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람들> 파란 눈의 '독도전도사' 스티븐 바버

입력 2008.08.22. 09:37 수정 2008.08.2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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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역사적.지리적으로 한국땅…언젠가 독도에 머물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입증하는 방대한 사료를 담은 영문 웹사이트를 수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주인공은 9년째 국내에 체류 중인 캐나다인 스티븐 바버(Steven Barber.44)씨.

그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www.dokdo-takeshima.com'에는 독도가 한국 땅임을 보여주는 영문 자료들이 빼곡히 올라와 있다.

사이트에는 독도역사에 관한 개략적인 소개를 비롯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억지에 대한 반박,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주장한 배경, 독도가 한국땅임을 보여주는 관련 사진 등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풍부한 독도관련 자료가 눈길을 끈다.

이 사이트는 단순히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감정적인 주장만을 내세우지는 않는다. 독도문제에 있어 감정이 앞서다보면 반대 주장을 설득하기 어려울 뿐더러 사이트를 방문하는 네티즌들이 객관적으로 쟁점을 바라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버 씨는 일본이 침략으로 독도를 점령하게 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얘기인지를 사료를 통해 반박한다.

캐나다 현지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전공을 해 역사와 거리가 먼 바버 씨가 독도지킴이 사이트를 만들게 된 사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년 전 한국에 온 그는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며 틈이 날 때마다 한국사에 관심을 갖던중 2년 전에 우연히 독도문제를 접하게 됐다.

한국과 일본간 주장이 엇갈리는 데 호기심을 느낀 바버 씨는 양국의 여러 웹사이트를 찾아다니며 독도 정보를 습득했지만 한가지 안타까운 점을 발견했다.

여러 역사자료를 비교해 보면 독도가 한국땅임은 분명한 데 이같은 독도영유권을 알릴 만한 영문사이트가 턱없이 부족했던 것.

바버 씨는 독도에 관한 영문사이트가 부족한 이유를 언어장벽으로 결론내리고 여가시간을 이용해 '한국의 독도'를 알리는 영문사이트를 만들기로 했다.

그는 우리나라 학자들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독도관련 자료를 찾아다니면서 관련 정보를 섭렵했고 일본 내 양심적 학자들이 쓴 독도 관련 논문도 수집하기 시작했다.

오랜시간 한국에 살았지만 한국어가 서툰 탓에 한글이나 일본어의 영어번역은 아내인 조은주(34)씨가 담당했다.

이렇게 시작한 작업이 해를 넘기면서 상당한 양의 자료를 생성해냈고 풍부한 사료와 사진, 읽을거리가 담긴 하나의 독도사이트로 태어나게 됐다.

바버 씨는 22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많은 한국사람들이 영어라는 언어장벽 때문에 독도영유권 입장을 국제사회에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사이트를 구축하게 됐다. 사이트 구축작업에는 많은 한국 학자와 일본 내 양심있는 사람들의 연구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바버 씨는 한국의 독도영유권에 대한 지지를 숨기지 않았다.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독도는 한국의 영토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그는 "단지 역사문헌들이 한국의 독도영유권을 증명해서 뿐만 아니라 순수하게 지리적 관점에서만 봐도 독도가 한국땅이어야 한다는 게 맞다"며 "한국이 정하고 있는 독도 주변 해상 12마일 경계선은 양국에 상당히 공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사실 저에게 수수께끼와도 같다"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주장은 과거 식민지 시대의 유물로서 더 이상 오늘날의 한일 정치관계를 대변할 수 없고 양국 관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사이트가 한일간 독도분쟁의 진실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바버 씨는 "제 웹사이트가 일본이 과오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줬으면 한다"며 "한국정부도 독도문제를 열심히 연구하는 일반 시민과 협력했으면 좋겠다. 사이트 많은 부분을 이같은 헌신적인 분들에게서 얻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 봄에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해 그 곳 주민들을 만났는데 다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며 "잠시나마 독도에 머물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