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석해균 선장, 해적 탄환에 치명상"(종합)
"치명상 준 총알, 같은 방향에서 발사된 것"
"반대쪽에 박힌 해군 유탄, 비교적 가벼운 상처 입혀"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이 소말리아 해적이 쏜 AK 소총탄에 치명상을 입었고, 석 선장에게 치명상을 준 총알은 모두 같은 방향에서 발사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들 총알은 위에서 아래쪽으로 발사됐으며 당시 석 선장은 몸을 피하면서 피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석 선장의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25일 오후 부산지법 301호 법정에서 열린 해적재판에서 증언했다.
이 교수의 이 같은 증언은 해적 마호메드 아라이가 엎드려 있는 석 선장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상당히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교수는 "석 선장의 왼쪽 배 윗부분에서 오른쪽 옆구리로 관통한 것으로 추정되는 총알은 대장을 터트리고, 간 일부를 손상하는 치명상을 줬고, 왼쪽 손목과 팔꿈치 사이를 관통한 총알도 동맥 한쪽을 거의 끊을 정도로 가장 심한 손상을 입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왼쪽 대퇴부에서 나온 AK 소총탄도 뼈가 밖으로 나올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혔으며 이들 총알은 모두 왼쪽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왼쪽 팔과 대퇴부에 상처를 준 총알은 모두 위에서 아래쪽으로 발사됐고, 몸을 관통한 총알도 누워 있다가 맞았을 수 있다"면서 "이들 총알은 모두 석 선장이 총알을 피해 도망가거나 몸을 비틀면서 맞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반면 석 선장의 오른쪽 엉덩이 위쪽과 오른쪽 무릎 위쪽에서 각각 발견된 해군 탄환에 대해 이 교수는 "직사화기에서 발사된 총알이 근육층을 뚫지 못했다는 것은 직사(직선으로 발사)된 것이 아니라 어디에 맞고 튄 유탄으로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혔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석 선장의 오른쪽 하복부에서 나왔으나 오만 현지에서 분실한 것은 탄환과 다른 은색이었고, 얇은 것으로 미뤄 철판 같은 게 튀어서 구부러진 것처럼 보였으며 탄환이라기보다는 파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석 선장은 쓰러지면서도 부하에게 먼저 피하라고 말할 정도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사람으로 우리와 다른 종족"이라고 소회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석 선장은 지난 9일 아주대병원에서 받은 증인신문에서 총상을 입은 당시 상황에 대해 "누군가가 '캡틴(선장)'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들었지만, 해적이 내 얼굴을 확인했다거나 누가 총을 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상황 재연극을 통해 밝혔다.
석 선장은 또 "왼쪽 배 윗부분에서 '뜨끔' 하는 느낌이 있어 '아, 총을 맞았구나'하고 생각을 했지만 워낙 긴박한 상황이어서 아프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고, 비명도 지르지 않은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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