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 손상' 다리마비 쥐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2012. 6. 2. 02: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척수손상 3단계 치료법 스위스서 개발

[서울신문]척수 손상으로 다리가 마비되더라도 화학·전기 요법과 적절한 보상 피드백이 주어지면 다시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밝혀졌다.

스위스 연방기술연구소는 31일(현지시간) 손상된 척수 조직에 화학약품을 주입하고, 척수 조직의 기저에 전기 자극을 가한 뒤, 앞에 놓인 초콜릿 한 조각을 향해 걸을 수 있도록 2~3주간 의지력 훈련을 시키는 3단계 치료법으로 척수 두 곳이 끊긴 쥐를 다시 걷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지금까진 다시 일어서는 정도… "한단계 진화"

척수 조직이 끊어졌다는 것은 뇌에서 전달하는 운동 메시지가 다리로 전달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척수 손상을 입은 쥐가 이번 치료법을 통해 첫발을 내디딘 뒤 초콜릿을 먹기 위해 달리고 계단을 오르며 장애물을 통과하는 능력까지 되찾게 됐다. 연구에 참여한 그레구아르 쿠르틴 박사는 "이 정도의 성과를 내리라곤 기대하지 못했다."면서 "실험 쥐가 스스로의 의지로 발을 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구진 "화학요법+보상 피드백 병행 필요"

실험의 첫 단계에서 손상된 척수 조직에 주입한 화학물질은 모노아민 촉진제로 불리는 것으로,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 아드레날린 등을 대신해 척수 신경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 단계인 전기 자극은 척주관 부근에 심은 전극을 통해 이뤄지며, '척추 뇌'(spinal brain)를 다시 일깨우게 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실험 쥐가 자기 앞에 놓인 초콜릿을 먹기 위해 걸어야 한다는 마음을 먹도록 훈련시킨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쥐가 몸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뒷다리에 로봇 보조장치를 달았다. 연구팀은 실험이 진행되면서 쥐의 손상된 척수 주변에 새로운 신경들이 형성되고, 뇌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인간에 대한 척수 치료는 지난해 자동차 사고로 가슴 아래 전신이 마비된 미국 오리건 출신의 한 남성이 척수 조직에 대한 전기 자극으로 다시 일어서는 단계까지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하체 마비 이후 '걷기' 동작의 회복이 헛된 생각이 아니라는 걸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영국 척수연구소 소장 마크 베이컨 박사는 이번 실험의 중요한 메시지가 뇌를 포함한 신경체계의 모든 부분에 적절한 보상 피드백을 제공하지 않으면 재활과 기능회복의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실험에서 사용된 치료법이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을지는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통해야 확인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척수 손상은 실험실의 상황보다 복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 입 연 박근혜 "이석기·김재연 자진사퇴 안하면…"☞ 20대男, '수원 살인마' 오원춘 사형구형 받자…☞ '고소왕' 강용석, 선거 지더니 TV조선 가서…☞ 주말 청계천에 비키니女 활보하는 이유는☞ [사건 Inside] (34) 범인은 전화기 속에 있었다…'광주 임신부 살해사건'

2012년은 60년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 나의 신년 운세는?

관심종목에 대한 증권 전문가의 상세한 진단과 분석 서비스

최신 속보와 뉴스 검색을 서울신문 모바일 웹에서 m.seoul.co.kr

'맛있는 정보! 신선한 뉴스!' 서울신문( www.seoul.co.kr) [ 신문 구독신청]

- Copyrights ⓒ서울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