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金 못따도 괜찮아, 너의 올림픽을 즐겨라

전영지 2012. 7. 2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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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파크 내에 자리잡은 선수촌, 각 국가는 자신의 동을 표식하는 의미에서 자국의 국기를 내건다. 일반적인 국기를 내걸기도 하고, 특별한 디자인을 가미하기도 한다. 각 국가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26일 런던 올림픽파크 내 올림픽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선수단의 입촌식, 중국동과 나란히 선 한국동에는 테라스마다 태극기가 내걸려 있었다. 세로로 길게 늘어뜨린 2개의 플래카드에 'Team Korea' 'To the World, Be the Best(세계속으로, 최고가 되자)'라는 결연한 캐치프레이즈가 나부꼈다.

고개를 돌리자 덴마크동의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Every second counts(매 순간이 중요하다)'라고 씌어 있었다. 이웃한 스위스동엔 '환영'을 뜻하는 짧은 단어가 영-불-독어 등 3개국어로 씌어있었다. 1등을 지향하는 우리의 구호와 최선과 친교를 권장하는 그들의 구호는 대조적이었다. 직관적으로 너무 달랐다. 런던올림픽에 임하는 기본적인 마인드의 차이가 느껴졌다.

이날 대한민국 선수단은 가봉 러시아 아일랜드등과 함께 입촌식을 가졌다. 각국 국기를 상징하는 오색창연한 의상에, 화려한 안무의 뮤지컬 형식으로 진행된 입촌식은 이채로웠다. 공연팀은 부촌장의 딱딱한 환영사 사이사이 불쑥불쑥 끼어드는 리액션으로 큰 웃음을 안겼다. '영국 록의 자존심' 퀸의 '위 아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 '돈 스톱 미 나우(Don't stop me now)' 등을 편곡한 신명나는 안무에 절로 어깨가 들썩여졌다.

러시아 선수들은 신이 났다. 몸을 흔들고 노래를 따라부르며 '지금 이순간'의 유쾌한 분위기를 즐겼다. 바로 옆에 열맞춰 늘어선 한국선수단의 경직된 모습과 대조를 이뤘다. 입촌식 직전 포디움 훈련을 마치고 온 20대 남자체조대표팀 선수들은 환한 미소를 지었고, '도마의 신' 양학선(20·한체대)은 호기심에 까치발을 들었지만 그 정도에 그쳤다. 유럽 문화권과의 차이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개막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순간을 즐기기엔 정신적인 부담이 컸다. 양학선은 입촌식 직후 인터뷰에서 "공연을 즐겨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처음이다 보니 많이 즐기지 못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런던 입성 후 잠자리가 편치 않았던 탓인지 악몽에 시달렸다고도 털어놨다. "금메달을 못 따고 짐을 싸는 꿈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심지어 동료 형들까지 외면해서 정말 속상했다." '대한민국 최초' 체조 금메달에 대한 기대가 무의식을 짓눌렀던 모양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아깝게 은메달에 머문 남자유도 73㎏급의 왕기춘(24·포항시청) 역시 금메달의 부담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금메달을 놓치고 엉엉 우는 꿈을 꾸다 울면서 깼다"고 했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박태환(23·SK텔레콤)이나 올림픽 첫 무대에서 대한민국 첫 결선행을 노리는 손연재(18·세종고)도 극도의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다.

금메달 부담감 때문에 악몽까지 꾸는 스포츠스타는 행복하지 않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전세계 각국이 모인 올림픽에서 '1등이 아니면 안된다'며 기를 쓰는 풍경은 안쓰럽다. 이제는 우리도 올림픽을 즐길 때가 됐다. 스포츠 경제 문화 예술 모든 면에서 그만한 수준이 됐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긴 해도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런던에서 은-동메달을 따고 울거나 인상쓰는 모습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축하해주는 여유는 용기다. '우아한 패배'다.

표현하지 않을 뿐 1등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전세계 내로라하는 스포츠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이는 극소수다. 245명의 한국선수 중 금메달 유망주는 10명에 불과하다. 선수도 국민도 '무심한 듯 시크하게' 올림픽을 바라보고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구촌 최대의 축제 올림픽에서 '최고가 되자(Be the Best)'보다는 '최선을 다하자(Do the Best)'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얼마나 감동적인 승부, 얼마나 재밌는 경기를 펼칠 것인가에 집중하면 된다. 박수칠 준비는 언제든 돼 있다.

'여자탁구의 맏언니' 백전노장 김경아(35·대한항공)의 말은 그런 면에서 귀감이 된다. "중국 선수들과 맞대결은 늘 쉽지 않다. 금메달을 장담할 순 없지만, 정말 끝까지 시선을 놓을 수 없는 흥미진진한 경기를 보여줄 자신은 있다. 약속한다." 승리가 아닌 투혼을 약속했다. 가야할 길이다.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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