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의 인권은 어디로 사라졌나?

2008. 11. 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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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기자]조성민씨의 친권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17일 가톨릭 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사회 의학과·정신과 교수이자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의 이사인 최보문 시민기자가 쓴 친권 테러하는 아비, 콘돔시위에서 배워라' 제하의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이 글에 대한 반론격의 글을 소설가인 이하천씨가 보내와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에 대한 반론이 들어오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편집자말> 정신분석학에 전위(displacement)와 투사(projection)란 용어가 있다. 이것을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A라는 사람이 아버지로부터 지독한 억압을 받아 본 경험이 있을 때, 그래서 그 마음의 상처가 무의식에 빵빵한 억압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을 때, A는 학교에 와서 아버지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어떤 선생님에게 그 선생님이 별 잘못을 안 해도 지독한 적개심과 더불어 위험수위를 넘어서는 적절하지 못한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A가 자신의 문제를 그 선생님에게 '전위'시킨다고 정신분석학에서는 정의를 내린다.

'투사'란 B라는 사람이 어느 대학 학과에 교수로 속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그 학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비난하는 것만으로 대처하는 것을 말한다. 말하자면 그 학과를 이끌어 가야 하는 자신의 책임은 회피하고 모든 잘못을 남에게 또는 사회에 전가한다.

자기 죄는 전혀 없고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형 시어머니가 자신이 어머니라는 것을 모르고 자신의 인생에 대한 모든 한을 약자인 며느리와 자식에게 퍼붓는 것과 같은 현상일 것이다. 이런 현상을 정신분석학에서는 자신의 불화를 남에게 '투사'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투사에는 반드시 책임이라는 문제가 따른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어머니로서, 교수는 교수로서 책임이 막중한 자리인데 그 책임을 다른 이에게 떠넘긴다는 것이다.

조성민 친권 논란, 우리 사회의 부당한 투사와 전위

고(故) 최진실의 유산을 놓고 전 남편 조성민과 최씨의 유족 간에 분쟁이 발생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한부모 가정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 모임'의 발족식에서 방송인 허수경이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 유성호

우리 사회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조성민 친권 논란에 대한 극렬한 반대현상을 보면서 바로 정신분석학 쪽에서 말하는 '투사'와 '전위' 현상이 벌어져 한 인간을 부당하게 매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부장제의 틀에서 억압받고 존중받지 못한 이 땅의 여성성에 축적되어 있는 무의식의 상처들이 집단으로 일어나서 조성민이라는 한 개인에게 너무 과하게 부당한 투사와 전위를 시키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사나운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돈돈돈 만날 돈 얘기로 한 인간의 인권을 짓밟고 있는 이 작태들은 과연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조성민도 자살이라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정녕 그것을 이 사회는 원하고 있다는 말인가? 친권논쟁을 하더라도 절대로 넘지 않아야 될 선이 있다. 돈이 없다고 이렇게 한 인간을 공개적으로 깔아뭉갤 수가 있다는 것인가?

고인이 아이들에게 남긴 돈은 한 푼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해도 돈을 뜯어가려는 사람으로 막무가내로 몰아가고 있다. 최진실이 남기고 간 돈은 누군가 관리를 해야만 하고 조성민은 아주 합리적인 제안을 했다고 본다.

물론 친권이 넘어가면 재산권도 넘어가는 현행법을 고쳐서 그 누구도 아이들에게 가야 할 재산에 대해 인간적인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법적으로 해놓는 것이 바로 조성민이 내놓은 안을 수용할 수 있는 틀이다. 그것이 되도록 해놓으면 될 것이 아닌가? 그 선에서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돈으로 친권을 팔았다고 주장한다면 돈으로 친권을 산 사람이 있다는 소리이다. 이게 처음부터 말이 되는 소리인가? 그냥 이혼을 하면 되지 돈 대신 친권을 포기하라는 것 자체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더군다나 상대는 돈이 있고 조성민은 돈이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는 더더욱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최대한의 모욕과 아픔을 준 일이었을 것이다. 왜 그런 모욕과 아픔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않는가? 만약 그게 여성이라면? 아마 난리들을 했을 것이다. 조성민이 수백억을 가지고 있고 명예도 있으면서 그런 식으로 힘없는 아내를 몰아갔다면, 그것은 질책받아 마땅한 일이다.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연약하고 실수할 수 있는 인간이다.

지레짐작으로 한 인간을 사납게 짓밟아서야

고 최진실씨 전 남편인 조성민씨. 사진은 최진실 분골함이 안치된 지난 10월 4일 경기도 양수리 갑산공원.

ⓒ 유성호

그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아이들을 보러 갈 수가 있다는 말인가? 또 무슨 모독을 받으려고? 아이들이 너무도 잘 보호되고 있기에 그냥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쇼핑몰에서 환희를 보았을 때도 외할머니가 옆에 있어서 멀리서 보고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다고 고백할 정도로 만들어 놓았다. 그래도 능글맞게 가서 껴안고 해야만 하나?

그래서 이 사건은 최진실과 조성민이라는 특이한 상황에서 풀어가야지 일반론과 역사적으로 횡포를 부린 남성들의 죄까지 다 투사와 전위를 시켜 판단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서양과 비교를 하면 더더욱 안된다. 아이가 굶주리고 있거나 또 아이 어머니가 돈이 없어서 살아갈 수 없었는데도 조성민이 그런 태도를 취했다면 지탄을 받는 것이 맞다.

우리 사회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 당시 최진실과 조성민 사이에 누가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누가 횡포를 부렸는가다. 조성민이가 권력을 가졌었나? 아니다. 유명스타라는 명예와 돈을 가지고 있는 최진실이 더 많은 결정권을 가질 수 있는 권력을 가졌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조성민이가 엎드려서 빌었어야 했나? 치사하게 굴어도? 돈을 위해서?

복잡한 개인사를 일일이 남들이 이러쿵 저러쿵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인간이란 워낙 복잡한 동물이기 때문에 그 당시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는 본인들에게 맡겨야 한다. 그리고 현행법에서 친권 문제가 갖고 있는 보완할 부분만 보완하면 그만이다.

왜 거기에 지레짐작으로 사납게 한 인간을 짓밟는지 또 어떻게 그런 것이 허용되는지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말 역사적인 어두운 그림자로 집단 무의식에 각인되어온 뒤틀린 모성이 조성민에게 투사와 전위를 하며 거대한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현장을 보는 것 같다.

조성민을 친권 제도와 결부시키지 마라. 그냥 친권 제도에 하자가 있으면 그 부분을 고치는 것으로 일단락 시켜라. 마치 한 마리의 동물을 가두고 집단폭행을 하는 현장을 보는 기분이다. 이렇게 비이성적이어서야 어떻게 최진실 아이들의 마음의 평화가 이루어지겠는가?

바꿔야 할 제도가 있다면 합리적으로 바꾸면 된다

조성민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집단 린치를 당할 만큼 잘못하지 않았다고 본다. 친권도 성도 다 빼앗겼던 사람이었다. 돈이 있었다면 그런 수모를 당했겠는가? 정말 조성민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피를 토할 일이다.

최진실 부모들은 피를 토하지 않겠나 하겠지만, 그 부분은 조성민이 직접적인 동기유발을 한 것이 아니다. 이혼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그럴 때마다 다 자살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악플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얼마든지 기자회견을 열어서 자신의 무관함을 밝힐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

왜 이 모든 원인을 조성민에게서 찾으려고 하는가? 다른 여자와 살고 있어서?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조성민이 최진실에게서 마음의 평화를 못 느꼈다면, 그 또한 두 사람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일이라는 게 상대적이지 혼자서 장구치고 북치고 하지는 않는다.

집단폭행을 즉각 멈춰라! 뒤틀리고 왜곡된 모성의 한풀이를 한 인간에게 하지 마라! 이제는 뒤틀린 모성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모성으로 바꿀 때다. 바꿔야 할 제도가 있다면 합리적으로 바꾸면 된다.

30대 중반 밖에 안 되는 어린 아버지에게 너무 많은 것을 묻지 말고 다같이 윈윈하도록 양측과 이 사회가 모두 한 발짝 뒤로 물러나면 어떨까? 아이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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