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어사회-하우스푸어]월급 80%를 이자로..월급 도둑맞은 심정

최일권 입력 2012. 7. 16. 14:23 수정 2012. 7. 1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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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대한민국은 선진국 문턱에 진입하고 있지만 개인의 삶은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삶의 곤궁함을 더하는 요인이다. 최근 단행된 금리인하는 서민들의 금리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가계부채의 그늘에 가려진 중산층과 서민의 삶을 4회에 걸쳐 조명한다. < 편집자주 > 

회사원 박 모씨(여,32세)의 월급통장엔 달랑 2만원이 찍힌다. 250만원 남짓한 월급여 가운데 200만원은 대출 이자로 빠져 나간다. 재앙의 근원은 2004년 분양 당시 '부동산 로또'로 불리던 용산 시티파크. 자영업을 하던 박씨의 부모는 아파트 한채를 9억원에 분양받았다.

시세차익을 볼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던 때도 있었지만 입주할 때가 되니 부동산 경기는 꼬꾸라졌다. 당장 연리 5%대 4억80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이 박씨의 가족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가족 가운데 유일하게 소득이 있는 박씨가 이자를 낼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분양가 보다 낮춰서라도 아파트를 팔고 싶지만 거래 자체가 안된다. 박씨는 "월세를 주고 대출 이자를 갚고 있지만 5억원에 달하는 원금은 전혀 갚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총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857조원(카드 사용액 제외ㆍ한국은행)이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주택 관련 대출이다.

전문가들은 박씨의 가족과 같은 하우스푸어를 대략 100만 가구로 추정한다. 그런데 최근 하우스푸어의 양상은 종전과는 또 달라졌다. 2010년까지 하우스푸어의 경우 이자만을 갚아왔지만 올해 들어선 이자와 원금을 동시에 갚아나가야 하는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광풍이 몰아쳤던 2005년을 기준으로 본다면 지난해 거치기간이 대부분 종료 됐다"면서 "올해 들어선 이자 뿐 아니라 원금까지 갚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씨와 같은 하우스푸어들에게 최근 부동산 시장 여건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집값이 현저히 떨어진데다 매매도 없다는 점이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밝힌 기준금리 인하 조치가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질 경우 이자부담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해결책인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기 까진 시간이 걸린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대략 100조원에 달한다. 원금을 갚기 시작할 경우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 연구원은 "금리가 낮아진다고 해도 갚아야 할 절대액이 많아지는 만큼 하우스푸어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우스 푸어의 가정에선 하루하루의 삶이 이자와의 전쟁이다.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A씨(33세)는 집만 보면 울화가 치민다. 경기도 분당에 전용면적 68㎡(27평) 규모의 아파트(당시 4억5000만원)를 구입하기 위해 절반 이상의 자금(3억400만원)을 대출로 충당했는데, 당초 예상과 달리 부동산 경기 악화로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이자로 지출되는 비용은 매달 130만원. 250만원 남짓한 월급에서 이자를 제외한 나머지로 하루하루 간신히 버티고 있다. 이 때문에 가족들과의 외식은 꿈도 못꾼다.

A씨는 "버티는 것은 괜찮지만 갑자기 돈 들어갈 일이 생길까 걱정"이라면서 "앞으로 원금까지 갚아야 할 걸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하우스푸어의 곤궁한 삶은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우스 푸어의 주된 연령대가 소비가 왕성한 20~40대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주택보유 가구 중 하우스푸어 비중이 10.1%인데 반해 주요 경제연령대인 30대의 경우 20.1%"라며 30대의 하우스 푸어 비중이 전체 평균의 2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20대와 40대 역시 각각 13.5%로 나타났다. 하우스 푸어의 삶이 경기회복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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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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