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 대통령 '거꾸로 된 태극기 응원' 누리꾼 비난 봇물

입력 2008.08.10. 02:01 수정 2008.08.1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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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여자핸드볼 응원 모습 일파만파…포털에서는 이미 삭제

누리꾼 "국제망신" "국가에 대한 모욕" "어이없다" 반응

이명박 대통령이 베이징 올림픽 한국 여자핸드볼 경기 관람중 태극문양이 거꾸로 뒤집힌 태극기를 흔드는 사진이 인터넷에 퍼날라지면서 누리꾼들의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이 사진의 출처는 저녁 7시32분 베이징발 연합뉴스 사진으로, 9일 오후 4시45분 베이징 국가올림픽체육센터에서 열린 한국 여자핸드볼 B조 예선 첫 경기 러시아전을 관람한 이 대통령 내외가 우리팀이 29 대 29, 극적인 무승부를 일궈내자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하는 장면이다. 관련 사진 여러컷에서 확인되는 이 대통령 태극기의 문양은 모두 빨간색이 아래쪽으로 파란색이 위로 가 있으며, 4괘 역시 뒤집어져 있다. 그러나 옆에서 함께 흔들고 있던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나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의 태극기는 파란색 문양이 아래로 제대로 나와 '대통령의 실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핸드볼 경기 결과와 함께 인터넷 포털에 이 사진이 뜨자마자, 누리꾼들은 이 대통령의 태극기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고 사진기사 하단에는 "국제망신"이라는 의견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한 누리꾼은 "한나라의 국기를 거꾸로 하는 것은 그 국가에 대한 모욕이나 굴욕의 표현이며 전쟁이나 전투에서 국가나 요새가 점령당한 걸 의미한다"며 '제 2의 우생순'을 재현하려는 여자핸드볼팀의 첫 경기 응원에서의 대통령의 '실수'를 씁쓸해 했다. 또 누리꾼들은 "나라가 거꾸로 가고 있으니, 거꾸로 된 태극기 휘날리나", "중국에서 짝퉁을 사서 흔드는건가요", "아무래도 이명박 대통령 측근 중에 엑스맨이 있음에 틀림 없다"는 등의 어이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논란이 확산되자 밤 10시께부터 관련사진이 연합뉴스 포토뉴스에서뿐 아니라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서 삭제됐다. 네이버에서 처음 올라왔던 사진기사 주소로 다시 들어가면 "웹페이지 주소가 변경되었거나 언론사 요청에 의해 삭제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몇시간 만에 사진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누리꾼 김영희씨는 "언론사가 요청했든 청와대에서 요청했든 인위적 왜곡과는 차원이 다른 엄연한 현장기록물을 임의로 삭제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이미 블로그에 워터마킹된 연합뉴스 사진이 다 퍼진 상태라 사실을 가릴 순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2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미 순방 전용기의 태극기가 거꾸로 달려 "기본도 없는 지도자", "나라망신 그만시켜라", "대한민국 국민인것이 부끄럽다"는 등 누리꾼들의 항의가 일파만파로 퍼진 바 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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