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최민식·하정우·조진웅만 있나? 곽도원도 있다[인터뷰]

2012. 1. 3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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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민식과 하정우, 그리고 지난해 SBS 최고의 드라마로 꼽힌 '뿌리깊은 나무'의 무사 '무휼' 조진웅까지! 그래, 이 배우들이 연기 잘한다는 건 대한민국 약 90%는 알 거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에 함께 출연한 이들의 연기는 역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하다. 그런데, 이들과 더불어 관객을 살 떨리게 한 배우를 한 명 더 꼽으라고 한다면 검사 '조범석'을 연기한 곽도원(38)을 추천한다.

곽도원이 실감나게 표현한 검사는 '살 떨린다'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다. 곽도원의 연기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엄청나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배우'라는 평가가 많다. 최근 진행된 VIP시사회에서도 그의 연기를 본 관객들의 말문은 막혔다. 그리고, 양손 엄지를 세웠다.

1980~90년대, 그 시대에 맞는 '악질' 검사 역할. 곽도원은 주인공 '최익현'(최민식)을 향해 무자비하게 폭력을 가했다. 조직폭력 세계에 로비스트로 발을 들여놓은 익현을 사정없이 구타했다. 최민식은 실제로 엄청나게 맞았고, 그의 사타구니 안쪽은 시커멓게 멍이 들기도 했다. 곽도원은 "병원에 가면 2~3주 진단이 나올 정도였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실제로 때리지 않으면 최민식 선배한테 누가 될 것 같았어요. 첫 번째 촬영이 끝나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했는데 선배가 '괜찮아! 도원아, 괜찮아! 더해도 돼. 나하고 네가 생각하는 그 시대에 맞는 검사를 연기해 봐. 퍽 소리가 나게 쳐!'라고 하셨죠. 한 7~8번 반복 촬영을 했는데 단 한 번도 아프다고 안 하셨어요. 저라면 못 그랬을 텐데…."관객들은 '검사가 저렇게까지 할까?'라고 의문을 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곽도원은 본인이 체감한 법정에서는 특이한 일들이 많았다고 했다. 촬영 전, 검사의 심리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찾은 법정의 경험은 극중 범석의 행동과 대사로 오롯이 녹아 있다.

"겉핥기식이긴 하지만 판사와 검사의 행동을 봤을 때 충분히 영화 속 인물을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한 번은 소액재판을 보러 갔는데 한 판사가 70살 정도의 할아버지에게 'XXX씨, XX만원. X월X일까지 응?'이라고 판결을 했는데, 금액이 부당했는지 할아버지가 '쳇'하고 나가더라고요. 판사가 다시 부르더니 '차렷. 열중 쉬어. 똑바로 서. 인사 90도로 하고 나가는 거야'라고 하던데요? 그 때 저도 움츠러들었는데 '아 하느님이구나!'라고 느끼게 됐죠. 어떤 사람이 법정모독죄로 감치되는 것도 봤어요. 물론 지금 법정은 많이 바뀌었겠죠?(웃음) 하지만 예전에는 모르긴 몰라도 더 심했을 것 같지 않나요?" 곽도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극단 '연희단거리패'에서 내공을 쌓았다. 연기의 '연'자도 몰랐을 때지만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고 다짐하고 들어간 곳이었다. 그곳에서 배우 조영진을 만났고, 많은 가르침을 받았단다.

"술과 담배를 좋아한다"는 그는 조영진이라는 대선배의 가르침을 술잔을 이용해 비유했다. "소주잔이 가득 차 있을 때 '아껴 먹어야지'하는 생각보다 술잔을 먹고 비워야만 누군가가 다시 또 술을 따라 줄 수 있는 겁니다. 그 술은 자신이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되거나, 약이 될 수 있는 거죠." 문제를 일으키거나 연기에 답을 못 찾을 때, 혹은 술잔을 채워놓고만 있을 때 인생 선배이자 연기 선배인 조영진은 끊임없는 얘기로 곽도원을 다독였다. 그는 이런 가르침을 준 스승 조영진과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바를 그대로 행동하고 살아가는 배우가 최민식 선배 같다"며 "두 분을 존경해마지 않는다"고 웃었다.

곽도원은 보금자리가 생긴 지 1년이 돼 간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포진돼 있다고 소문난 사람엔터테인먼트 소속. 지난해 남자 신인상을 휩쓴 이제훈을 비롯해 문소리, 조진웅 등이 있다. 그는 손을 내밀어준 이소영 대표에 대해 "남자는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한테 사랑을 주는 것 같다"며 "이 대표가 처음 내게 일을 같이 하지 않겠냐고 요청을 했다. 한 번도 인정을 받아보지 못했었는데 인정을 해줘 기뻤다"고 회상했다.

사실 연극배우를 한다고 했을 때 그의 부모님조차 그를 인정을 해주지 않았다. 스물 중반에 어머니를 잃고, 서른 초반에 아버지마저 떠나보낸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부모님이 내 연기를 살갑게 대해주지 않으셨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연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했다"며 "공장이나 회사 다니는 건 싫었고, 연기할 때가 진짜 행복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하셨다"고 먹먹해했다.

"제가 23살 때 부모님이 뮤지컬 무대에서 코러스를 한 것을 본 뒤로 제 연기를 본 적이 없으세요. 두 분 모두 고생만 많이 하시다 돌아가셨죠. 그래도 지금은 하늘에서 부모님께서 저를 돌보고 계시는 것 같아요." 영화계에 얼굴을 비춘지 5년여 시간. 길지 않지만 그는 확실한 존재감을 보인다. 다양한 연기를 하며 영역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특히 '황해'에 대한 기억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저는 인복이 좋나 봐요. 나홍진 감독이 '황해'를 찍고 윤종빈 감독에게 가편집 영상을 여러 번 보여줬대요. 나 감독이 믿는 분 중에 한 분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윤 감독이 그 때 제 대사와 동작, 행동까지 다 외우셨대요. 그러면서 '범죄와의 전쟁'에 캐스팅해줬죠." 곽도원은 '황해'에서 하정우가 살해할 대상인 '김승현' 교수를 탁월하게 연기했다. 하지만 '범죄와의 전쟁'에 합류하기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비중이 너무 커서 쇼박스를 비롯한 제작자, 투자자 등이 만류했다. 그는 "특히 하정우에게 너무 고마웠다"며 "정말 내 연기 칭찬을 많이 해줬다"고 떠올렸다.

연신 특유의 호탕한 웃음으로 상대를 즐겁게 하기도 한 배우. 영화에서 이렇게 비중이 큰 역할은 처음인 그는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긴장이 많이 되는 듯 했다. "지금 영화 '점쟁이들'을 찍고 있는데 (김)수로 형님이 '흡혈형사 나도열' 때 개봉 전후로 보름씩 잠이 안 온다고 하시더라고요. 칭찬을 이렇게 받아본 건 처음이라 저도 그런 느낌이에요."(웃음) 2월2일 개봉하는 '범죄와의 전쟁'은 노태우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선포된 '범죄와의 전쟁'을 소재로 했다. 부산항의 전직 세관 공무원 최익현(최민식)과 조직폭력배 최형배(하정우)를 통해 시대의 어두운 뒷모습을 씁쓸하게 담아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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