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축 흔들"..판교-분당-용인 아파트값 '추락'

전병윤 2012. 9. 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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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아파트 평균 997만원 마지노선 이탈..중대형 많은 분당·판교도 약세

[머니투데이 전병윤,송학주기자][용인 아파트 평균 997만원 마지노선 이탈…중대형 많은 분당·판교도 약세]

↑용인시 풍덕천동의 한 아파트.ⓒ사진=송학주 기자

 수도권 '경부축'이 무너지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주변에 늘어선 '판교-분당-용인' 라인의 아파트값이 2000년대 초중반 주택경기 호황 속에 가파르게 치솟은 후 날개없는 추락이 지속되는 것이다.

 이들 지역에는 가격탄력성이 큰 중대형 면적의 아파트가 많아 시장 침체기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데다 최근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에 공급한 인근 '동탄2신도시'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용인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평균 997만원(8월31일 기준)으로, 최고점을 찍은 2007년 3월(3.3㎡당 1243만원) 대비 19.7% 떨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버텨온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만원마저 붕괴된 것이다.

 용인 아파트 매매가는 2005년과 2006년 각각 33%, 29%나 급등하며 버블세븐에 포함되기도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에 14% 하락한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시세가 반토막난 단지도 있다. 용인시 '연원마을삼성쉐르빌' 184㎡ 시세는 4억5000만원으로 최고점(8억5000만원)보다 47% 빠졌다. '성산마을신영지웰' 126㎡는 8억1000만원에서 4억5500만원으로 44% 급락했다.

 용인 풍덕천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중대형아파트값이 많이 떨어져 중소형과 가격 편차가 갈수록 줄어드는데도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는다"며 "중소형은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지지 않아 아직 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영향으로 6월까지 거래가 거의 없다가 8월 중순부터 전세수요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분당과 판교도 마찬가지다. 분당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1561만원으로 최고점이던 2007년 3월(3.3㎡당 2075만원)에 비해 24.7% 급락했다. 같은 기준으로 판교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0년 2월(3.3㎡ 2617만원) 대비 13.5% 하락한 3.3㎡당 2263만원이다.

 이들 지역 아파트값의 최고점 대비 하락률은 서울(-7.8%)이나 수도권(-8.6%) 평균치보다 훨씬 크다. 분당동 A공인중개 관계자는 "분당은 15년 이상된 아파트가 많아 매매가가 더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게다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할 수 없어 메리트가 줄어 근처 판교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판교의 경우 분당보다 상대적으로 낙폭이 덜하지만 약세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판교동 H공인중개 관계자는 "판교는 한참 오른 후 떨어지던 시기에 분양돼 하락폭이 분당보다 크지 않다"며 "59㎡ 임대아파트의 프리미엄이 한때 1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800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기 남부권 신도시 아파트값 급락에 대해 주택경기 활황기 당시 상승폭이 워낙 큰 데 따른 반작용과 중대형 주택형이 많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반등을 점치기 어려운 시점에서 가격부담이 큰 중대형의 경우 수요자들로부터 더욱 외면받기 때문에 낙폭이 더 클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부동산114가 조사한 용인 아파트(입주예정 제외)는 공급면적 기준 66㎡ 미만 소형 비중이 전체의 4.5%에 그친 반면 중대형(99㎡ 이상~132㎡ 미만)과 대형(132㎡ 이상)을 합친 중대형급 아파트 비중은 73.8%에 달한다. 같은 기준으로 경기도의 중대형급 아파트 비중이 54.1%인 것과 비교하면 대형비율이 20%포인트가량 높다.

 이런 가운데 서울 거주자들의 선호지역도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에 살면서 성남과 용인 아파트를 거래한 경우는 2009년 상반기보다 각각 89.7%, 70.0% 급감했다.

 고양과 남양주는 각각 32.0%, 32.5% 감소에 그쳤다. 성남은 2009년 서울 거주자들의 아파트 거래가 가장 많은 지역이었으나 2011년 6위권으로 밀렸고 남양주와 김포, 고양이 1~3위를 차지했다.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서울과 인접성이 좋은 광교신도시의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고 저렴한 분양가와 중소형으로 구성된 동탄2신도시 분양이 본격화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거시경제 회복과 아파트값 상승 기대감이 받쳐주지 않으면 당분간 용인, 분당의 매매가 약세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관련 키워드] 아파트| 매매

머니투데이 전병윤,송학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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