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2012]'카디프 대첩' 홍명보호, 일본 꺾고 올림픽 첫 동메달

이석무 2012. 8. 11.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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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박주영이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골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홍명보호가 숙적 일본을 통쾌하게 꺾고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박주영과 구자철의 연속골에 힘입어 일본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런던올림픽 축구에서 귀중한 동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동메달이다. 역대 올림픽 출전 역사상 최고의 성적이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 한국 축구가 처음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이후 64년의 한을 풀었다.

특히 동메달 결정전에서 '영원한 라이벌' 일본을 꺾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여러가지로 부담이 막중한 경기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혼을 불살라 동메달을 이끌어냈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과의 4강전에 선발출전하지 않았던 박주영을 일본전에 다시 원톱으로 내세웠다. 좌우 측면에는 지동원과 김보경을 기용했고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구자철이 나섰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더블볼란테(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구축했고 윤석영-김영권-황석호-오재석이 포백수비로 나란히 섰다. 영국전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던 와일드카드 정성룡은 이날 골문을 다시 지켰다.

한국은 일본의 빠른 역습을 막기 위해 미드필드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펼쳤다. 기성용이 중원을 지배했고 구자철이 계속 전방에 패스를 연결했다. 결정적인 득점 장면은 나오지 않았지만 경기 주도권은 한국이 이끌었다.

전반 6분에는 구자철이 일본 진영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중반 이후 일본의 공격이 살아났다. 일본 특유의 짧고 세밀한 패스가 한국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28분 기요타케의 슈팅이 정성룡의 선방에 걸렸다. 36분에도 코너킥 상황에서 사카이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한국은 일본의 공격을 중원에서 막는 과정에서 경고 3장을 받기도 했다.

한국이 다소 수세에 몰렸던 흐름은 박주영의 멋진 선제골로 단숨에 뒤집혔다. 전반 38분 역습 찬스에서 박주영은 앞에 있던 일본 수비수 4명을 드리블로 무너뜨린 뒤 그대로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켜 일본 골망을 갈랐다. 그동안 부진했던 박주영이 가장 결정적일때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전반을 한 골차로 앞선 채 마친 한국은 후반전 들어 수비벽을 더욱 두텁게 쌓았다. 일본이 공격에 나설때면 최전방 박주영을 포함해 선수 전원이 수비에 가담했다. 그렇다고 지키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은 기회가 날 때마다 날카로운 역습으로 일본의 허를 찔렀다.

한국의 역습은 후반 11분 빛을 발했다. 후방에서 한 번에 넘어온 패스를 박주영이 머리로 구자철에게 연결했다. 구자철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일본 수비수를 등 진채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의 동메달이 점점 눈앞으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구자철은 골을 넣은 뒤 8·15 광복절을 의식한 듯 동료들과 함께 만세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일본과의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박주영이 전반 선제골을 터뜨리고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후에도 한국의 질주는 계속 됐다. 후반 15분에는 김보경의 왼발 슈팅이 일본 골키퍼 손을 맞고 골대를 맞는 바람에 세 번째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한국은 일본 수비의 빈틈을 노려 계속 매서운 역습을 전개했다.

다급해진 일본은 후반 이른 시간 3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쓰면서 만회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한국의 수비진은 일본의 슈팅 시도를 허용하지 않았다.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무실점을 이어갔다. 어깨 부상을 안고 출전한 골키퍼 정성룡도 안정적으로 골문을 지켰다.

홍명보 감독은 지동원을 빼고 남태희를 교체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후반 중반 이후 계속 일본이 주도권을 쥐고 공격을 펼쳐나갔지만 오히려 좋은 찬스는 한국이 더 많았다. 일본 선수들은 경기가 풀리지 않자 거친 플레이로 일관했다.

후반 40분 박주영이 나오고 김현성이 들어온 가운데 한국은 필사적으로 수비에 나섰다. 일본은 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골을 성공시켰지만 자리싸움 과정에서 오츠 유키가 정성룡을 미는 파울을 범하는 바람에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종료 직전 구자철 대신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수비수 김기희까지 집어넣어 수비를 더욱 강화했다. 한국은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일본의 파상공세를 저지하고 두 골차 리드를 지켜냈다. 3분의 추가시간이 지나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한국은 극적인 동메달의 주인이 됐다.

한국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메달 획득의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대형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면서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반면 일본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한국과 일본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구자철이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골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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