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세례'에 고민 빠진 박지성, "정(情)은 좋지만.."

이경헌 입력 2010. 12. 17. 06:35 수정 2010. 12. 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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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리오 퍼디난드의 마음을 사로잡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심장부마저 점령해버린 초코파이의 '정(情)'. 이번 해프닝의 도화선이 된 '산소탱크' 박지성(29)은 과연 어떠한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최근 맨유의 팀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하다.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정규리그 선두 탈환의 분수령이었던 아스널전에서 박지성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바로 한국인의 '정(情)'이 이역만리 떨어진 맨유의 라커룸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박지성을 비롯한 맨유 선수들은 팀 훈련장인 트라포드 트레이닝 센터를 통해 팬레터 및 선물을 받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우편물이 도착하는 선수 중 한 명인 박지성은 동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러한 박지성의 인기는 지난 10월 21일 맨유의 자체 방송 'MUTV'가 제작한 한 프로그램에서 퍼디난드가 라이언 긱스와 함께 출연해 박지성의 라커 앞에 쌓여진 소포 더미에 부러움을 나타내자 국내팬들에게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평소 트위터를 애용하는 선수로 잘 알려진 퍼디난드는 많은 네티즌들이 자신의 트위터(@rioferdy5)에 반응하자 박지성의 라커 앞에 놓인 초코파이 상자를 찍은 사진과 함께 "박지성에게 온 또 다른 소포를 열었다. "영국 과자인 웨건 힐즈와 맛이 비슷하다. 나와 동료들이 먹어치웠다"라며 자랑했다.

이러한 퍼디난드의 인증샷은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켰다. 한국팬들은 저마다 초코파이를 맨유 구단에 보냈고 초코파이의 광고모델인 영화배우 김갑수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情)타임을 하라고 맨유로 초코파이를 보냈다'고 말했을 정도.

이 소식을 접한 퍼디난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김갑수 씨에게 나한테도 초코파이를 보내달라고 말해달라. 지난 번에 박지성에게 받은 것은 나와 선수들이 다 나눠먹었다'라는 구원의 메시지(?)를 남겼고 국내팬들의 애정공세는 더욱 늘어났다.

게다가 이제는 선물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16일 퍼디난드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선물 박스 속엔 크리스마스 사탕을 비롯해 둥굴레차, 분홍색 때밀이 수건 등이 정성스럽게 포장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때밀이 수건은 아스널전이 끝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 응한 박지성의 절친 파트리스 에브라가 "박지성이 샤워할 때 너무 구석구석 닦는다"라며 때를 미는 시늉을 한 것에 국내팬들이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일의 시발점이자 당사자인 박지성은 내심 기분이 좋으면서도 다소 난처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6일 국가대표팀과 명지대와의 연습경기가 열린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박지성의 부친인 박성종 씨는 이러한 박지성의 웃지 못할 고민거리를 취재진들에게 전해왔다.

박성종 씨는 퍼디난드의 초코파이 인증샷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 "맨유 선수들이 (초코파이를) 정말 좋아한다. (박)지성이가 초코파이 10상자를 받았는데 2상자를 가져오고 8상자를 동료들에게 나눠줬다고 하더라"라고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박성종 씨는 이번 일로 인해 박지성이 조금 난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성이가 (퍼디난드에게) 그런 것을 왜 올리냐고 했다고 한다. 심지어 퍼디난드의 사진에 나온 발이 모두 지성이의 발이다.(웃음) 하지만 지성이는 오히려 화제가 되는 걸 안좋아하는 모습이다. 자칫 이런 모습들이 광고로 변질되는 것 같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특정상표가 계속 노출되어 간접광고(PPL)의 우려가 있다는 게 박지성의 가장 큰 고민이다. 실제 그의 말대로 박지성과 맨유 선수들에게 전달된 선물들이 자칫 상업적 미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맨유의 선수들이 초코파이의 달콤함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뜨거운 '정(情)'을 느낄 수 있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그리고 이는 박지성의 마음 한 구석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을 것이다.

사진=리오 퍼디난드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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