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은 '각본있는 드라마'인가

2012. 8. 2. 08: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통하지 않을 듯하다.

런던 올림픽은 유독 한국 대표팀을 둘러싼 판정 논란이 일었다. 이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뿐 아니라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는 국민들도 분노케 했다.

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A조 예선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둔 정경은(KGC인삼공사)-김하나(삼성전기)조는 상대팀인 왕샤오일-왕유(중국)조의 각본에 놀아나야 했다.

이날 왕-위조는 성의 없는 경기를 펼쳤고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다. 한국 측은 심판에게 항의했으며 심판장이 중국 선수들에게 더 열심히 경기에 임해줄 것을 촉구했다. 경기가 끝난 후 중국 팀이 자국 선수와 대결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지는 경기를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논란에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이날 오후 중국과 인도네시아, 한국 등 3개국 여자 복식 선수 8명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그 결과 A조 1위를 차지한 정경은(KGC인삼공사)-김하나(삼성전기), A조 2위 왕샤올리-위양(중국), C조 1위 하정은(대교눈높이)-김민정(전북은행), C조 2위 멜리아나 자우하리-그레이시아 폴리(인도네시아)가 모두 실격 처리됐다. 중국의 의도적인 각본에 불똥이 튄 한국 대표팀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같은 날 새벽 여자하키 A조 예선전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 여자하키대표팀은 홈팀인 영국을 맞아 종료 14분 전 3-3 동점을 만들었지만, 연이어 2골을 내주며 안타깝게 3-5로 패했다.

이 또한 편파판정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 서클 근처에서 볼 다툼 중 천은비(KT)와 영국 선수의 스틱이 서로 부딪히자 심판이 바로 페널티 코너를 선언했고, 이 판정이 홈어드벤티지가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한국 측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독 후에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개최국 봐주기'라는 의혹 속에 패한 여자하키대표팀의 4강 전선 또한 먹구름이 꼈다.

신아람 선수는 영원한 것 같은 '멈춰버린 1초' 때문에 석연치 않은 패배를 맛봤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상황에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에게 공격을 허용하며 은메달을 놓친 것. 독일한테 메달을 주기위한 심판들의 고육지책이란 얘기까지 나왔다. 대한체육회는 국제펜싱연맹(FIE)에 항의했지만 판정번복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신 FIE는 사실상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 신아람에게 특별상을 제안해 논란을 부추겼다.

유도 남자 66kg 이하급 8강전에 출전한 조준호는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에비누마 마사시(일본)와 맞붙은 경기에서 심판원 3명이 조준호의 푸른 깃발을 들어올려 판정승을 선언했다. 얼마 후 심판위원장의 개입에 심판원 3인이 일제히 에비누마의 흰 깃발로 바꿔들며 판정을 번복, 조준호의 판정패가 선언됐다.

이 역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한 경기로 볼 수 있다. 경기 다음날인 30일 조준호와 에비누마 경기 심판으로 나섰던 에디손 미나카와, 우즈베키스탄의 나그만존 마르자라흐마노프, 이탈리아의 마시모 술리는 다음날 경기 배정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경기장 내 심판 대기석에 앉아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김재범 경기서 천신만고끝에 올라와 결승서 지고도 우승자를 축하한 비쇼프의 매너와 스포츠정신을 진정 살갑고,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대부분의 선수는 최선을 다하고 땀을 흘리고 승패를 겪은 후 환호하고 통곡하는 '감동 드라마'를 쓴다.

하지만 명백한 집단 자작극인 배드민턴 외에도 몇몇 경기는 분명 한쪽을 결승쪽으로 올려놓기 위해 판정을 조작했다는 또다른 '각본있는 드라마'란 의혹은 이번 런던에서 피할 수 없게 됐다.

[신아람(위)과 조준호.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