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부머 93% "노후, 자녀와 살기 싫다"
[세계일보]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 부머 10명 가운데 9명이 노후에 부부끼리 혹은 혼자 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수발은 자녀보다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 등 공적서비스를 이용하기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전국의 베이비 부머 3027명을 대상으로 '중년층의 생활실태 및 복지욕구'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베이비 부머의 93.2%가 노후를 '부부끼리, 혹은 혼자 살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들, 딸과 살고 싶다는 응답은 각 2.9%, 0.7%에 그쳤다. 형편이 되는 자녀와 살고 싶다는 응답도 2.5%에 불과했다. 이같이 자녀들과 살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6.1%에 그쳐 전통적인 자녀의 노후 부양은 사실상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도 자녀 부양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자녀 부양책임에 대해 '결혼할 때까지'가 45.1%로 가장 많았고, '학업을 마칠 때까지' 29.6%, '직장이 생길 때까지' 23.0% 등이었다.
베이버 부머들은 또 노후에 중요할 것으로 생각하는 관계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 절대 다수인 78.4%가 '배우자'를 꼽았고, 자녀(10.4%), 친구(7.2%), 형제·자매(3.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베이비 부머는 노후 수발로 요양시설(36.1%)을 가장 선호했고, 이어 배우자(28.9%), 요양병원(21.1%), 재가서비스(10%) 등의 순이었다. 아들·며느리(2.7%), 딸·사위(1.1%)를 희망한 경우는 3% 이내에 그쳤다. 노후에 가장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선 '건강 및 기능악화'가 54.7%로 가장 많았고 '경제적 어려움'이 31.8%로 그 뒤를 이었다.
성공적인 노후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건강(45.1%)과 경제적 안정, 여유(40.6%), 자녀의 성공(6.3%)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베이비 부머는 현세대 노인에 비해 공적서비스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며 "공적서비스와 배우자의 적절한 역할 분담체계를 염두에 둔 서비스 연계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장에서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 부머는 약 71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6%를 차지하고 있다.
문준식 기자 mj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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