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풍경과 인물에 빠진 엘리자베스 키스

2012. 7. 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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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엘리자베스 키스(1887~1956). 분명 한국인에겐 낯선 이름일 테지만 이 영국인 여성 화가와 한국의 인연은 예사롭지 않다. 키스는 100여년 전 동양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그림을 그렸고, 1919년 처음 조선을 방문한 이래로 줄곧 조선의 일상과 풍경을 화폭에 담기도 했다. 또 서울에서 최초로 전시회를 연 서양화가이기도 하다.

'키스, 동양의 창을 열다'(송영달 옮김ㆍ책과함께)는 키스가 조선과 중국ㆍ일본 등지를 여행하며 그린 그림과 편지를 함께 묶어낸 책이다.

자포니즘(Japonism)이 유행하던 시절 키스 역시 일본 목판화의 세례를 받았으나 그가 받아들인 것은 기술뿐, 주제와 시각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이었다.

키스의 그림은 낯선 문화에 대한 생경함이 빚은 차가움이 아닌 그 문화에 녹아든 사람만이 담아낼 수 있는 따뜻함으로 충만하다. 또한 동양을 미몽과 야만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라져가는 문화에 대한 진한 애정, 진심어린 이해와 교감이 절절히 묻어난다.

특히 키스의 조선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일본 사람이 아무 이유도 없이 이 고도시의 아름다운 성문과 성벽을 부셔버렸답니다."

키스가 함흥을 여행하며 보낸 편지 등에서는 조선에 대한 애정과 일본에 대한 비판을 넌지시 읽어낼 수 있다.

맑고 꼿꼿한 시골 선비부터 스스러움에 얼굴을 들지 못하는 신부, 살갑고 정겨운 결혼잔치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살아 숨쉬는 인간을 포착해내고 그들의 성격마저도 빼쏘듯 세밀하게 화폭에 담아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키스의 푸른 눈에 투영된 20세기 초 동양을 마주하게 된다.

미술평론가 켄들 브라운이 키스의 그림을 '생생하게 살아있는 박물관'이라고 평가한 것도 이 같은 까닭에서다. 키스의 그림에서 일상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인류학자의 풍모마저도 발견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kihu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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