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0만원에 경매로 넘어간 11억 아파트, 왜?

입력 2012. 7. 7. 16:14 수정 2012. 7. 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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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집값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데다 부동산 담보대출에 카드 빚까지 가계부채가 심각한 가운데 신용카드 사용대금을 갚지 못해 살고 있던 집이 경매 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이 2일 밝혔다.

지지옥션(www.ggi.co.kr)이 200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경매물건을 조사한 결과 카드대금 연체로 카드회사로부터 경매 신청된 경매물건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불경기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올해는 6개월 만에 카드 빚으로 인한 경매물건 수가328건으로 지난해 일년 전체 사례인 553건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여2009년 486건에서 2011년 553건으로 67건 늘어나 14% 증가했다.

경매물건들 가운데 카드회사로부터 경매가 신청된 경우는 가장 악성채무로 분류된다. 이런 경매물건들은 부동산 담보대출금 연체로 인한 일반 경매물건에 비해 경매 청구금액(경매를 신청한 채권자가 경매를 통해 회수하고자 하는 금액)이 적다. 청구액이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 가량에 불과하다. 결국 몇백만원 때문에 살고 있던 수억짜리 집이 경매 당하게 되는 셈이다.

실례로 양천구 목동 전용면적 98㎡의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감정가가 11억원이지만 청구액은 880만원에 불과하다. 이 물건은 현재 3번 유찰돼 최저가 5억6320만원에 다음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소액으로 경매가 될 지라도 카드회사입장에서 이를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이들 물건 대다수가 다른 금융권에 의해 중복 경매가 신청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전용면적 129.7㎡ 우성아파트는 2001년 매매로 소유권 취득을 한 후 2002년2월부터 2006년9월까지 총 8번 6억6500만원을 은행에서 대출 받았다. 이후 1400여 만원을 갚지 못해 카드사에 의해 강제경매 신청 됐고 한달 후 대출받은 은행에서 또 경매를 넣었다.

또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전용면적 164㎡ 대우아파트는 금융위기가 오기 전 2008년 5월 한 저축은행에서 10억7500만원을 대출 받았다. 이때 이 아파트의 시세는(KB기준) 11억9500만원이었다. 이후 아파트 값은 계속 하락했다. 이자 조차 내기 힘들어진 집주인은 카드를 쓰기 시작했고 결국 2000여 만원을 못 갚아 경매로 나오게 됐다.

이처럼 선순위의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배당 순서에서 밀려 카드사는 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심각할 경우 카드사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듯 올해 카드사가 경매 신청한 물건수 328건 중 절반 가량인152건이 은행, 저축은행 등에 의해 중복으로 경매가 신청됐다.

이런 카드 빚으로 인한 경매물건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리하게 대출을 받았던 집주인들이 이자와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카드 빚을 지게 되고 빚을 갚기 위해 일반시장에 매물로 내놓고 있지만 매수세가 없어 결국 경매로 내몰리는 아파트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경매물건 중에서도 카드대금을 갚지 못해 경매되는 채무자들은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릴 데로 몰린 것으로 보면 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1,2금융권으로부터 상당금액의 대출금이 있어서 요즘처럼 낙찰가가 바닥인 상황에서는 경매로 처분된다고 하더라도 부채가 모두 청산되지 못한 채 부동산만 날라가고 채무자 딱지는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su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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