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짓는 5060세대] 깊어가는 주름, 더 늘어나는 빚

2012. 4. 20.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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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보서

[서울신문] 5060 은퇴 세대의 가계 빚이 '주름살'보다 더 빨리 늘고 있다. 직장에서 밀려난 뒤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고, 부동산 호황기(2005~2007년) 때 빚을 내 집을 산 게 부메랑이 됐다. 앞으로 가계 빚 부실 및 주택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계대출에서 50세 이상의 대출자 비중은 지난해 말 현재 46.4%로 나타났다. 2003년(33.2%)에 비해 13.2% 포인트나 늘었다. 같은 기간 50세 이상 인구는 8% 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인구 고령화 속도보다 노령인구의 빚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는 의미다.

특히 비은행권에서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은행권 대출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은 여전히 40대(2011년 말 기준 34.5%)인 반면, 비은행권은 40대(29.2%)에서 50대(32.4%)로 정점이 옮겨갔다.

'50~60대 비중도 은행권은 2003년 30.5%에서 지난해 42.2%로 11.7% 포인트 늘어난 데 비해 비은행권에서는 14.8% 포인트(38.4%→53.2%)나 늘었다.

주된 증가 요인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부진,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은퇴 등이 꼽혔다. 부동산 활황기 때 수도권에서 담보가액 6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 가운데 절반 이상(53.5%)이 50대 이상 연령층이었다. 그랬다가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주(住) 테크'가 어려워지자 아예 집을 처분해 대출금을 갚아야 할 처지에 내몰리는 것이다.

베이비부머들이 창업에 가세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창업자금 마련에 나선 것도 족쇄가 됐다. 지난달 신설법인 수는 6604개로 넉 달 연속 6000개를 웃돌았다. 50대 이상 자영업자의 비중은 2008년 47.1%에서 2011년 53.9%로 높아졌다.

이광준 한은 부총재보는 "고연령층 대출자는 원리금 분할상환보다 이자만 내다가 원금을 갚는 일시상환을 선호해 대출원금 상환도 지연되고 있다."면서 "소득 창출 능력이 취약한 고연령층의 가계부채 증가는 앞으로 부실위험 및 주택시장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이 대출금을 갚기 위해 집을 처분할 경우 주택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일본에서도 1990년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고령자들이 대출금 상환과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실물자산(집, 땅, 귀금속 등 실체가 있는 자산)을 잇따라 처분, 장기 경기 침체를 부채질했다. 이 부총재보는 "우리나라는 50세 이상 인구의 실물자산 비중이 주요국에 비해 크게 높아 앞으로 주택 매도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내수 경기 둔화도 베이비부머 창업주들에겐 큰 걱정거리다. 소규모(매출액 100억원 미만) 중소기업 가운데 세 곳 중 하나는 '한계기업'이다. 한계기업이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기업을 말한다. 2006년 16.6%이던 한계기업 비중이 2011년 34.4%로 크게 늘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임대업, 음식숙박업 등이다. 베이비부머들의 창업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업종이다. 내수 부진이 계속되면 이들의 부도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측은 "고연령층 대출의 장기 분할상환 전환 유도, 고용기회 제공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면서 "한계기업도 과감히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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