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여름휴가] 참나를 찾아 떠난다, 템플스테이

2009. 7. 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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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축령산 자락 사이사이 빽빽하게 들어선 잣나무 숲. 그 사이로 작은 사찰 백련사가 보인다.

대웅전 지붕의 네 귀퉁이에 매달린 풍경들이 끊임없이 흔들리며 바람소리와 화음을 맞춘다.

도시를 벗어난 것도 잠시 '사찰 속의 나'는 이미 '새로운 자아'다.

일상의 근심과 걱정을 멀리 밀어내본다. 환한 미소를 보이는 스님에게 합장을 하니 절로 '낮아진 기분'이 든다.

"종교는 중요하지 않아요. 합장을 하고 절을 해보세요. 기본적으로 나 자신을 가장 낮추고 겸손한 마음을 갖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입니다."

사찰에서 만나는 스님들은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에게 잊혀진 전통문화의 마음가짐부터 알려준다.

새벽 예불을 마치고 발우공양, 차담(茶談)의 과정에 동참해보자.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템플스테이 과정이다. '발우공양'은 사찰의 식사법을 뜻하지만 사실상 수행의 한 과정으로 봐야 한다. 함께 남김 없이 먹어야 한다. 스님들의 식기를 뜻하는 '발우'도 원래대로 정리해야 한다. 저녁 예불 후 이어지는 주지 스님과의 차담은 인생상담처럼 담백하다.

템플스테이는 사찰의 소소한 일상사를 체험하면서 일상의 나를 잊고 참 나를 찾는 과정이다. 올해도 템플스테이가 7~8월 휴가철을 맞아 전국 조계종 100개 사찰에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사찰에서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놨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템플스테이는 2004년 이후 올 4월까지 총 35만여 명이 다녀갔다. 지난해 외국인 참가자 수는 2만명을 넘어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국내외 템플스테이의 위상을 알리는 지표다. '차(茶)'를 주제로 하는 템플스테이는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 국내에서도 가장 잘 알려졌으며 가족이 참가하기에 가장 무난한 과정으로 보면 된다. 김제 금산사 '전통차 만들기', 해남 대흥사 '제다실습', 장성 백양사 '발효차 만들기', 고창 선운사 '햇차 만들기', 구례 화엄사 '야생차 만들기' 등 남도의 사찰에서 다채롭게 진행된다.

올여름엔 어린이 교육용 템플스테이 증가가 눈에 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한문교육과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한문학당'은 올해로 10주년이 되는 해남 미황사와 서산 부석사에서 진행된다. 골굴사 '화랑수련회', 기림사 '여름불교학교', 삼화사 '여름 불교학교', 심향사 '푸른연꽃 하늘날다', 표충사 '어린이 사명당' 등 32개 사찰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이 열린다.

수행의 계절인 여름 '하안거' 기간에 맞춰 수행 중심의 프로그램도 열린다. 송광사 수덕사 고운사 동화사 통도사 은해사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여름 선(禪)수련회가 바로 그것. 사업단 관계자는 "청량한 자연 속에서 무더위를 잊게 하고 심신을 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전했다.

이 밖에 대부분의 운영사찰에서 산행, 다도, 참선 등을 기본적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템플스테이는 심신이 지친 어른들에게, 편식과 게으름에 빠진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미리 아이들에게 △스님들 수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조용히 할 것 △반찬 투정하지 말 것(고기 반찬은 없다) △남녀 별도 숙식 원칙 등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가격은 1박2일 기준 2만~3만원으로 저렴한 편. 신청방법은 템플스테이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와 각 사찰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어느 절에 가더라도 새벽예불과 저녁예불, 공양(식사)은 기본이다. 여럿이 함께해야 하는 사찰 일(울력)에도 꼭 참석해야 한다. 예불 시간에 종교상 이유로 절을 하지 않는 것은 무방하다.

특히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면 바로 추방당할 수도 있다. 기본적인 세면도구 외에는 짐을 줄일 필요가 있다. 또 결혼을 하지 않은 젊은 남녀들의 애정행각도 금지된다. 속세의 습관은 아예 버리고 오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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