)는 올해도 그냥 빨리 집에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할아버지 댁에 가도 할 일이 없어요. 컴퓨터도 없어서 동생이랑 둘이서 멀뚱멀뚱 있어요." 성현이는 명절에 딱히 하고 싶은 건 없다고 했다.
철연이(11)도 "친척집에 가서 게임만 해요"라고 말했다.
"사촌들이랑 노는 건 어때"라는 질문에 "자주 못 봐서 괜히 어색하고 서먹하고... 그냥 게임하는 게 더 좋아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친척들과 정겨운 인사를 나누고, 차례상 앞에 놓인 과일이며 약과를 베어물며 할아버지 댁 마당에서 뛰어노는 모습. 어른 못지않은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조금은 서먹해진 풍경이었다.jn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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