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혼란속에서도 정상 '우뚝'

입력 2009. 4. 11. 16:15 수정 2009. 4. 1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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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2008-2009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왕좌에 오른 흥국생명의 올 시즌은 우여곡절 그 자체였다. 이 때문에 흥국생명의 정상 복귀는 그만큼 드라마틱하다.

2005-2006 시즌부터 정규리그를 3연패한데 이어 2005-2006, 2006-2007 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잇따라 제패하며 최강으로 군림한 흥국생명은 올 시즌을 앞두고도 `우승 1순위'로 꼽혔다.

외국인선수를 능가하는 최고 공격수 김연경과 `미녀 공격수' 황연주가 건재한데다 득점왕 출신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인 한송이까지 영입하면서 공격력이 배가됐기 때문이었다.

약점이었던 외국인선수 역시 푸에르토리코 출신 카리나가 가세해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됐다.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의 정상 복귀 가능성을 높게 점쳤고 흥국생명 황현주 감독도 "맨 먼저 우리가 챔프전에 올라갈 것 같다"라며 최강이라는 자신감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흥국생명은 삐걱거렸다. 기대했던 한송이가 시즌을 앞두고 연습 도중 입은 허벅지 근육통 부상이 심각해 전력에서 이탈한 것.

그럼에도 호화멤버 흥국생명은 초반 7승2패로 선두를 유지하며 위력을 과시했지만 지난해 12월30일 구단이 황현주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세화여고 배구단의 이승현 감독을 영입하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구단은 경질 사유로 부상 선수 기용을 둘러싼 구단과의 갈등 등을 들었지만 궁색한 변명이라는 여론과 팬들의 질타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갑작스럽게 지도자가 바뀐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동요하며 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7승2패로 1위를 달리던 팀은 이후 6승9패로 3위까지 추락했다. 꼴찌 도로공사에까지 무너지며 4연패로 `동네북' 소리까지 들었다.

"나도 답답하다. 연패를 끊을 방법이 있으면 좀 알려달라"고 기자들에게 하소연하던 이 감독은 3월11일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고 흥국생명은 시즌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어창선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은 것은 전화위복이었다. 2004년부터 흥국생명 코치를 맡아 5년 넘게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어 온 어 감독대행은 큰오빠 같은 자상한 리더십으로 동요하는 선수들을 다독였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은 선수들은 정규시즌 2승5패로 열세였던 KT & G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어 `흥국생명 다운' 끈질긴 플레이 끝에 2연승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에 올랐고 챔프전에서는 숙적 GS칼텍스에 첫 경기를 내주고도 내리 3연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라 사상 처음으로 `챔프전 3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러나 올 시즌 흥국생명이 보여준 결과는 `최고의 팀'이라는 수사에 부응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구단의 아마추어적인 일 처리는 그 명성에 흠집을 남겼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감독 고유권한인 선수 운용방식을 문제 삼으며 1위팀 감독을 시즌 도중 경질하는 비상식적인 조치로 황현주, 이승현 양 감독은 물론 궁극적으로 흥국생명 배구단을 좋아한 팬들에게도 상처를 남긴 점은 두고두고 되새겨야 할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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