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인사는 '축출용' MB정부 인사는 '충성 검증용'

2012. 3. 3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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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MB정부 전방위 불법사찰] 공직자 광범위한 뒷조사

조현오 등 공직자에 국정철학 항목 포함 '정권보위'

'경찰 정부비판' 무궁화 클럽보고서도 150건 이르러

<한국방송> 새노조가 29일 폭로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의 사찰 보고서를 보면, 이들이 벌인 무차별 사찰의 기준은 '정권 보위'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전 정부 인사를 사찰해 쫓아냈다'는 세간의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고, 공직 감찰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충성도'였기 때문이다.

공직자의 업무 수행과 비위 사실에 대한 감찰은 지원관실의 업무 영역이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 목록을 보면, 지원관실은 이 역할에 충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청수·강희락·조현오 경찰청장 등 전·현직 경찰 총수, 장수만 전 국방부 차관, 윤여표 전 식약청장, 최성룡 전 소방방재청장 등 고위 공직자, 윤장배 전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류철호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 공기업 임원 등의 복무 보고서가 빼곡했다. 그러나 업무 능력, 청렴도 등 일반적인 감찰 사항과 다른 평가 기준이 눈에 띄었다. 바로 '국정철학 구현'이라는 항목이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충성도를 마치 영화평점처럼 '별 5개 만점'으로 구분한 '국정철학 구현' 점수에 따라 공직자들은 울고 웃었다.

강 전 경찰청장, 장 전 국방부 차관에 대한 평가는 후한 편이었다. 강 전 경찰청장은 국정철학 부문에서 '별 네개 반', 청렴도 부문에서 '별 다섯개' 만점을 받았다. 강 전 청장은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친 뒤 대구대학교 석좌교수,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안정적'인 은퇴를 했다. 장 전 차관 역시 두 부문에서 모두 '별 다섯개' 만점을 받고, 2010년 8월 방위사업청장으로 '영전'을 했다. 그러나 이 두명은 모두 '함바 비리' 사건에 연루돼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그러나 '독불장군형이고 국가정보원과 불협화음을 빚었다'는 평가를 받은 이상희 전 국방부 장관은 지원관실이 보고서를 작성하고 불과 5개월 만에 경질됐다. 또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썼던 경찰대 교수, 경찰 내부 통신망에 정부 비판적인 글을 올린 하위직 경찰도 사찰 대상이 됐을 뿐만 아니라, 경찰 정책에 비판적인 전·현직 경찰들의 모임 '무궁화 클럽'에 대한 사찰 보고서는 150여건에 이를 정도였다.

지원관실이 '전 정부가 임명한 인사를 사찰하고 내쫓는 역할을 했다'는 세간의 의심도 사실로 드러났다. 이세웅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김광식 전 한국조폐공사 감사, 김문식 전 국가시험원장, 박규환 전 소방검정공사 감사 등은 모두 지원관실의 사찰 대상이 됐다. 지원관실은 각종 비위 사실을 이 잡듯 뒤진 복무 보고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된 공기업 임원이라는 것이다. 또 이들 모두는 임기를 채 마치지 못하고 직에서 물러났다. 지원관실의 집요한 '물갈이'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해석된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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