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포함안된 '쓰레기 DNA' 알고보니 질병 관장

2012. 9. 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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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과학자들 'DNA 백과사전' 완성

쓸모없다 평가됐던 DNA 98%가

일정한 기능 수행한단 사실 확인

병에 영향주는 '스위치' 발견도

BBC "질병 치료법 개발 이어질것"

왜 일란성 쌍둥이 가운데 한 명은 암에 걸리고, 한 명은 멀쩡한 것일까?

오랫동안 과학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던 핵심 난제인 '병의 발생 원인'에 대한 해답을 제공할 중요한 단서가 발견됐다. 해답은 인간 게놈을 이루는 32억쌍의 디엔에이(DNA) 염기서열 가운데 인간의 유전 정보를 결정하는 유전자에 포함되지 않아 그동안 무시돼 왔던 이른바 '쓰레기 디엔에이' 안에 담겨 있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과 미국 <뉴욕타임스>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5일 미국, 영국, 일본, 스페인, 싱가포르의 32개 연구소 과학자 442명이 인간 게놈을 이루는 32억개 디엔에이 염기서열의 기능적 요소를 분석한 '디엔에이 백과사전'(엔코드·Encyclopedia of DNA Elements)을 완성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의 주요성과는 그동안 쓰레기 디엔에이로 불려왔던 부분의 '재발견'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전체 디엔에이 가운데 2%만이 피, 근육, 조직 등 단백질 생산과 관련돼 있고, 나머지 98%는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기능이 상실된 쓸모없는 부분들이라 판단해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쓰레기'라 무시돼왔던 디엔에이의 대부분(80%)이 사실은 일정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버드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공동연구를 위해 설립한 브로드 인스티튜트의 에릭 랜더 소장은 "2003년 인간 게놈의 염기서열을 밝힌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우주에서 본 지구'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면, 이번 연구는 한 도시의 교통 상황이나 좋은 식당의 위치까지 알려주는 구글맵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특히 과학자들의 이목을 끈 것은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발현하거나 멈추게 하는 400만개에 이르는 '유전자 스위치'의 존재의 발견이다. 같은 유전자를 갖는 사람이라도 다양한 환경적 요소가 스위치의 작동에 영향을 미쳐 한 사람은 병에 걸리지만, 다른 사람은 멀쩡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 참여한 스탠포드대학의 마이클 신더 연구원은 "병에 영향을 주는 대부분의 변화는 유전자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스위치 부분에 있다는 게 이번 발견의 의미"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 연구팀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암, 류마티스성 관절염,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 소아 지방병증 등 희귀병들이 이 유전자 스위치의 작동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을 밝혀내기도 했다.

외신들은 이번 연구가 인류가 수천년 동안 이어온 질병과의 싸움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스위치의 복잡한 작동구조를 잘 파악한다면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예측했고, <비비시>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번 발견은 새로운 질병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연구 성과는 <네이처>, <게놈생물학>, <게놈연구> 등 6개 주요 과학 학술지에 30편의 논문 형태로 발표됐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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