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화>관객은 90분 내내 부끄러워했다

2010. 7. 2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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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빠져 자식 버리는 세상새끼 찾아 헤매는 犬公'달이' 의 모성愛 가슴이 뭉클눈빛연기·추격신 완벽소화'견공 대종상' 여 우주연상감

할리우드 영화에서 개는 어엿한 주연배우로 대접을 받는 사례가 심심치 않다. 개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도 당당히 하나의 '하위 장르'로 분류된다.

권위 있는 미국의 흥행순위 집계 사이트인 박스오피스모조에선 개를 주인공으로 하거나 개가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작품만을 따로 분류해 순위를 매길 정도다. 이에 따르면 견공(犬公) 영화 중 역대 최고 흥행 타이틀은 말하는 개를 주인공으로 한 '스쿠비-두'가 가지고 있다. '말리와 나' '101 달마시안' '베벌리힐스의 치와와' '캣츠 & 독스'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견공 종려상(Palm Dog)이라는 상도 있다. 칸국제영화제 개막 기간 중 한 웹사이트에서 발표하는 이 상은 영화평론가들에 의해 '수상견'이 선정된다. 실사영화든 애니메이션이든, 주연이든 조연이든 지난 1년간 세계 영화에서 가장 탁월한 '연기'를 보여준 개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부상은 '팜 도그'라고 새겨진 가죽 개목걸이다. 상의 이름은 물론 '황금종려상(Palm D'or)를 패러디한 것이다.

이처럼 해외 영화에선 당당히 주류의 일원이지만 한국영화에서만큼은 유독 개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많지 않았고 흥행작도 없었다. 그래서 가족영화로서 '마음이'가 보여준 성취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유승호, 김향기 등 아역스타와 함께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의 암컷 '달이'를 주연배우로 기용한 '마음이'는 지난 2006년 개봉해 8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마음이2'는 전편이 받았던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4년 만에 만들어진 속편이다. 전편의 스타 견공 '달이'가 다시 주연을 맡아 이번엔 다른 주연배우들을 제치고 오프닝 크레딧 첫머리에 이름을 올렸다.

고등학교 3학년생인 동욱(송중기)에게 마음이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선물로 남겨준 소중한 존재이자 언제나 곁을 지켜주는 친구다. 그 마음이가 벌써 엄마가 됐다. 먹뽀, 도도, 장군이 등 새끼 3마리를 낳았다. 그중에서 장군이가 제일 마음에 걸린다. 가장 작고 몸도 약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공부는 뒷전인 동욱은 장군이를 돌보는 데 온 힘을 쏟는다. 동욱의 어머니는 그런 동욱이 제일 걱정이다. 어머니는 고민 끝에 마음이 가족과 동욱을 떼어놓기로 하고 비디오가게를 하는 삼촌 봉구(권해효) 집으로 보내버린다. 이때 마침 세상은 다이아몬드 절도사건으로 떠들썩하고 경찰의 눈을 피해 은신 중이던 범인들(성동일, 김정태)이 장물을 해외로 빼돌리기 위해 마음이 가족을 노린다. 결국 도둑들은 어미 마음이가 보는 앞에서 새끼 장군이를 데리고 달아난다. 마음이는 다시 장군이를 되찾아올 수 있을까.

만일 국내에도 '견공 대종상'이나 '견공 청룡상'이 있다면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주연을 맡은 '달이'는 마땅히 주연상감이다.

유달리 약한 막내를 걱정하는 처연한 눈빛부터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까지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도둑들의 함정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펼치는 활약이 돋보인다. 도둑 형제로 등장하는 성동일과 김정태의 코믹 연기도 웃음을 준다. 전편이 '감동 모드'에 충실했다면 속편은 액션과 코미디를 좀 더 강조했다.

한국영화로선 남녀노소 불문하고 오랜만에 훈훈하게 볼 수 있는 가족영화다. 21일 개봉. 전체 관람가.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헤럴드경제 모바일 바로가기] [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 구독신청]-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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