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내가 실수했다, 초심으로 돌아간다"

2012. 4. 2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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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내가 너무 앞서갔다".

삼성은 시즌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받았다. 지난해 최초로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아시아시리즈를 제패한 데다 이승엽이 복귀하며 빈틈 없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그러나 막상 시즌 뚜껑을 열어 보니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개막 3연패로 시즌을 시작한 삼성은 3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나 싶었지만 또 4연패 수렁에 빠지며 고전했다. 20일 청주 한화전에서 승리하며 연패에 탈출했지만 시즌 전 기대에 못 미치는 건 사실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의 생각은 어떠할까. 류 감독은 "선수들이 자만심을 갖거나 마음이 풀어진 건 아니다. 캠프 때부터 누누이 강조한 게 자만심을 갖지 말라는 것이었다"며 "아무리 열심히 해도 연패에 빠지면 잘 안 될 때가 있다. 그럴수록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우리가 캠프 가서 논 것도 아니고,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있다. 변수는 많고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류 감독은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내가 실수한 게 하나 있다. 캠프 연습경기에서 일본팀들을 이기고 부상도 없으니까 초반부터 치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게 실수였다"는 게 류 감독의 말이다. 실제로 시즌 개막 전 류 감독은 "4월 한 달이 중요하다. 우리를 우승후보로 꼽는데 초반부터 치고 나가면 가능하다. 그동안 SK가 한 것처럼 7할 승률 정도를 달성하면 여유있게 갈 수 있다"며 4월 스퍼트를 예고했다.

그런데 류 감독은 이게 선수들에게 보이지 않는 부담을 준 이유라며 자책했다. 류 감독은 "선수들도 감독의 말을 듣고 '의지가 이렇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냥 하던대로 하면 되는 건데 너무 잘하려고 한 게 결과적으로 안 좋게 됐다. 내가 너무 앞서 간 탓이다. 내 실수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탄탄함 그 자체였던 삼성의 투수들이 줄줄이 돌아가며 무너지고, 이승엽의 가세로 업그레이드된 타선은 타선대로 터지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류 감독은 이 모든 걸 시즌 초반 승부수를 강조하며 보이지 않게 선수들에게 부담을 준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감독의 말 한마디가 선수단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것이다.

윤석환 SBS ESPN 해설위원은 "개인적으로 류중일 감독과 친분은 없지만 기사를 통해 멘트를 보면 최고라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의 말 한마디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모른다. 코치들과 선수들이 감독 한마디에 예민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류 감독은 선수들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걸 정말 잘하더라. 이런 게 팀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며 류 감독의 리더십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류 감독은 "감독의 말에 선수들이 자칫 실망할 수도 있다. 감독은 늘 말 조심해야 한다. 어려울수록 힘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실수를 스스럼없이 인정하고, 선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는 류 감독이 있기에 삼성은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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