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의 작별 여행]창녕 우포늪

2012. 9. 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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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가을의 경계에 서서 세월을 생각한다. 계절은 어김없이 왔다 사라지고 매 년 같은 색깔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때 마다 다른 에너지를 뿜어준다. 이 즈음, 계절이 절묘하게 교차하는 곳으로의 여행은 어떨까. 우포늪은 우리에게 작별을 잘 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사계절 활기찬 생명들을 만나는 곳

우포늪은 계절마다 완벽하게 다른 얼굴을 한다. 봄에는 들과 산에 싹이 돋듯 우포늪 물 위에도 파릇파릇 생명이 움트고, 여름이면 물도 풀도 나무도 온통 초록으로 물든다. 가을이면 온갖 물풀과 단풍이 색색으로 모여 한 폭의 수채화가 되고, 겨울이면 눈 덮인 벌판에 적막한 고요만 남는다. 그 중에서도 수많은 물풀이 머리를 적신 채 온 수면을 뒤덮는 여름 풍경은 녹색의 절정을 실감케 한다. 물풀의 융단이 깔리는 여름에는 해오라기, 중대백로, 왜가리 등이 녹색 바탕에 뿌려진 하얀 점점이 되어 또렷한 그림처럼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우포늪은 습지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로 인정받기까지 많은 노력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늪(습지) 또는 물에 젖어 있는 땅은 쓸모가 없는 곳이라 여겨, 공장과 농경지로 만들기 위해 매립하거나 각종 쓰레기를 매립하곤 했다. 우포늪도 예외는 아니어서, 1930~40년대 사이 인공적인 제방을 쌓아 쌀을 생산하기 위한 논으로 만들어졌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개발을 목적으로 한 매립공사가 진행되다가 비용과 기술력 부족 등으로 중지되었고, 1990년대 중반 목포늪(이 지역에는 다섯 곳의 크고 작은 늪이 있는데, 목포 늪도 그 가운데 한 곳이다. 가장 큰 우포늪이 대표 이름이 되었다) 부근에는 생활 쓰레기 매립장이 조성되다가 중단되었다. 이후, 시민단체와 정부의 공동노력에 의해 우포늪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시키려 했으나 지역주민의 반대로 인해 무산되었고, 시민단체와 정부가 지역주민을 설득한 노력 끝에 1997년 7월 우포늪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이 되었다. 그 이듬해인 1998년 3월에는 물새 서식처로서 중요한 습지 보호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 협약에 등록해 람사르 습지로 되었다. 강원도 대암산에 있는 고층습원인 용늪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우포늪은 그저 그곳을 걷거나 서 있거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큰 위안이 될 수 있는 치유 공간이다. 늪의 힘은 역시 다양한 생명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늪 여행 시에는 관찰과 산책을 넘어 늪의 생태적 특징과 과학적 원리를 함께 모색하는 것이 좋다. 그냥 늪에 다녀왔다고 하는 것 보다는 '늪을 보고, 느끼고, 체험하고 돌아왔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게 늪 여행의 백미인 것이다. 늪은 조금 더 알고싶다면 현지에 있는 '우포늪생태관'에 들려볼 것을 권한다.

우포늪생태관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연구원들은 조류, 어류,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등 습지 야생 동물에 대한 관찰 결과를 기록하고 여행자와 함께 나눠 갖는다. 생태관은 생태환경의 이해를 돕기 위한 '우포늪의 이해', '우포늪의 사계', '살아있는 우포늪', '우포늪의 가족들', '생태환경의 이해' 등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전시실에는 현장감 있는 입체 모형, 영상 등을 볼 수 있고,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가할 수 있다. 관람은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가능하며 입장료는 2천원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우포늪은 4곳의 루트를 따라 걷는 게 효율적이다. 1코스는 세진주차장 - 우포늪 대대제방 - 우포늪전망대 - 쪽지별과 우포늪 사이로 이어지는 1시간 거리의 루트다. 뷰 또는 사진 촬영 포인으로는 대대제방에서 내려다 보는 우포늪 전경 ,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우포늪, 겨울철 대대제방에서 관찰할 수 있는 큰기러기, 오리, 고니 등 철새 무리들 등이다. 2코스는 세진주차장 - 대대제방 - 배수장 뒤편 - 토평천 건너 -사지포늪과 우포늪 사이 뚝방길로 이어지는 3시간 코스다. 가을철 사지포제방에서 내려다 보이는 버들 군락과 물옥잠의 모습이 예술이다. 3코스는 창녕읍에서 이방 대지 방면 마을버스를 타고 장재마을에서 내려 늪을 따라 들어오는 2시간 코스로 이 코스는 늪은 물론 습지대에서 대대손손 살아가고 있는 현지인들의 삶의 풍경을 목격할수있다. 왕버들 군락지와 소목마을의 번들 군락, 그리고 나루터 모습을 꼭 담아둘만 하다. 4코스는 창녕읍에서 이방 대지 방면 마을버스를 타고 우안마을에서 하차, 들길을 따라 걷다 가마골 앞 수로를 따라 접근하는 코스로 창녕 늪의 역사와 형성 과정을 이곳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우포늪의 대표 식물인 '가시연' 군락지, 1억4천만년의 시간을 말해주고 있는 건흔 화석과 물결무늬 화석 등을 관찰할 수 있다.

꼭 가봐야 할 우포늪 근처 힐링 플레이스

화왕산

우포늪을 나오는 길에는 화왕산에도 들러볼 만하다. 화왕산은 창녕읍에 있어 우포늪에서 부곡온천을 가는 길에 들르기 좋다. 가을 억새로 유명한 화왕산은 자하곡삼림욕장을 거쳐 화왕산성에 이르는 등반 코스도 인기다. 쉬어갈 수 있는 산장, 찻집, 음식점들이 있고 산 정상부에는 24만여㎡에 이르는 평원에 억새밭 초원이 펼쳐져 있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장관을 이루고, 여름이면 억새초원, 가을이면 황금빛 억새물결, 겨울에는 새하얀 눈꽃으로 계절마다 그 느낌이 새롭다. 드라마 < 허준 > 을 촬영했던 세트장도 있다.

교동고분군

1918년에서 1919년 사이 일본인에 의해 그 일부가 발굴 조사되어 유물은 대부분 일본으로 반출되고 지금은 일부만 국내에 남아있다. 당시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형 고분군은 횡구식 또는 횡혈식 고분이었다고 하며, 유물은 금봉관을 비롯하여 철제의 무구, 토기 등 대량의 유물이 출토되었다고 하나 교동고분군의 구조와 출토된 유물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현존하는 고분 중 36기는 지금까지 복원한 것인데 그 중 1기는 입구 쪽을 개봉했다. 구조는 현실과 연도는 구별이 없고 다만 장방형이 평면횡혈식 석실로 삼면의 측벽은 크고 작은 돌덩이이고 판석으로 천장을 덮은 것이다. 일본인에 의해 개략적인 보고서가 출판되기는 하였으나 그 많은 유물들의 출토 경위와 유구들의 특징이 자세하게 밝혀지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이다.

부곡온천

가마솥처럼 생겼다고 해서 부곡이라 이름 지어졌다. 마을에 옴샘이라는, 뜨거운 물이 솟는 우물이 있다는 소문에 전국의 피부질환자들이 몰려들어 치료했다고 전해지는 것을 보면, 부곡온천의 수질이 분명 오래전부터 뛰어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부곡에서 온천수가 발견된 것은 1972년. 그 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고, 온천지구, 관광특구로 지정 고시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온천지구의 규모는 자그마치 146만 평에 달한다. 온천수는 최고 온도 78℃로 전국의 온천지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온을 자랑하며, 유황을 함유하고 약알칼리성을 띤다. 피부질환은 물론 신경통, 부인병 등에 효과가 탁월하다. 연간 400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국내 최고의 온천지구. 바로 옆에 30만 평 규모의 부곡골프장이 있으며, 국립정신병원과 온천병원도 자리하고 있다.

부곡 온천수의 일반적 효과로는 혈액순환 항진 작용, 관절염이나 신경통에 효능이 있는 진통 작용,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진정 작용,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경련을 풀어주는 진경 작용은 물론, 수압에 의한 마사지 효과로 관절염과 오십견 등의 개선을 돕는다. 근육의 수축인 통증을 완화시키는 부력 작용, 온천욕을 규칙적으로 하게 되면 나타나는 체중조절 작용을 비롯하여, 알칼리성 온천수로써 피부를 매끄럽게 해주고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좋다. 그 외에도 알려진 효능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창녕스포츠파크가 바로 옆에 있는데, 부곡온천의 명성을 찾아 겨울이면 각종 스포츠 선수들의 전지훈련장으로도 인기다.

우포늪 식당

우렁이 논고동 회무침

건물의 1층에 음식점이 있고, 2층은 살림집이다. 그래서 이른 아침이든 늦은 밤이든, 손님이 찾아드는 때가 음식점 문을 여는 시간이고, 손님이 끝나는 시간이 음식점 끝나는 시간이다. 주인아주머니는 내 집에 찾아오는 손님에게 내 손으로 만드는 음식을 내놓고 돈을 받기가 미안하단다. 그래서 4년 전에 붙여둔 가격을 지금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그렇듯 가격에 비해 음식이 풍성하다.

삶은 우렁이를 양파, 오이, 미나리, 배추 등 여러 가지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린 논고동무침이 주 메뉴. 상큼한 채소맛과 새콤한 양념장에 도톰한 우렁이의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논고동무침은 언뜻 술안주로 더 어울릴 법하지만, 이 집에서는 큰 그릇에 담아 비빔밥으로 먹는 손님이 더 많다.

당연히 있을 법한 논고동국이 메뉴에는 따로 없다. 하지만 음식을 주문하면서 논고동국을 원하면, 된장을 푼 국물에 들깻가루를 진하게 넣은 논고동국을 내놓는다. 논고동무침 외에도 잉어, 붕어, 메기를 각각 찜과 탕으로 내놓는다.

위치 경남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우포늪주차장 입구) 전화 055-532-8649 숙박 레이크힐스 골프텔 부곡부곡온천단지에 있는 호텔로 근처의 다른 호텔들처럼 객실에 유황온천수가 공급된다. 숙박을 하면 황토, 맥반석, 습식사우나, 노천탕이 마련된 온천탕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으로 객실이 한층 깔끔해졌다. 내부에는 커피숍, 레스토랑, 사우나, 연회장, 피트니스센터, 피부관리실이 갖춰져 있다. 커플여행은 물론 가족여행이나 단체여행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객실의 형태도 다양하다.

위치 경남 창녕군 부곡면 거문리 213-19 문의 055-536-5181 www.lakehills.co.kr교통편기차 동대구역→대구 서부정류장→창녕 시외버스터미널 밀양역→창녕시외버스터미널 버스 창녕 시외버스터미널→영신버스터미널 승용차 중부내륙고속국도→창녕IC.

[글 이누리 (프리랜서) 사진 창녕군청, 이책007]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335호(12.09.18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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