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3차발사 성공해도, 국산 1단로켓 기술과 무관

이영완 기자 2012. 5. 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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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로켓 핵심 기술이전 없어 예산 문제로 발사못한 러 로켓 우리가 대신 실험해주는 셈

오는 10월로 예정된 나로호(KSLV-1) 3차 발사가 성공해도 한국형 발사체(KSLV-2)를 독자 개발하려는 계획에는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기술에 의존한 나로호와 한국형 발사체(로켓) 개발 계획은 출발부터 다르다"며 "3차 발사마저 실패하면 오히려 한국형 로켓 개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로호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추진력은 대부분 액체연료를 쓰는 1단 로켓에서 나온다. 우리나라는 이 1단 로켓을 러시아에서 들여왔다. 조광래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러시아에서 들여온 설계 도면이 2만5000여장이나 된다"며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중 2만1631장은 발사대 관련 설계도로 알려졌다. 나머지도 1단과 2단 로켓 연결부 등으로 핵심인 1단 로켓 관련 설계도는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박태학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장은 "나로호 핵심인 1단 로켓은 러시아가 만든 것이니 우리가 진행하는 독자 로켓 개발에는 기술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우주공학)도 "우리가 개발해 발사에 성공한 액체로켓은 2002년의 과학관측로켓(KSR) 3호뿐"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2차례 발사 실패에서 배운 것이 별로 없다는 점도 문제다. 2009년 나로호 1차 실패는 우리 측이 만든 위성보호덮개 고장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2010년 실패 원인은 한국과 러시아가 각각 상대방에 있다고 주장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다. 양측은 3차 발사를 위해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했다. 과학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조진수 한양대 교수(기계공학)는 "실패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텐데 항우연이 러시아와 불평등 계약을 해서 계속 끌려다닌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 고위층은 "3차 발사는 성공해봤자 '본전'이고, 또다시 실패할 경우 향후 우주개발 계획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며 난감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로호 3차 발사에서 힘을 얻을 쪽은 오히려 러시아다. 나로호 1단 로켓은 러시아의 앙가라 1단 로켓과 같은 종류다. 2004년 김우식 당시 과기부총리의 국회 답변에 따르면 러시아는 앙가라 로켓을 2006년에 발사한다고 밝혔다. 당시 2007년으로 예정됐던 나로호 1차 발사에 앞서 로켓의 성능을 입증해 보일 수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앙가라 로켓 발사는 러시아 측 예산문제로 계속 미뤄졌고, 2013년 2분기에야 시험발사를 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또 러시아의 테스트베드(test bed·시험무대)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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