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 vs 렌트푸어, 노후준비는

이건희 재테크칼럼니스트 2012. 7. 3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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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월세 전환 추세 맞물려 주거비 지출 커지면 부담 가중

[[머니위크]월세 전환 추세 맞물려 주거비 지출 커지면 부담 가중]

우리나라 국민들의 노후준비는 상당히 미흡한 편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보험개발원·삼성생명연구소 등과 함께 민관 합동으로 개발한 '노후준비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 노후준비 수준은 55.2점(100점 만점)에 불과하다.

영역별로는 건강한 생활습관 68.2점, 사회적 관계 63.9점, 여가활동 48.1점, 소득과 자산 40.5점으로 소득과 자산에 대한 노후준비 정도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2차 베이비붐세대 은퇴 대응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는 68년생부터 74년생까지 포함되는 2차 베이비붐 세대 중 절반 이상인 55.4%가 은퇴생활을 위한 재정준비를 시작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생활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62.5%에 달했다.

◆노후에 가장 큰 지출 품목은 식비·주거비

그렇다면 노후에 가장 큰 돈이 들어가는 곳은 어디일까. 자녀가 대학 졸업할 때까지는 자녀 교육비가 만만치 않아서 40대만 해도 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지만 노후에는 기초생활비에 해당하는 식비와 주거비가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의류비는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절에는 다소 비중이 높지만 노후에는 일반적으로 줄어든다. 교통비 지출은 30대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며, 65세 이상부터는 지하철 무임승차, 철도와 항공기 및 여객선 등의 요금이 할인되는 등 혜택이 있어 크게 감소한다. 대중교통수단이 발달해 있고 할인마트 및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동네에 산다면 자가운전 필요성이 줄어들어 유류비가 별로 들지 않기 때문에 교통비는 더더욱 줄어든다.

통신문화비가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무래도 사교활동이 많은 20~30대에 가장 높게 나타나며 나이 들어서는 낮아진다. 가정의 인터넷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통신문화비를 절약하면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므로 각자 경제적 여유에 맞춰 가정 밖에서의 여가생활을 위한 지출을 늘리면 된다.

의료비는 노후에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으로 당연하지만 사람마다 차이가 매우 크다. 젊어서부터 건강관리를 잘 한다면 노후에 부담이 적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암 등 큰 병에 걸리거나 치매가 심해 간병인까지 둬야할 상황이 된다면 들어갈 돈을 가늠키 어렵다. 이때는 보험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결국 노후에 누구에게나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가장 많은 비용은 식비와 주거비가 된다.

돈만 많다면 어떤 문제라도 쉽게 해결되므로 고민할 것도 없다. 하지만 돈 벌고 돈 모으는 것에 한계가 있으므로 각자 주어진 경제여건에서 어떤 방향으로 준비하고 대처해가는 것이 좋은가를 생각해야 한다. 식비의 경우 비싼 음식보다는 적은 돈으로도 영양가 있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습관이 몸에 배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 하겠다.

여유 있는 시절, 잦은 외식을 통해 비싼 음식에 지나치게 입맛이 길들여지면 절약하기 힘들어 노후를 위한 저축금액이 줄어들 뿐더러 식습관상 노후에도 식비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들게 된다.

◆렌트푸어族, 생활비 줄여 보증금 모아야

주거비에 대한 준비는 자가주택에 사느냐, 전세나 월세로 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노후에 임대로 산다면 보증금이나 월세로 들어갈 주거비를 위해 미리부터 저축을 최대한 많이 하고 투자를 잘해 현금성 자산을 잘 불려가야 한다.

연금에서 매달 지급받을 금액이 어느 정도 될지도 미리 가늠해 둬야 한다. 역사적으로 디플레이션 시대가 있기는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시대가 훨씬 더 길게 나타났다. 따라서 현금 자체의 가치는 장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주거는 주택이라는 실물자산에 거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주거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평생을 전세로 사는 경우라면 전세보증금이 올라갈 때마다 추가로 넣어야할 보증금을 계속 모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점점 주거환경이 떨어지는 집으로 옮겨가는 서러움을 겪을 수 있다.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2005년 2월부터 2007년 5월까지 28개월 연속 상승한 바 있으며, 미국발 금융위기 때 잠시 주춤했다가 다시 2009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40개월 연속 올라서 최장기간 상승기록을 갱신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 전세가격지수는 2009년 2월 83.3에서 올해 6월 106.8로 28.1% 상승했다. 특히 주거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79.2에서 108.6으로 37.1%나 치솟아 소비자물가 상승률 10.4%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아파트가 투자대상에서 관심이 멀어지면서 매매가격은 하향조정됐지만, 실주거를 위한 전세금은 상승한 것이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인 전세비율은 전국 아파트가 지난 5월에 61.2%를 기록했다. 광주에서는 전세비율이 76.6%에 달했고 경북(73.4%), 대구(72.3%), 울산(72.2%), 전남(70.6%), 전북(70.5%) 등의 순서로 높았다. 서울 강북 14개구는 54.5%, 경기지역 55.4%, 인천 52.1%로 아파트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에서도 50%를 넘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하지 않은 채 전세금만 올라간다면 전세비율은 100%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보증금을 충당하고 대출이자를 지불할 경우 보증금 상승이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적으로 이뤄진다면 '렌트푸어'가 될 수도 있다. 또는 대출을 받지 않고 전세보증금이 올라갈 때마다 증가분을 현금으로 충당하려 한다면 미리부터 생활비를 줄여 계속 돈을 모아야 한다. 집 구입 시 대출금이 많아서 '하우스푸어'가 되는 경우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생활비가 '쪼들리게' 되는 것이다.

국토해양부의 2010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주택 중에서 자가보유주택의 비율은 54.2%로, 1990년의 49.9%보다 다소 늘었다. 하지만 총 주택 중에서 전세주택과 월세주택을 포함한 임대주택의 비율은 43.2%로 여전히 매우 높다. 따라서 미래에도 상당수 사람들이 노후에 자가주택이 아닌 곳에서 임대로 살아갈 것으로 추정된다.

가구자가 65세 이상인 노령가구는 2010년부터 급증해 2011년에 약 546만호로 늘어났으며 2035년에는 약 1099만호로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령가구의 비중 또한 2011년 30.9%에서 2035년 49.4%로 늘어 전체가구 중 절반이 65세 이상 노령가구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현대경제연구원 2012.05.11 보고서).

◆노후에 자가주택 없으면 반전세가 적절

노후에 자가주택이 없다면 월세나 반전세로 살아야 한다. 현재 전세 및 월세(반전세 포함) 비중은 각각 55%와 45% 수준이며 월세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주택 소유자들은 전세보다는 월세의 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전세보증금을 줄이고 점차 월세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에서도 임대사업 활성화를 추진해 월세시장이 정착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투자자로서도 아파트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전세를 통한 시세차익의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월세를 선호하게 된다. 여러 여건상 미래의 주택 임대시장에서 월세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에서는 전세가 아닌 월세 제도로만 임대가 이뤄진다. 서울처럼 인구밀도가 높고 일자리의 집중화 현상이 심한 대도시를 보면 월세가 상당히 높다. 미국 뉴욕 맨해튼 아파트(원룸 포함)의 월세는 지난 4월에 평균 342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 올랐다. 경비원이 있는 새 아파트는 약 6000달러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맨해튼 아파트의 공실률은 1.16%로 전월의 1.25%보다 줄었다.

일본 도쿄에서 서민용 작은 집인 7평짜리 소형원룸에 임대로 살려면 최소 월 100만원가량(관리비 포함) 든다. 도쿄 5구의 전용면적 9평의 평균 임대료는 175만원 수준이다. 영국 런던은 방 한칸의 월세가 200만원, 2~3칸은 400만원가량 된다.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은 한국의 2배이고, 영국이 일본에 약간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서울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도 자가주택이 없는데다 고정수입마저 별로 없다면 주거임대료 부담으로 '렌트푸어'가 되는 사람들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 작은 수입이라도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 나이 든 후에도 일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고령층(55~79세)의 고용률은 52.3%로 1년간 1.5%포인트 상승했다(통계청, 5월 경제활동인구 조사). 이들의 연금 수령액은 월평균 38만원이며, 82.8%는 50만원 미만이기 때문에 자가주택에 거주하지 않는다면 주거비 부담이 크게 느껴지게 된다.

☞ 본 기사는 < 머니위크 > ( www.moneyweek.co.kr ) 제2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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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건희재테크칼럼니스트 sam05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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