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해 품은 오름 '황금기지개 ..찬란한 자태 눈부셔라

2011. 11. 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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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다랑쉬오름산세 곱고 우아한 기품 '오름의 여왕' 들머리에서 30분이면 정상 닿아'아끈다랑쉬오름' 일출 풍경 장관 그너머 성산 일출봉 실루엣도 운치

제주의 이름난 곳들은 대부분 관광지로 개발됐다. 오름은 개발에서 조금 빗겨나 있다. 한라산에 기생하는 화산이 오름이다. 제주가 고향인 누군가는 "오름에서 굽어보는 풍경이 정말 제주"라고 했다. 오름은 가을부터 예뻐진다. 오름은 색깔이 아닌 음영을 보는 맛인데 이것이 뚜렷해질 때가 지금부터다. 하늘 맑은 요즘 오름 능선의 곡선도 더 또렷하다. 다랑쉬오름은 산세가 고와 '오름의 여왕'으로 꼽힌다. 아끈다랑쉬오름에는 억새가 지천이다.

▲다랑쉬오름 '오름의 여왕'

오름 초행길이라면 다랑쉬오름(382.4m)이 괜찮다. 구좌읍 송당리와 세화리에 걸쳐있다.

다랑쉬오름이 '여왕'으로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자태가 우아하고 기품이 있다. 널찍한 원뿔형 몸체는 멀리서 보면 한복치마를 가지런히 벌려놓은 듯 곱다. 몸체의 균형도 잘 잡혔다. 모든 사면의 경사가 보기 드물게 일정하다. '다랑쉬'라는 이름도 참 예쁘다. 제주 말인데 오름 위로 뜨는 달의 모습이 아름답다는 의미다.

화산지형 특징이 오롯이 남은 것도 '여왕'이 된 이유다. 분화구의 모습이 제법 온전하다. 깔때기 모양으로 가운데가 우묵하게 푹 들어갔고 규모도 제법 크다. 분화구 둘레는 1.5km, 깊이는 115m다. 깊이로만 따지면 한라산 백록담과 엇비슷하다. 분화구가 비대칭형인 것도 전형적인 화산지형이다. 이런 이유로 제주도는 올해부터 다랑쉬오름을 오름 랜드마크로 관리 중이다.

오르기도 수월하다.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탐방로가 잘 정비돼 있다. 탐방로 입구에는 삼나무, 편백나무, 해송이 울창하게 심어졌다. 들머리에서 30분이면 정상에 닿는다. 등에 땀이 적당히 날 정도의 시간이다.

다랑쉬오름은 이 일대 오름 중 제법 높다. 정상 조망이 좋다는 이야기다. 정상에선 제주 북쪽 해안에서 서남쪽 해안까지 다 볼 수 있다. 특히 성산 일출봉 방향 풍경이 예쁘다. 이 방향으로 아끈다랑쉬오름과 성산일출봉이 일직선상에 놓인다. 아끈다랑쉬오름은 여인의 가슴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가졌다. 그 너머의 성산 일출봉은 각진 형태로 보여 남성적 기상을 풍긴다. 둘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요즘에는 해 뜰 무렵 풍경이 멋지다. 아끈다랑쉬오름 분화구 가장자리가 다른 부분보다 볕이 먼저 든다. 이러니 해 뜰 때 분화구 가장자리만 반짝반짝 빛난다. 이 자리에 거대한 황금 띠가 만들어진다. 사진 촬영 좋아하는 이들이 이 황금 띠 찍으러 많이 온다. 뒤로 보이는 일출봉의 실루엣도 운치가 있다. 아끈다랑쉬오름 오른쪽으로는 능선의 곡선이 아름답기로 이미 정평이 난 용눈이오름(247.8m)이 자리잡았다.

오름에는 제주 사람들의 생활이 묻어 있다. 이들은 예부터 오름 주변에 터를 잡고 밭을 일구고 가축을 키웠다. 다랑쉬오름 인근에도 20여가구가 사는 마을이 있었다. 1948년 4ㆍ3민주항쟁 와중에 군경 토벌대에 의해 초토화됐다. 마을 사람들 일부는 다랑쉬오름 인근 들판에 있던 다랑쉬굴로 숨어들었다. 결국 발각돼 이들은 모두 몰살당한다. 다랑쉬굴 입구는 지금 폐쇄됐다. 찾아가는 길도 정비가 잘 안 돼 있어 안타깝다. 이런 사연 알면 오름이 주는 풍경은 또 애처롭고 애틋하게 다가온다.

▲아끈다랑쉬오름 억새밭 장관

다랑쉬오름 코앞에 아끈다랑쉬오름이 있다. '아끈'은 제주말로 '버금가는 것' '둘째'라는 뜻이니 아끈다랑쉬는 작은다랑쉬쯤 된다. 실제로 둘은 많이 닮았다. 정상에 분화구가 있고 몸체의 균형이 잘 잡혔다. 지금 아끈다랑쉬오름 분화구 일대에는 억새가 한창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은빛 억새밭은 산중에서 보는 그것과 다른 느낌이다. 분화구 가장자리를 따라 길이 널찍하게 나 있다. 걷기 좋다. 이를 한 바퀴 돌며 바라보는 풍경도 서정적이다. 평원지대에 봉긋이 솟아 있는 오름들 조망도 좋고 가까이 훌쩍 다가온 일출봉의 자태도 멋지다.

분화구 한 쪽에 무덤 하나 있다. 봉분 주변에 현무암으로 담장을 만든 돌무덤이다. 제주 사람들은 한평생 오름에 살 비비며 생활하다가 죽어서는 오름에 뼈를 묻었다. 매년 정월대보름에 맞춰 들불축제가 열리는 새별오름 아래에는 무덤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하다. 아끈다랑쉬오름(198m)은 야트막하다. 들머리에서 10분이면 정상까지 간다.

제주 사람들의 삶과 자연의 오롯한 모습 몸으로 느끼려면 가을 오름이 괜찮다.

▲여행메모

9일부터 '제주올레 걷기 축제'

제주시에서 1136번 지방도 타고 성산 방향으로 가면 다랑쉬오름 인근을 지난다. 아끈다랑쉬오름은 다랑쉬오름 옆에 있다.

롯데호텔제주가 운영 중인 캠핑존이 인기다. 최고급 럭셔리 텐트, 캠핑 트레일러, 2층 오두막 등 3가지 타입 11개 사이트가 있다. 육류와 해산물 셀프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가격은 7만貶【?10만원(세금 별도)이다. 각종 쌈 야채와 구이용 야채, 밑반찬, 주먹밥, 컵라면, 생수, 커피, 과일 컴퍼트 등은 기본 제공된다. 캠핑존은 중문 색달 해변 언덕 위에 있어 전망도 좋다. 캠핑존 이용이 포함된 다양한 패키지 상품이 나와 있다. 롯데호텔제주 1577-0360

2010-2012 한국방문의해 기념 특별 이벤트 2011제주올레걷기축제가 '사랑하라, 이 길에서'라는 테마로 9일부터 12일까지 제주올레 6~9코스에서 열린다. 길과 걷기를 즐기는 축제인 만큼 참가자들은 오름, 바닷가, 숲길 등을 걸으며 공연을 감상하고 각 마을에서 선보이는 음식을 맛본다. 6코스 섶섬 인근에서는 쌀, 좁쌀, 보리쌀을 발효시켜 만든 제주 전통주인 '쉰다리'를, 8코스 예래동 논짓물 일대에서는 감귤 껍질로 만든 진피차, 맵쌀로 만든 '지름떡'이 별미다. 배낭여행서의 바이블로 꼽히는 '론니 플래닛'의 창업자 토니 휠러와 부인 모린 휠러도 축제에 참가할 예정이다. 제주올레걷기축제 운영위원회 (064)762-2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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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글ㆍ사진김성환기자 spam001@s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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