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의 역습 .. 2025년엔 아시아 '기후난민' 4억

강혜란 입력 2012. 8. 20. 01:26 수정 2012. 8. 20. 06: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아시아 홍수, 왜

제13호 태풍 카이탁이 강타한 베트남에서 19일 현재 10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 가옥 약 6000채와 농경지 1500㏊가 침수됐다. 이달 초 필리핀 수도 마닐라와 북부 16개 주에선 집중호우로 100명 가까이 숨졌다. 이재민 345만 명에 재산 피해도 7000억원을 헤아린다. 해마다 여름이면 되풀이되는 아시아 홍수 소식이다.

지난해엔 태국 수도 방콕이 차오프라야강의 범람으로 침수됐다. 인명 손실이 815명, 경제 손실은 18조원에 달했다. 국내총생산(GDP)이 9%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100여 개 부품 제조업체가 침수 피해를 보아 전 세계 하드드라이브 가격이 껑충 뛰기도 했다.

 아시아의 물난리는 연례화된 뉴스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전 세계 홍수의 40%가량이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했다. 수해 인구의 90%가량이 아시아에 집중됐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5일 2025년엔 아시아 도시 인구 4억1000여만 명이 홍수 피해에 노출된다고 경고했다. 2070년 기준으로 위험한 세계 도시(인구 순) 10곳 중 콜카타(인도)·광저우(중국) 등 9곳이 아시아에 몰려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아시아 도시들이 급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최근 2025년 세계의 역동적인 도시 75곳을 꼽았는데, 아시아의 강세가 뚜렷했다. 특히 중국은 상하이·선전 등 29개 도시가 포함됐다. 서울도 37위에 올랐다. 이에 비해 유럽은 파리 등 3곳만이 중위권에 머물러 퇴조가 뚜렷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아시아의 급속한 도시화와 도시 홍수(urban flooding)는 동전의 양면인 것이다. "(아시아의) 도시화는 지난 20년간 기온 상승, 폭우, 홍수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는 게 ADB의 진단이다. 아시아의 도시화율은 2000년 35.5%에서 2020년 62.9%에 달할 전망이다(전 세계 67.2%). 유례없는 속도다. 유엔은 2025년에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메가도시(megacity)가 37곳이 될 것으로 내다보는데, 이 중 21곳이 아시아에 속한다.

 이들 아시아 신진 도시는 해안선을 따라 발달한 게 특징이다. 해안의 유동인구를 빨아들이는 노동집약산업과 수출 중심적 경제구조가 해안도시 형성을 가속화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도시들이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 등 위험에도 더 많이 노출된다. 급속한 인구 증가에 비해 관개 및 배수 기반은 태부족이다. 여기에 6~9월에 강우가 집중되는 자연 기후 특성이 맞물려 홍수 인재(人災)를 키우는 것이다.

 특히 요주의 국가가 중국이다. 중국은 2030년까지 6만3600㎢의 해안 저지대를 개발할 예정인데, 이는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합한 넓이다. 인구도 급증하고 있다. 1978년 인구 30만 명이었던 선전은 2006년 800만 명으로 늘었다. 아시아의 인구 100만 명 이상 도시 40곳 가운데 절반이 중국에 속한다. 그러나 중국 농경지의 3분의 1, 인구의 3분의 2, 도시의 60%와 GDP의 80%가 홍수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수재 대비는 부실하다(저널 '관개와 배수' 2010).

 아시아로 쏠리는 기업과 자금, 인구를 감안하면 아시아 홍수의 여파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현재 인구 800만 명인 베트남 호찌민시티엔 2050년 1200만 명에서 2200만 명이 몰려 살 전망이다. 이들의 경제활동이 베트남 GDP의 40%를 차지한다. 97년 베트남 대홍수가 다시 난다면 1250만 명이 수해를 보고 200만 명이 '기후난민(climate refugee)'이 될 것이다. 돈으로 환산한 피해 규모는 가늠할 바가 못 된다. 영국의 위기관리 분석기관 메이플크로프트가 "신흥국 경제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질수록 이들의 자연재해 관리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답은 하나다. ADB가 충고한 대로 발달된 경제력과 기술력에 힘입어 '녹색 도시화(green urbanization)'에 힘쓰는 것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강혜란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theother/

'앉아서 소변 보는 남자' 명함 들고 다니며…

의정부 '묻지마 흉기난동' 30대, 어떤 혐의일까

요즘 여자들 로망인 '그'와 사는건 지옥일 것

일본 작성 중인 '한국 보복 메뉴' 노림수는?

최전방 간 北김정은 "포탄 한발만 떨어져도…"

'잠깐 사이에…' 스마트폰 훔쳐 판 택시기사

30년 경력 교사, 대입 문제 보더니 '진땀'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