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석유시장에 삼성 투입..기름값 잡힐까

2012. 4. 1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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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석유값 안정화 대책

삼성토탈, 6월부터 알뜰주유소에 휘발유 공급정유4사 유통과점 손질…전자상거래 확대도'신규 공급량 미미해 가격인하 효과 의문' 지적도

정부가 기름값을 잡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카드를 뽑아들었다. 다섯번째 정유 업체로 삼성토탈이라는 카드를 꺼내 유통구조 개선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추진한 유통구조 개선 대책들이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이번 대책이 실제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갈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행정안전부·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 5개 부처는 19일 과천종합청사에서 합동회의를 열고, 삼성토탈을 석유제품 공급사로 참여시키고 기존에 추진하던 정책의 확대 시행을 뼈대로 하는 석유 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번 대책으로 단기적으로 30~40원의 가격 인하 효과를 보고, 장기적으로 경쟁여건이 강화된다면 더 큰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기존 정유 4사가 '정유사-대리점-주유소' 형태로 수직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유통구조를 '신규 물량' 공급을 통해 다양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날 대책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3일 국내 석유의 '공급과점'을 지적한 지 6일 만에 나온 대책이다.

삼성토탈은 오는 6월부터 알뜰주유소에 휘발유를 공급한다.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판매해온 삼성토탈은 석유화학 제품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휘발유나 항공유 등을 생산·수출해왔다. 현재 매달 일본에 3만7000배럴을 수출중인 삼성토탈은 다음달부터 휘발유 8만8000만배럴을 추가 생산할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삼성토탈과 협의해, 8만8000배럴 가운데 일부 물량을 알뜰주유소 공급물량으로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격은 기존에 알뜰주유소에 공급되던 ℓ당 30~40원 저렴한 가격에서 결정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점 이후 활성화가 되고 있지 않은 석유시장 전자상거래의 확대를 위해 경유·휘발유 수입도 유도한다. 정부는 "전자상거래용 수입물량에 대해 기본관세 3%를 면제하고, ℓ당 16원인 석유수입부과금을 환급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40~50원의 가격 인하 효과를 유도해 전자상거래 참여를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월말 저렴하게 나오는 현물구매 물량을 50%까지 확대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한다. 지경부 관계자는 "석유공사가 공급하는 물량 역시 공급을 다양하 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정책이 기존의 유통구조를 바꿔, 실제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갈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월평균 500만~600만배럴이다. 이에 비하면 삼성토탈의 공급량은 2%가 안 되는 수준으로, 정부가 의도하는 신규 공급 구실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성장 시장이 아닌 국내 정유시장에서 삼성토탈이 추가로 물량을 확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삼성그룹과 프랑스 정유업체 토탈이 50 대 5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삼성토탈이 '알뜰주유소'라는 유통망을 바탕으로 주유소 진출 등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삼성토탈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정부 정책에 협조하는 의미이며, 주유소 진출·석유제품 직접 공급 및 유통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석유제품 수입업자들이 지속적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에 물량을 공급할지도 불확실하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국제가격과 연동돼 있는 가운데, 휘발유 같은 경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2006년 이후로 수입이 끊어진 상태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일부분이라도 공급선을 분산시켜 장기적으로 기름값 인하 효과가 나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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