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한국어 가르치는 성우 문선희씨

2010. 7. 2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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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7년간 한국어 강사로 자원봉사(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제가 한국어를 가르치긴 하지만 오히려 이들로부터 열정과 에너지를 받습니다."

서울 성동구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7년째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KBS 성우 문선희(42.여) 씨는 장기간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23일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송국에서 화려한 모습을 보다가 이곳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같이 있다 보면 저 자신을 반성하게 되고 이들과 관계 속에서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며 "이들에게 오히려 에너지를 받고 와 애초부터 봉사란 생각을 안했다"고 겸손해했다.

문씨가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서울대가 제작한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재 녹음에 참여하게 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일을 계기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이후 서울대의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 지도자 과정을 이수했고, 지인의 소개로 지난 2004년부터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한국어 교사로 자원봉사하고 있다.

성우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 시부모까지 모시고 있어 매 주말 시간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 하지만 주중 철야 근무로 시달리다 단 하루 쉬는 일요일에 나와 열심히 수업의 듣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면 힘들다는 생각이 사라진다고 그는 말했다.

`공부는 즐겁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씨는 실생활에 자주 사용되는 표현들을 재미있게 반복적으로 가르쳐 외국인 노동자들이 충분히 숙지하도록 한다. 자신이 성우인 만큼 발음에도 중점을 둔다.

문씨는 "선진국에서 온 외국인들은 영어를 하려는 한국인들이 많아서인지 기본적인 한국말 이상 배우려 하지 않는다"며 "아시아 노동자들은 생활수단으로 우리말을 배우고 있지만 그래도 감사하고 배우는 모습이 예쁘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본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그는 "외국인 노동자 중 많은 이들은 대학을 졸업한 인텔리"라며 "이들에겐 타국 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깨고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겠다는 용기와 열정이 넘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문씨는 "우리는 약자를 보호하고 강자엔 맞서야 하는데 우리보다 못한 이를 도리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은 돈을 벌려고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는 만큼 이들을 인간 대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90년 KBS 22기 공채로 입사한 문씨는 1993년 KBS 라디오 연기대상 신인 여자 연기상을, 2007년엔 최우수 여자 연기상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카드캡터 체리'의 유체리 역이 대표작이며, 최근엔 'SBS 스페셜'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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