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뱅크스 "SF는 소설의 밑그림 커져 문학적 상상력 맘껏 발휘"

2010. 5. 3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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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기 소설가 이언 뱅크스 이메일 인터뷰순수문학 작품땐 '이언 뱅크스' SF일땐 '이언 M 뱅크스' 두개의 필명으로 창작열 불태워

이언 뱅크스(56)는 순문학과 장르문학에서 두루 호평받고 있는 영미문학의 대표 작가다. 출생지인 스코틀랜드 파이프 주에 거주하는 그는 1984년 잔혹하고 독창적인 성장소설 <말벌공장>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1987년엔 우주를 무대로 광대무변의 상상력을 펼친 <플레바스를 생각하라>를 발표, SF 작가로도 두각을 나타냈다. 1993년 '영국 최고의 젊은 작가'로 선정됐고, 재작년에는 영국 일간지 타임스가 선정한 '전후 영국 대표 작가 50인'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까지 24권의 소설을 내며 왕성하게 활동 중인 뱅크스는 두 개의 필명을 쓰면서 순수문학 작품은 '이언 뱅크스'로, SF는 미들네임 Menzies를 살려 '이언 M 뱅크스'로 발표한다. 이언 M 뱅크스의 이름을 단 소설 11편은 '컬처 시리즈'와 그에 속하지 않는 작품으로 양분된다. 특히 <플레바스를 생각하라>를 필두로 자유주의 문명 '컬처'를 영위하는 인간과 종교 제국주의를 추구하는 '이디란' 종족 간의 투쟁을 그린 컬처 시리즈는 뛰어난 상상력, 치밀한 구성으로 SF 장르를 혁신시켰다는 평을 얻은 뱅크스의 대표작.

국내에서 여섯 번째로 번역 출간된 <대수학자>(전2권ㆍ열린책들 발행)는 컬처 시리즈에 속하지는 않지만 역시 장대한 스케일의 SF다. 번역가 김민혜씨의 도움을 받아 뱅크스와 이메일 인터뷰를 갖고 이 작품을 비롯한 그의 문학세계에 대해 물었다.

_ <대수학자>는 한국어 번역판이 800쪽이 넘는 방대한 소설이다. 어떤 내용인가.

"이 소설은 우주를 이동할 수단이 웜홀(시공간을 잇는 통로) 하나뿐인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인류가 사는 행성계에 대규모 외계 함대가 다가오고, 침략을 막고자 주인공은 '비밀 웜홀'의 위치가 적힌 목록을 찾아 모험을 펼친다."

_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종족 중 인간과 더불어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하는 드웰러 족 사회는 언뜻 보기에 야만스럽고 체계가 없지만 결과적으론 인류보다 훨씬 오래고도 효율적인 문명을 꾸린다. 인간 사회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힌다.

"드웰러는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명이 길다. 이런 지적 생명체가 광활한 우주에서 이동 수단의 제한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을 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상상하며 드웰러를 창조했다. 이들이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거대한 은하에선 성장, 팽창, 축적에 관한 우리의 고정관념에 덜 집착하는 편이 좋다."

_ '이언 M 뱅크스'로 작품을 쓸 때는 '이언 뱅크스'일 때와 소설가로서 지향점이 많이 다를 것 같다.

"주류 소설은 순간의 현실에 집중할 수 있는 대신 다룰 수 있는 주제가 제한된다. 반면 SF는 다른 형태의 사회, 우주를 보는 다른 관점을 보여주며 소설의 밑그림을 크게 그릴 수 있다. 문학적 상상력을 좀더 많이 발휘하게 되는 셈이다."

_ 한국과 달리 유럽, 미국은 SF의 전통이 깊고 창작도 활발한데.

"SF가 중요한 문학 형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계기는 산업혁명이었다. 산업혁명 이후 사람들이 엄청난 사회 변화를 체감하게 됐기 때문이다. SF의 가치는 변화, 그리고 그것이 사람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있게 다룬다는 점에 있다."

_ 거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작품집을 발표했다. 왕성한 창작력의 비결은.

"내 생각에 나는 상상력이 정말 좋은 것 같다! 이야기 짓는 것도 좋아하고. 아무래도 내가 외동아들이었기 때문이지 싶다. 아이를 낳지 않은 것도 영향이 있겠다. 소설 쓰는 데 좀 더 시간을 들일 수 있고, 무엇보다 완전히 철들지 않을 수 있으니까."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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