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덩치만큼 큰 존재감으로 중원 장악

김정용 2012. 7. 27.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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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이름대로였다. '키' 기성용은 홍명보호 중원 강화의 열쇠였다. 26일 저녁(한국 시각)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B조 첫 경기가 열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B조 1위 후보 멕시코를 상대로 시종일관 선전을 펼친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그 중심에 기성용이 있었다.

축구팀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골키퍼-중앙수비-중앙미드필더-중앙 공격수로 이어지는 '등뼈'라는 것이 통설이다. 그 중에서도 한 가운데 있는 중앙 미드필더가 팀의 사령관이 되기 쉽다. 기존 사령관 구자철이 최근 분데스리가에서처럼 더 공격적인 위치로 옮긴 지금, 홍명보 감독은 지휘권을 기성용에게 맡겼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들이 줄부상으로 빠진 것은 기성용의 어깨를 은연중에 더 무겁게 했다. 기성용의 파트너 1순위 박종우는 멀쩡하지만 2순위 한국영이 발등 부상으로 낙마했다. 후방에서 리더십과 패스 능력을 더해줄 수 있는 기존 주장 홍정호도 빠진 상태였다. 볼 배급과 동료들 독려 임무가 기성용에게 더 몰려 있었다. 버겁게 느낄 수도 있지만 기성용은 부담에 짓눌리지 않은 듯했다.

멕시코전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기성용의 신체 능력이었다. 멕시코 선수 대부분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있어 보이는 '유럽형' 신체조건으로 여러 차례 몸싸움을 이겨냈다. 셀틱(스코틀랜드) 진출 이후 강화한 완력도 도움이 됐다.

특유의 축구 센스에 비해 발재간이나 수비시의 위치 선정이 약점으로 지적된 적도 있지만, 멕시코전에서는 이 단점이 드러나지 않을만큼 충분히 영리했다. 파트너 박종우보다 더 앞에서 수비 임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위치 선정 문제가 그리 불거지지 않았다. 가끔 키핑이 필요할 때는 유리한 방향으로 공을 옮기며 지능과 체격으로 공을 지켜냈다.

장기인 중거리슛과 중장거리 패스는 여전했다. 좌우 사이드라인에 붙어선 동료에게 정확한 롱패스를 연결해 공격의 물꼬를 텄다. 후반 초반 날린 좋은 중거리슛이 코로나 골키퍼의 방어에 막히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활약상이 준수한 가운데, 후반 지오바니 도스 산토스가 투입된 이후 멕시코 공격을 제대로 끊지 못한 것이 약간의 흠이었다.

기성용은 2009 U-20월드컵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홍명보호가 밟아온 길을 함께 걷지 못했다. 번번이 차출이 무산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전격 차출된 그는 기존 선수들과 완전한 융화를 보이며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경기가 열리는 영국에서 뛰는 기성용은 스코틀랜드를 떠나 잉글랜드로 이적하고 싶은 상태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평가를 높여야 이적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는데, 그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글=김정용 기자(redmir@soccerbest11.co.kr)사진=PA(www.pressassocia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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