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정유사·자동차·철강.. 가격담합 못 막아 소비자만 피해

김준기 기자 2012. 4.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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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독과점 규제가 무너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한국은 물론 세계 주요 국가들이 독과점을 규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는 지위를 남용해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거나 협력업체에 불공정 거래행위를 강요할 경우 다른 규제 수단이 마땅치 않다.

국내 시장에서도 시장 독과점 상품의 폐해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를 보면 LG생활건강, 애경, CJ라이온, 옥시 4개 업체가 국내 시장의 97%를 과점하고 있는 세탁용 세제의 가격은 아시아 주요 국가들보다 평균 107%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가격이 100일 연속 상승한 지난 1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ℓ당 2400원에 육박하는 휘발유 가격이 적힌 표시판이 걸려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운전자들의 기름값 불만에도 알고보면 과점의 그림자가 숨어 있다. SK, GS칼텍스, 현대정유, 에쓰오일은 국내 석유시장의 98% 이상을 차지한다. 시민단체와 일반 운전자들은 "정유사들이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국내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면서도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시차를 두고 기름값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늘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나 정유 4사 외에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7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도 차값 인상의 주범으로 꼽힌다. 현대차의 주력 모델인 아반떼 가격은 1995년 850만원(배기량 1800㏄)에서 올해 1340만~1890만원(1600㏄)으로 매년 올랐다. 현대차 측은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각종 안전·편의 사양이 추가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요타가 지난해 신형 캠리를 내놓으며 가격을 낮췄듯이 해외 업체들은 신차 가격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현대·기아차가 차값을 올리면 한국GM이나 르노삼성자동차도 덩달아 차값을 올리는 부작용도 뒤따른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동서식품은 2004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제품 가격을 5~10%씩 인상했다. 특정 지역에 독점적으로 케이블 방송을 서비스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은 인기 채널을 고가 패키지상품으로 묶어 편성하는 편법으로 수신료를 올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시로 제재를 받고 있다.

포스코가 주도하는 철강 시장도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4월 포스코가 철강제품 가격을 최고 25% 인상하자 현대제철, 동국제강도 1주일 안에 일제히 같은 폭으로 가격을 올렸다.

백화점 업계 '빅3'인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의 시장점유율도 80%를 웃돈다. 공정위가 지난해 이들 '빅3' 백화점에 납품하는 73개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중소업체들은 매출의 31.6%를 판매수수료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과점 시장에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들 간의 가격담합도 수시로 발생한다. 컵커피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컵커피의 편의점 판매가격을 20% 올리기로 담합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1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 김준기 기자 jkkim@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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