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베일에 싸인 CNP전략그룹

백철 기자 2012. 5. 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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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민노당 후보 컨설팅, 인쇄물 사업 도맡아

이석기 통합진보당 당선자에게 여론의 시선이 쏠리면서 자연스레 그가 대표로 재직했던 CNP전략그룹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CNP전략그룹이 민주노동당의 사업을 독식하면서 당권파의 자금줄이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0일 조선일보는 익명의 '진보당 관계자'의 입을 빌려 CNP전략그룹이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노동당 후보 수백명의 명함, 인쇄물, 컨설팅 등을 독점하면서 30억원을 가져갔다고 보도했다. 이 당선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2010년 지방선거에서 옛 민주노동당 총무실과 CNP전략그룹의 총 계약금은 4건, 9336만원"이라며 "시도당과의 계약금액을 모두 합산해도 3억원에 그친다"라고 밝혔다. 9일 < 한겨레 > 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당선자는 "옛날에 진보세력이 선거하면 다 빚이다. 운동권과 거래해서 돈 번 데가 없다"고 말했다.

기업정보 전문기업인 나이스디앤비에 따르면, CNP전략그룹의 연간 매출액은 30억원 수준으로, 2007년에는 32억5200여만원, 2008년 27억2400여만원, 2009년에는 25억4800여만원을 기록했다. 연도별 순이익은 각각 1억1000여만원, 9600여만원, 1억2800여만원이었다. 2011년 12월 기준 종업원 수는 18명이다.

지난해 4·27 전남 순천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왼쪽에서 세번째)가 당원들과 함께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CNP전략그룹은 2010년 지방선거, 2011년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들의 선거기획을 맡았다./연합뉴스 2010년 지방선거 때 사업 활발

회사의 지분구조는 전체 5만주 중 이 당선자가 4만9999주, 금영재 현 대표가 1주를 소유하고 있다. 금 대표는 이 당선자의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후배로 알려져 있다.

2005년 2월 설립된 CNP전략그룹은 초기에 대학 학생회 사업, 통일운동 단체 관련 사업을 맡았다. 2005년에는 고려대학교 1, 2학기 졸업앨범을 제작했다. 당시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인 유병문씨는 한총련 대변인, 민주노동당 서울시 학생위원장을 지낸 자주파(NL) 인사였다. 같은 해 CNP는 6·15선언 공동준비위원회 하남시본부에서 주최하는 '하남시민 금강산 통일기행'을 주최하기도 했다.

2006년 7월 CNP는 순천대학교의 교수, 교직원, 학생이 참가하는 금강산 통일연수를 진행했다. 7월 30일부터 19박 20일 동안 전국기행연합과 함께 금강산에서 출발하는 '평화로 한마음, 통일로 한걸음' 국토종단 통일대장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같은 해 열렸던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의 의뢰로 7700만원에 2건의 온라인 광고동영상을 제작했다.

2007년부터 CNP는 본격적인 선거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2007년에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의 선거기획을 맡았고, 2009년에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후보의 광고대행과 홍보영상차량을 제작했다.

2010년 지방선거는 CNP전략그룹의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다. CNP는 곽노현 서울교육감, 장만채 전남교육감(2006년 10월부터 순천대 총장으로 재직), 장휘국 광주교육감의 공보물, 공약서, 벽보, 길거리 현수막 등을 제작했고, 세 후보 모두 교육감에 당선됐다. 김선동 통합진보당 의원은 "장휘국 교육감은 전교조 출신이고, 장만채 교육감도 전교조 전남지부 사람들과 알고 지낸 사이다.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선본을 꾸리는 과정에서 CNP에서 컨설팅을 했다"고 말했다.

이상규 당선자는 이석기 당선자가 비례경선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2010년 지방선거 때부터 CNP전략그룹과 함께 선거를 치렀던 지역에서는 CNP가 가지고 있었던 진보통합과 야권연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김미희 성남시장 후보(현 경기 성남중원 당선자), 장원섭 광주광역시장 후보(현 당 사무총장), 기타 성남과 파주의 민주노동당 기초의원 후보들이 CNP전략그룹에 선거기획을 맡겼다. 김미희 후보와의 단일화로 야권연대 성남시장 후보가 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공약서와 명함 등도 CNP에서 제작했다.

경기동부 관련 학생당원 CNP 아르바이트

2011년 재보선에서는 이상규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후보와 김선동 전남 순천시 국회의원 후보가 CNP와 함께 선거기획을 했다. 2010년에는 이정희 대표의 의정보고서를 CNP에서 제작하기도 했다. CNP와 함께 선거를 치렀던 인사들은 통합진보당 당권파에 속한 인물들이다.

CNP는 민주노동당의 선거기획뿐만 아니라, 당 10주년 기념광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호외 등도 담당했다. 2008년부터 2010년 사이에는 민주노총과 산하 노조의 지하철, 신문, 버스광고, 노조 선거 홍보물 등을 20여건 수주했다. 2009년에는 < 월간 말 > 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이 시기는 < 민중의소리 > 가 경영진과 편집진의 갈등으로 위기에 빠진 < 월간 말 > 을 인수해 살려보려고 노력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 월간 말 > 은 2009년 3월호 이후 발행이 중단된 상태다.

민주노동당 학생당원 출신인 한 통합진보당 비당권파 인사는 CNP전략그룹과 CNP의 계열사인 사회동향연구소에서 민주노동당 학생당원들이 일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당권파와 가까운 학생 운동권들이 CNP에서 하는 여론조사 등에 많이 참여한 것으로 안다. 쉽게 말해 경기동부연합과 관련된 민주노동당 학생당원들이 CNP에서 아르바이트로 활동비를 벌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장을 지낸 한 통합진보당원도 "CNP에서 일하는 학생당원들이 있긴 한데 구체적으로 말하기엔 조심스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노동당 서울시 학생위원장 출신의 한 인사도 현재 이 당선자가 대표로 있는 사회동향연구소의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인사는 "직원 신분으로 회사 대표와 회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 백철 기자 pudmaker@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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