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 비애 .. 강남에도 체납 딱지

손해용 2012. 8. 7.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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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은 없고 집 내놔도 안 팔리자, 아파트 관리비·가스료 연체 속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입구 우편함에 요금 체납으로 도시가스 공급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안성식 기자]

서울 역삼동의 한 고급 아파트단지. 500가구 규모의 단지 관리사무소 게시판에 최근 경고문이 붙었다. '관리비 체납이 갑자기 늘어 앞으로 체납 가구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아파트에 사는 한 대기업 간부는 "강남에 오래 살았지만 그런 경고문은 처음 봤다"고 전했다. 한 세대 우편함에는 요금 체납으로 도시가스 공급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까지 붙어 있었다.

 공동주택 관리 전문업체인 '우리관리'의 최진희 팀장은 "신도시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 등을 중심으로 관리비 연체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강남 3구도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전기료·통신비·관리비 등을 내지 못해 기본생활조차 힘든 '한계 연체자'가 속출하고 있다. 높은 물가와 과도한 이자 부담까지 겹친 '하우스 푸어'의 생활고가 그만큼 심하다는 의미다.

 6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올해 6월 현재 전기요금 체납 금액은 69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3.3%나 늘었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다. 통신요금 연체도 올해 5월까지 감소하다가 6월 한 달에만 595억원이나 증가하며 지난해 수준을 다시 넘어섰다.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은 "금융 당국이 인식하지 못하는 숨겨진 부채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라며 "특히 최근 들어 이런 생계형 연체가 갑자기 급증하는 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관리비나 임대료도 못 내는 한계 연체자도 적지 않다. '부동산 태인'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경매에 부쳐진 서울·수도권 소재 아파트 둘 중 하나(46.7%)는 관리비가 체납된 상태였다. 역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체납금액도 33억6974만원으로 반기 기준으로는 둘째로 많다. 정대홍 팀장은 "집이 경매로 넘어간 거주자의 절반이 관리비조차 내지 못할 만큼 한계에 다다랐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공공임대주택도 다섯 곳 중 한 곳(22.8%, 12만3456가구)은 임대료를 체납 중이다. 지난해 말보다 1만7603가구나 늘었다.

 카드대금 수백만원을 갚지 못해 10억원대의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지는 일도 생겼다. 최근 경매에 나온 서울 목동의 전용면적 98㎡ 아파트는 감정가가 11억원이지만 카드회사의 경매 청구금액(채권자가 경매를 통해 회수하고자 하는 금액)은 880만원에 불과하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카드 연체금을 갚으려고 집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다 보니 결국 경매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카드회사가 경매에 부친 물건은 328건으로 벌써 지난해(553건)의 3분의 2를 넘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내 빚이 있는 가구의 3분의 1(33%)은 적자 상태다. 부채 가구가 63%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다섯 가구 중 한 곳은 적자 살림을 꾸려간다는 얘기다.

 이처럼 한계 연체자가 느는 것은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가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다. 여기에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늘고, 저소득층의 생계형 대출이 증가하고 있어 가계부채 문제가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융 전문가 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결과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52.7%)은 3년 내 가계부채 등으로 시스템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연세대 김정식 상경대학장은 "부동산 가격을 현 수준에서 안정시키는 것과 함께 실업률을 낮추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다각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우스푸어=집을 마련하기 위해 무리하게 낸 빚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일을 해도 소득이 부족해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뜻하는 '워킹푸어(working poor·근로빈곤층)'에서 파생됐다.

손해용.위문희.강나현.안성식 기자 hysohn@joongang.co.kr

▶손해용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ys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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