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쑥(Suk) 쑥(Suk)' 크는 석현준을 아시나요?

최원창 2010. 7. 2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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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최원창]

"그는 매일 마지막 훈련이라는 자세로 임한다. 16m 안에서는 언제든 슈팅할 준비가 돼있다."(마틴 욜 아약스 감독)

"프로에서 이미 150경기 이상 뛴 선수 같다. 가능성이 많은 공격수다."(홍명보 올림픽팀 감독)

석현준(19·아약스)을 바라보는 국내외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될성부른 떡잎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성장세를 유지하면 브라질월드컵에서 세계를 놀래킬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한다. 소설의 한 장면처럼 우연한 계기에 아약스와 2년6개월(1년 옵션 포함)간 정식계약한 것도 놀랍지만 18세의 나이로 입단한 지 한 달만에 1군에 오른 그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시즌 1군 경기 5경기(72분)에 출전한데 이어 2군 경기에서는 9경기(8골2어시스트)에 출전했던 그는 올시즌 아약스의 주전 킬러 자리를 두고 진정한 시험무대에 올랐다. 그는 지난 2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첼시와 친선경기에서 투입된 지 5분만에 쐐기골을 터트리는 등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총 5골을 뽑으며 꿈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신데렐라의 탄생' 드라마같은 아약스 입성기그는 아약스가 영입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다. 그의 입단은 드라마틱하다. 지난해 가을 첼시 등 잉글랜드 구단에서 테스트를 받았지만 수확이 없던 그는 네덜란드에 들러 우연히 아약스 훈련구장을 찾았다. 마틴 욜 감독과 사진 한 장을 찍은 그는 조심스럽게 "1분만 얘기할 시간을 달라"고 졸랐다. 욜 감독은 "테스트를 받고 싶다"는 석현준의 제안에 '보험을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하지만 당돌한 그의 모습에 2군 경기 테스트를 허락했다.

토콤스트 유소년팀과 연습경기에 출전한 그는 한 골을 뽑아낸다. 그는 귀국하자 아약스로부터 정식 테스트를 받자는 꿈같은 제안을 받는다. 다시 네덜란드로 건너간 그는 결국 지난 1월 정식 계약서에 사인했다. 독설로 유명한 네덜란드 축구전문지 '풋발 인터내셔널'의 요한 데르크센 편집장은 그의 훈련을 지켜본 후 "아주 훌륭한 선수(fantastic player)"라고 평했다. 이 때부터 네덜란드 언론들은 그를 '신데렐라'로 부르며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브루스 쑥'으로 불리게 된 사연그는 190㎝의 장신임에도 유연하고 빠르다. 어린 시절 태권도와 합기도를 배운 탓에 신체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 팀 훈련 도중 그는 키를 넘는 롱패스를 머리와 가슴이 아닌 오른발을 치켜 올려 정확히 트래핑했다. 동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네덜란드 국가대표 수비수 그레고리 반 더 비엘은 그의 동작을 따라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욜 감독은 이 때부터 그를 '브루스 쑥'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쿵푸 액션스타 브루스 리(이소룡)처럼 아크로바틱한 볼 트래핑을 펼친다는 이유였다.

▲등번호 39번에서 21번으로아약스의 홈구장 '암스테르담 아레나' 앞에는 인상적인 걸개가 걸려져 있다. '우리는 리오넬 메시가 필요 없다. 우리에겐 '쑥'이 있다'는 내용이다. 이 걸개를 볼 때마다 석현준은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는 "아약스 팬들의 열정과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 뿐이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욜 감독은 그의 등번호를 39번에서 21번으로 올렸다. 올시즌 1군 킬러로 중용하겠다는 의미다. 새 시즌을 맞는 아약스의 공격라인은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판텔리치가 이미 이적한데다 지난시즌 네덜란드 리그 득점왕에 오른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가 이적을 앞두고 있다.

욜 감독은 새로운 공격수 1∼2명을 영입할 계획이지만 석현준에게도 기회를 줄 생각이다. 석현준은 "욜 감독님은 새로운 경쟁자들과 싸워 이겨라. 너는 충분히 해낼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신감을 북돋워 줬다"고 말했다. 아약스는 29일 PAOK FC(그리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전을 앞두고 있다. 석현준의 첫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예상된다.

▲석현준, 스스로에게 내준 숙제그는 "아약스에서 페이스 조절·효율적 움직임·개인 기술 등을 많이 배웠다. '키 크면 개인기술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네덜란드 국제 청소년 대회 우승을 이끈 석현준은 홍명보 감독으로부터 "스피드를 적극 살려라"는 주문을 받았다.

석현준은 11월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 병역혜택을 받은 후 2012년 런던올림픽을 거쳐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 남아공월드컵이 벌어지기 전 수아레스는 석현준에게 "넌 월드컵 안가냐"는 질문을 받고 그냥 웃어 넘겼다. 석현준은 단단히 준비하며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석현준 프로필

▲생년월일=1991년 6월29일▲신체조건=190㎝ 83㎏▲출신교=교현초(충주)-대동초(서울)-백암중-백암고-신갈고▲별명= '브루스 쑥'(브루스 리(이소룡)처럼 유연할 발놀림을 보여서)▲미니홈피 첫 문구='하나부터 다시 시작'▲보물 1호=아버지(석종오 씨)▲취미=컴퓨터 축구 게임▲주요 경력19세·20세 이하 대표·런던올림픽 대표

최원창 기자 [gerrard11@joongang.co.kr]▷ 호지슨 감독 "토레스와 더 이상 할 게 없다" 차두리ㆍ기성용 오픈카 데이트 '인증샷' 英 언론, "이청용, 리버풀 이적설 묻고 볼튼 잔류" 이니에스타, "파브레가스, 아스날 남을 것" '지메시' 지소연 vs 獨 포프, 최고의 골잡이 누구? 한국 여자축구 4강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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