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집값 "차라리 대책 발표하지 마"

2012. 7. 3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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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집값, 정부 부동산 대책이 주범?

침체된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MB정부가 수차례 대책을 내놓았지만 대책 발표 후 오히려 가격이 하락하는 '역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 활성화 대책이 가격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까지 지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이 원하는 수준보다 낮은 대책들이 빈번하게 발표되면서 거래는 동결시키고 실망감을 부추겨 가격을 하락시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발표 대책 열흘 후면 2000만원↓

지난달 31일 현지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같은 달 22일 청와대에서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완화 방침을 밝혔는데도 가격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특히 대책 발표에 민감한 서울 강남3구 재건축 단지 하락세가 눈에 띄었다. 이 같은 흐름은 올 들어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때마다 일어난 현상이다.

지난 5월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와 수도권 공공택지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1가구1주택자 양도세 완화 등을 담은 '주택거래 정상화 및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했으나 발표 후 강남 3구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개포주공1단지 42㎡는 5·10대책 발표 직전 6억8000만원이었으나 대책이 발표된 지 열흘이 지난 뒤에는 6억6000만원으로 2000만원가량 떨어졌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2일 청와대가 DTI 완화 방침을 밝혔으나 규제비율 완화가 아닌 일부 규제 보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자 발표 직전 6억원이던 가격이 발표 후 1000만원이 떨어져 5억9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잠실주공 5단지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잠실주공 5단지 5·10대책 발표 전 10억원에 거래됐으나 발표 후 열흘이 지나자 2000만원 떨어진 9억8000만원이 됐다.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DTI 완화 방침을 발표하기 직전 9억원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DTI 규제 완화 발표 후 열흘 새 또 2000만원 하락해 8억8000만원이 됐다.

■"차라리 대책 발표하지 마"

연이은 대책 발표가 오히려 가격을 하락시키자 불만도 높아만 가고 있다. 개포동 K공인 관계자는 "MB정부 들어 도대체 부동산 대책을 몇 번이나 발표했는지도 모르겠다"면서 "찔끔찔끔 규제를 풀어 시장에 미치는 효과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대책이 가격만 끌어내리는 주범이 되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잠실동 S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다음 대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사람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특히 대선을 앞두고 뭔가 부동산 시장을 움직일 만한 대책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매도자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더 큰 대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반면 매수자는 어떤 대책이 나와도 더 떨어지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관망세로 접어들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치동 L공인 관계자는 "올 들어 대책이 발표되기 1주일 전부터 어떤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는 내용 등이 앞서 많이 공개되면서 기대감만 잔뜩 올려놓고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기대보다 못해 실망매물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면서 "실망감에 가격을 떨어뜨리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 관망세만 더 부채질하니 차라리 대책 발표를 안 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현 정부 들어 부동산 대책이 17개나 나오면서 잦은 대책이 오히려 시장에 내성을 생기게 한 격이 됐다"며 "잦은 대책은 다음 대책에서 더 큰 걸 기대하게 만들면서 거래를 동결시키고 가격을 하락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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