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도 공도 변화무쌍.. 먼 길 돌아온 김병현

2012. 1. 19.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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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우승 명성.. 문제아 오명.. 이 팀 저 팀 방황.. 파란만장 BK, 16억원 넥센行

[동아일보]

김병현은 광주일고 시절이던 1995년 서재응 최희섭(이상 KIA)과 함께 청룡기 우승을 이끌었다(상단 왼쪽). 그는 2001년 월드시리즈 5차전 9회 동점 2점 홈런을 맞은 뒤 마운드에 주저앉았다(상단 가운데). 그러나 애리조나는 결국 4승 3패로 우승을 차지했고 김병현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꼈다(상단 오른쪽). 김병현은 2009년 제2회 WBC 대표팀에 뽑혀 재기를 노렸지만 전지훈련 출국 전 여권을 분실해 대표팀에서 탈락했다(하단 왼쪽). 그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라쿠텐에 입단했지만 1군 무대를 밟지는 못했다(하단 오른쪽). 동아일보DB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33)이 먼 길을 돌아 국내에 복귀한다. 넥센은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김병현과 총액 16억 원(계약금 10억 원, 연봉 5억 원, 옵션 1억 원)에 18일 전격 계약했다. 1999년 미국으로 떠난 지 13년 만의 귀환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동양인 최다승(124승)을 거뒀던 박찬호가 올 초 고향 팀 한화에 입단한 데 이어 김병현까지 넥센 유니폼을 입으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미국으로 건너갔던 '1세대 해외파'가 모두 한국으로 돌아왔다.

○ 롤러코스터 야구 인생

김병현의 야구 인생은 그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다. 아마 시절부터 공포의 잠수함 투수였던 그는 1999년 성균관대 재학 시절 225만 달러(약 26억 원)를 받고 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에 입단했다. 역대 미국에 진출한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 몸값이었다.

김병현은 2001년 주전 마무리로 활약하며 애리조나의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듬해는 개인 최다인 36세이브를 올렸다. 하지만 2003년 보스턴에서 '희대의 사고'를 치는 바람에 그의 이름 앞에는 '문제아'란 수식어가 붙었다. 오클랜드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부진을 보인 그는 3차전에서 홈 팬들이 야유를 보내자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욕설을 했다. 이후 그는 열성적인 보스턴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들어야 했다.

김병현은 2004년 보스턴과 2년간 1000만 달러(약 114억 원)의 대박 계약을 했지만 잇단 부상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05년부터는 콜로라도와 플로리다, 애리조나를 전전하는 저니맨이 됐다. 2007년을 마지막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재기의 기회였지만 전지훈련 출국 직전 여권을 분실해 대표팀 합류가 불발되는 불운을 겪었다. 2010년에는 독립리그 오렌지카운티에서 뛰었고, 지난해엔 일본프로야구 라쿠텐에 진출했으나 1군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최근 다시 미국행을 노크했으나 넥센의 끈질긴 구애에 결국 한국 복귀를 선택했다.

○ 김병현 vs 박찬호, 빅 매치 성사되나

김병현은 언더핸드 투수지만 한때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던졌다. '원반처럼 휘어져 들어온다'고 해서 붙여진 프리스비(Frisbee·공중에 던지며 노는 플라스틱 원반)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의 명품 구종으로 꼽혔다. 개성 강하고 타협하지 않는 성격을 좋아하는 열성 팬은 여전히 많다.

이 때문에 김병현의 한국 복귀가 프로야구 흥행에 초대형 호재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구나 박찬호를 비롯해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던 이승엽(오릭스→삼성)과 김태균(지바 롯데→한화)까지 한국에 복귀한 상황이다. 김병현 대 박찬호, 김병현 대 이승엽, 김병현 대 김태균 등 어떤 카드를 붙여도 빅매치다.

특히 2000년대 초반 메이저리그에서 각각 수준급 마무리 투수와 특급 선발 투수로 활약한 김병현과 박찬호의 맞대결은 모든 야구팬들이 기대하는 장면이다. 실제로 2001년 6월 2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LA 다저스의 경기에서 두 투수는 동시에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7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고, 김병현은 7회 2사 후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둘 모두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다. 과거에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김선우(두산), 서재응 최희섭(이상 KIA)과의 맞대결도 관심거리다.

하지만 해외파들의 몸값 인플레와 기량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많은 돈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병현만 해도 오랜 시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박찬호 역시 지난해 오릭스에서 1승에 그쳤다. 이승엽도 하향세다. 최근 팀 훈련 무단 불참으로 물의를 일으킨 최희섭처럼 목표 의식을 잃어버리면 프로야구 판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 '큰손' 넥센 덕분에 흥미진진

최근 몇 년간 김병현 영입에 공을 들여온 넥센은 그의 합류에 축제 분위기다. 지난해 최하위 등 2008년 창단한 뒤 하위권에 머문 넥센의 최근 행보는 야구계에도 신선한 충격이다.

2009년 말 넥센은 이택근과 장원삼, 이현승 등 주축 선수들을 팔아 운영비를 마련했다. 돈도 없고 전력도 약해 프로야구 발전을 가로막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메인 스폰서(넥센타이어)와 다양한 서브 스폰서를 유치했고 TV 중계권료 인상 등으로 늘어난 수입을 선수에게 투자하고 있다. LG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이택근을 4년간 50억 원에 데려왔고, 막판에 불발되긴 했지만 최희섭 영입까지 추진했다.

넥센의 전력 강화는 프로야구의 전력 평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넥센 관계자는 "지금 추세라면 올해 상위권에 도전할 만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역대 최다인 680만 관중을 기록했던 한국 프로야구로선 또 하나의 흥행 동력을 얻게 된 셈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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