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톤급 '웹툰' 들이 텍사스 소떼처럼 '책' 으로

2009. 2. 7.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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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만화 인터넷 작가 연재물 속속 단행본으로 출간"꽃 피는 봄이 오니 메가톤급 외로움이 텍사스 소떼처럼 밀려온다!"'엽기발랄'한 인터넷 웹툰(webtoon)이 오프라인 단행본으로 정리돼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지난해 초 < 탐구생활 1학기 > 를 내며 관심을 모았던 웹툰계 최고의 입담꾼 메가쑈킹만화가(본명 고필헌)가 최근 < 탐구생활 2학기 > (애니북스 발행)를 속간했다. 또 요즘 최고의 인기 웹툰작가인 조석, 지강민씨가 각각 < 마음의 소리 > 와 < 와라! 편의점 > (코리아하우스 발행)을 펴냈다.

인터넷포털 네이버 등을 무대로 활동 중인 이들의 웹툰은 에피소드 당 10~20컷으로 짜여진 초단편 만화. 이 짧은 호흡 속에 반전, 재기발랄한 애드리브 대사, 엽기적인 상황 등을 엮어 독자의 웃음을 자아내는 개그만화를 추구한다. 10대 네티즌과 유머의 코드는 다를지 모르지만, 30~50대 직장인들도 웃음을 터트릴 만한 텍스트다.

< 탐구생활 > 은 인터넷은 물론 방송계에까지 붐을 일으켰던 말장난 개그의 한 획을 그은 작품. '꽃 피는 봄이 오니 메가톤급 외로움이 텍사스 소떼처럼 밀려온다!'는 식의 황당하지만 감칠맛 나는 직유에서부터, '나이를 괄약근으로 섭취한 놈인가?' 같은 골계미 넘치는 표현까지, 작가의 말장난은 예사롭지 않다. 물론 '이런, 타지망할!' 같이 동음소를 이용한 말장난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 탐구생활 > 의 에피소드는 3류 호러영화나 예쁜 여자들 흘끔거리기 좋아한다는 작가가 일상 속에서 기발한 시각과 엽기적인 상상력으로 건져낸 것들이다. '사소하지만 의미 깊은 얘기들?'이라는 통속적인 연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아니다.

그냥 밤참으로 라면 끓여먹는 얘기나, 노래방에서 생긴 일 같은 잡설들일 뿐이다. 그런데도 에피소드 자체보다는 그걸 풀어나가는 각 장면과 대사가 느닷없이 웃음의 급소를 치고 들어온다.

< 탐구생활 > 이 풍부한 디테일로 승부한다면, 전주대 만화예술학교에 재학 중인 조석씨의 < 마음의 소리 > 는 평범하게 흐르다가 마지막 컷에서 갑자기 '두둥~!' 하고 북소리가 울리는 듯한 엽기적 반전에 방점을 찍는 작품이다. '통역하는 남자'라는 에피소드의 흐름은 이렇다.

'중국에 주재하는 수다쟁이 형이 집에 놀러 왔다. 형은 제수씨인 아내 앞에서 평소의 수다를 감추고 갖은 무게를 잡는다. 그러다 출력이 약해서 그런지 처음엔 암전처럼 나오다 점차 화면이 밝아지는 중국 드라마 채널을 보게 됐다. 암전 속에서 대사만 흘러나오는데 형은 수다를 참지 못하고 "북경어네!" 하고 아는 체를 한다.

"쑤알라 ?X라~" 하고 대사가 나올 때마다 형은 연인의 대화라며 앵무새처럼 술술 동시통역을 하고, 아내는 연신 감탄이다. 그런데 … 마침내 화면이 밝아지면서 나타난 영상은, 판관 포청천!'

지강민씨의 < 와라! 편의점 > 은 아르바이트생의 시선으로 편의점에서 생긴 해프닝을 담은 작품이다. 애니북스 천강원 편집장은 "웹툰은 인터넷 조회 수는 하루 수백만회까지 나오지만, 막상 단행본으로 나오면 판매부수 2만부를 넘기기가 어렵다"며 "오프라인에서도 독자 저변이 넓어져 부담없는 웃음을 주는 유쾌한 작품들이 온라인에서의 일회성 소모품으로 소멸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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