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7> 이쯤되면 진짜 '타임슬립'이죠!

2012. 8. 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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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유수연 기자]

▲ < 응답하라 1997 >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 응답하라 1997 > 의 포스터

ⓒ tvN

지난 사랑을 떠오르게 하는 드라마, 잊지 못하는 그 첫사랑 같은 드라마, 사랑 이야기는 넘치고 넘치는 요즘이다. 하지만 < 응답하라 1997 > 은 여느 드라마들과는 다른 차원의 향수를 느끼게 해 준다. 고작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것인데도, 추억의 향수를 물씬 풍기는 이 드라마의 정체는 뭘까?

굳이 'HOT'와 '젝스키스'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 순수하고 때론 어설프기에 더욱 잊혀지지 않는 첫사랑의 이야기가 이 드라마에는 그대로 담겨 있다. 이러한 "첫사랑"중의 하나에, '오빠들'을 향한 소녀들의 마음도 들어가 있는 것이다.

드라마 < 응답하라 1997 > 의 한 장면

ⓒ tvN

과거를 추억하며 '팬심'까지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

"사람은 가까이 있는 꿈에 만족해야 한다. 멀리 있는 것에 욕심내봤자 힘들고 속만 쓰릴 뿐이니까. 공허한 열정은 가슴앓이만 남을 뿐이니까. 그래서 세상 가장 미련한 짓이 짝사랑이다. 그래도 그 미련한 짝사랑이 해볼만한 이유는 그 열정이 아주 가끔은 기적을 만들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멀리멀리 돌아 이루어 지기도 하고 설령,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 꿈 근처에 머물며 행복해 질 기회를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 응답하라 1997 > 태웅의 대사중에서-

비단 이러한 사랑 이야기 뿐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 응답하라 1997 > 에 더욱 빠져들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1990년대 후반의 격정기를 보낸 '우리 세대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현재 드라마의 주 시청자층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필자를 포함해 우리 세대 최고의 아이돌이었던 'HOT'와 '젝스키스' 팬들간의 신경전은 그 때 그 당시의 현실감 있는 에피소드를 떠올리게 한다.

'젝스키스'가 해체하던 날, 팬들이 리포터 '조영구'의 차를 젝스키스 기획사의 사장 차인 줄 오해해 반파시킨 사건을 포함해, '드림콘서트'에서 팬들끼리 치고박고 싸우는 이야기 등, 돌이켜보면 저땐 왜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싸웠을까 생각하고 웃으며 지난날을 돌이켜보게 된다. 또한, '팬픽'이라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아이돌 그룹의 팬이라면 한 번 쯤 써 보았을 '팬픽'에 관한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극하고 청소년기로 돌아가게끔 해준다.

tvN < 응답하라 1997 > 의 '정은지'.

ⓒ tvN

당시의 시대 상황까지도 반영돼... IMF 경제난 실감나게 그려내

그렇다고 < 응답하라 1997 > 이 희대의 투톱 아이돌이었던 'HOT'와 '젝스키스' 팬들의 이야기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시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IMF 외환위기의 등장 배경을 언급하며, 시청자들에게 현재의 한국 경제 상황과 당대를 비교하게끔 만든다. 이는 어찌 보면 그 때 당시보다 현재의 경제 난국이 더 심각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90년대 후반 가요들이 더한 향수 불러일으켜

또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요소 중 하나로, 드라마의 배경음악이 한 몫 한다고도 할 수 있다. J.S의 "종로에서", 리아의 "눈물", 이지훈의 "왜 하늘은", 터보의 "회상"까지 당대의 히트곡들이 속속 등장하며 '명곡들의 귀환'을 실감케 한다. 앞으로 해당 드라마의 작가들이 어떠한 명곡들을 시청자들에게 들려줄 지 무척 기대가 된다.

이렇듯 과거의 향수를 그대로 재현해 낸 < 응답하라 1997 > 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과거와 현재,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의 이유를 과거의 에피소드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재미와 감동 그리고 의외의 반전까지도 담고 있는 제작진의 연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응답하라 1997 > 의 한 장면. 윤윤제(서인국 분)와 성시원(정은지 분)

ⓒ CJ E & M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돋보여, '부산 사투리'도 전혀 안 어색해

제작진의 연출 뿐 아니라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연기도 돋보인다. 극 중 주인공을 맡고 있는 '서인국'과 '은지원', 그리고 '정은지', '호야' 등 가수 출신 연기자들은 "연기력 논란"도 없을 만큼 자연스럽게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평소에 아이돌 그룹 출신 연기자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던 시청자들은, 이들의 연기를 보며 지난날을 회상하는 본인들에게 스스로 놀랐을 것이다.

또한, 드라마의 배경이 '부산'인 만큼 연기자들도 사투리를 쓴다. 이러한 경우 '사투리의 자연스러움'에 대한 논란이 있을 법 한데, < 응답하라 1997 > 의 연기자들은 정말 그 지역 사람들인 것 마냥 자연스럽게 부산 사투리를 구사한다. 특히 '에이핑크'의 '정은지'의 사투리 연기는, 현지인들에게 극찬을 받을 정도이다. 이렇듯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에 대한 편견도 없어주고, 연기력 논란도 없는 < 응답할 1997 > 은 "우리 세대의 추억을 아름답게 회상하게 만드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05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 내 이름은 김삼순 > 에서 극중 주인공 삼순이는, "추억은 추억일 뿐이에요. 추억은 아무런 힘도 없어요."라고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삼순에게 희진은 "추억은 지워지지 않아요."라며 일침을 가한다. 이렇듯, 추억은 지워지지 않고 생각할수록 더욱 아련한 기억을 자아낸다. < 응답하라 1997 > 이 방영되는 동안, 시청자들의 '추억 여행'은 계속 될 것이다. 10여년 후, < 응답하라 2012 > 가 제작된다면 어떨까? 지금을 추억하며 엷은 미소를 짓고 있을 그 날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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