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軍내 애교 말투·쫄티 안돼요"(종합)

김연숙 2011. 9. 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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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김연숙 기자 = "애교스런 말투는 자제하고 쫄티, 미니스커트를 입고 회식자리에 오지 마세요."

국회 국방위원회의 20일 국방부와 합참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군내 성범죄 예방을 위한 DVD 동영상 교육자료와 군 생활 안내서가 도마에 올랐다.

유승민(한나라당) 의원은 군에서 작년과 올해 각각 제작한 '성군기' 사고 예방 교육자료(DVD)와 '초임여군 군생활 안내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해 김관진 국방장관을 곤혹스럽게 했다.

DVD는 다양한 성추행 토막이야기를 배우들이 재연하고 'NO'라고 말할 때 모든 것이 해결되는 상황극을 담았다고 한다.

특히 상관이 성추행할 때 부하가 단호하게 "이러지 마십시오"라고 거절해야 하는데도 이 DVD에는 적당한 때를 봐서 상관에게 커피를 건네며 "혹시 제가 오해를 한 것 때문에 기분 나빠하실까 걱정이 되지만..물론 대대장님께서는 저를 아끼시는 마음에 나쁜 의도가 전혀 없으셨겠지만, 저는 조금 불편했습니다"는 식으로 대처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더욱이 DVD 속 상관들은 부하가 'NO'라고 말하자 "어, 그랬어? 미안해"라고 사과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유 의원은 "이 DVD에는 그 자리에서 말하기 힘들면 나중에 편지나 이메일, 문자를 보내도록 권고하고 있다"면서 "마치 성범죄의 책임을 여성한테 전가하는 것 같은 이들 자료는 완전히 시대착오적이고 구닥다리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일부 미흡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도록 교육 내용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군생활 안내서에는 상관이 술을 자꾸 권할 때면 "사전에 빈 물잔을 탁자 밑에 준비하고 눈치껏 버리기, 술을 마시는 척하며 물잔에 뱉기, 물수건이나 바닥에 몰래 버리기"라는 대처방법을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성군기 사고 예방을 위한 행동 요령으로는 "근무 중 애교스런 말투나 농담을 자제하고, 일과 후 과도한 노출과 몸에 딱 붙는 쫄티와 미니스커트 차림의 화려한 의상을 자제할 것"을 제시했다.

군내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은 2006년 85건에서 2007년 109건, 2008년 118건, 2009년 95건에 이어 작년에는 121건으로 집계됐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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