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500일..더딘 복구에 '아직 먼 희망'

2012. 7. 2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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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36%·방조제 8% 복구.. 공영주택 착공률 1%에 그쳐27만명은 아직도 피난생활.. 원전 난민 거처는 계획 없어

[세계일보]

"언제나 돌아갈 수 있을까요. 암담하기만 합니다."

태평양을 접한 일본 이와테(岩手)현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시에 있는 약 40㎡의 작은 임시주택에서 아내와 세 아이를 데리고 생활하는 38세의 남성은 장탄식을 했다. 지난해 3월11일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 그가 다니던 자동차 공장은 문을 닫고 밀려든 쓰나미에 집은 폐허로 변했다. 집 살 때 빌린 20년거치 대출금만 덩그러니 남았다. 아내까지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월수입은 몇만엔에 지나지 않는다. 피해자를 위한 재해공영주택은 아직 리쿠젠타카타시에 한 채도 지어지지 않았으니 임시주택을 떠나기도 힘들다. 그에게 희망은 아직 멀리 있었다.

이와테, 미야기(宮城), 후쿠시마(福島) 등 도호쿠(東北)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22일로 500일이 됐다. 하지만 27만명이 힘겨운 피난 생활을 여전히 하고 있다.

아사히·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피해 복구는 더디기만하다. 피해지역의 항만 복구는 81%로 비교적 양호하다. 하지만 농지는 36%, 방조제는 8%, 어항은 20%밖에 복구되지 않았다. 건물 잔해로 인한 쓰레기 더미는 1880만t 중 20%만 처리됐을 뿐이다. 재해지역에 세워지는 공영주택 착공률은 1%에 머물고 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현 밖에 피난 중인 주민 6만2000명의 주거는 아직 계획조차 없다.

집단이주도 애를 먹고 있다. 피해가 큰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의 해안 지역에서는 11개 시·정·촌(市町村, 시·읍·면·동)의 47개 지구에 집단이주가 추진되고 있지만 주민 합의 문제로 속도가 느리기만 하다.

일본열도를 재앙으로 몰고간 후쿠시마 제1원전 수습도 지지부진하다. 방사성 물질 오염수 처리와 원전 주변의 쓰레기를 정리했을 뿐이다. 도쿄전력은 최근 사고원전 1∼4호기 중 4호기에서 겨우 연료봉 2개를 회수했다. 4호기 연료 저장조에는 사용후 연료봉 783개와 점검을 위해 원자로에서 꺼낸 연료봉 548개, 미사용 연료봉 204개 등 모두 1535개가 담겨 있는데 최근 회수한 연료봉은 미사용 연료봉이다. 1∼3호기 안에도 수백개의 연료봉이 있다.

일본인을 괴롭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농축산물과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문제다. 후쿠시마현 해안지역 어업협동조합은 고기잡이를 재개하고 일본 정부도 농축산물이나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소비자는 믿지 않고 있다. 대지진으로 촉발된 재정 부실을 타개하기 위한 증세 문제로 민주당 정권이 붕괴 직전의 분열에 처했다. 매주 금요일 총리 관저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릴 정도로 탈원전 갈등도 커지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대지진·원전 재앙 이후 가족을 중시하는 풍조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극장에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3D 영화보다 휴먼 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이 때문에 올여름 극장가에 3D 영화는 단 1편뿐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희망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경제다. 도요타자동차가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일본 경제성장률은 3·11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6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도 68만명으로 대지진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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