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FTA 품목, 정부 조사 대상만 값 내려

박유연 기자 2012. 4. 2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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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업체들 눈속임 대응.. FTA 이익 중간에 가로채 같은 제품도 조사 매장에서 파는 것만 가격 내리기도

정부가 FTA(자유뮤역협정) 품목에 대해 가격 모니터링을 하자 대상 품목특정 브랜드 값만 내려가고 나머지는 그대로인 경우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업체들이 정부 압박을 피하기 위해 '눈 가리고 아웅'식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일 "모니터링 대상 가운데 값이 내려간 13개 품목 중 샘플로 2개 품목을 조사해 본 결과 정부가 들여다보는 특정 제품의 값만 인하됐을 뿐 나머지는 그대로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가령 주스의 경우 모니터링 대상인 '웰치스'는 수입 원액의 관세가 45~54% 내려가면서 원가 부담이 8.6% 정도 줄어들자 제조업체인 농심이 그만큼 가격을 내렸다. 하지만 같은 미국산 원액을 쓰면서 모니터링 대상에서 빠진 코카콜라의 '미닛메이드'와 서울우유의 '아침에 주스' 등은 가격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맥주의 경우 모니터링 대상인 밀러의 제뉴인 드래프트(355mL·6캔)의 가격은 37%가량 인하됐으나, 이는 공정위가 모니터링을 한 특정매장에서 팔리는 상품에 국한됐다. 본지가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 문의한 결과 같은 제뉴인 드래프트라 하더라도 캔맥주는 가격이 내려갔지만, 병맥주는 355mL 기준 병당 2400원으로 FTA 발효 전과 비교해 차이가 없었다. 또 하이네켄(네덜란드), 호가든(벨기에), 기네스(아일랜드) 등 대표적인 유럽 맥주 가격도 그대로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모든 수입맥주가 당분간 출고가 인하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모니터링 대상 품목의 가격이 내려간 것은 공정위가 "유통 과정상 불공정 행위가 있을 경우 이를 찾아내 처벌하겠다"는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유럽산 다리미, 면도기 등의 가격이 지난해 7월 1일 한ㆍEU FTA 체결 이후 1년 가까이 가격에 변화가 없다가 최근 내려간 것도 이 때문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수입업체들이 정부 압박을 피하기 위해 눈 가리고 아웅식 대처를 하면서 FTA 이익을 최대한 흡수하고 있다"며 "최대한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부작용을 감안해 모니터링 대상 품목을 수시로 변경해 발표하겠다"며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이익이 갈 수 있는 방향으로 모니터링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관세가 즉시 철폐되거나 인하율이 높으면서 서민생활과 밀접한 대표 품목 23개를 선정하고 이 가운데 17개의 가격을 지난 12일 조사한 결과 13개 품목의 가격이 FTA 발표 이후 2.9~37%가량 내려갔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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