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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위기 확산속 각국 속속 비상대책(종합)

입력 2008.04.04. 09:00 수정 2008.04.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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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수출 중단 확산…사재기-배급제 늘어나

대만 부총통 "쌀값이 기름값보다 더 걱정"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 쌀과 밀, 그리고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을 비롯한 식량 가격이 사상 유례없는 강세를 이어가면서 개도권 곳곳에서 식량 위기가 심화되자 국제사회가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4일 '쌀 위기가 아시아를 강타하고 있다'는 기사에서 주요 쌀 생산국인 태국과 필리핀에서조차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의 뤼수롄(呂秀蓮) 부총통은 3일 "쌀값 폭등이 고유가보다 (대만에)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고 걱정한 것으로 대만통신 CNA가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쌀이 지난해 33% 오른데 이어 올 1.4분기에만도 42%가 더 뛰었다면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30억명 가량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상황에서 쌀값이 더 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및 이집트 등이 쌀수출 통제를 강화해 가격 강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2일 올해 세계 쌀생산이 지난해에 비해 1.8%(1천200만t 가량) 증가할 전망인데 반해 수출은 3.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밀도 지난 1년 사이 배 이상 가격이 뛰었으며 옥수수 역시 같은 기간 70% 이상 상승했다. 콩도 지난 1년간 가격이 64% 가량 상승했다.

세계은행의 로버트 졸릭 총재는 지난 2일 식량 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하면서 국제사회가 '제 2의 마셜 플랜'을 실행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세계은행은 앞서 식량 위기로 인해 전세계 33여개 빈국 또는 개도국에서 폭동 등 사회 불안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주요국의 식량위기 대응 움직임은 다음과 같다.

◇ 중국: 중국은 정부 비축미가 4천만-5천만t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쌀 자급자족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평가돼왔다. 정부는 그러나 증산 유도를 위해 올들어 두번째로 쌀과 밀 수매가격 하한선을 높였다. 또 쌀 수출 억제를 겨냥해 올들어 관세도 부과하기 시작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쌀 파동을 우려해 지난달 31일 "비축미가 충분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함으로써 중국 지도부가 이 문제에 크게 신경쓰고 있음을 내비쳤다.

◇ 홍콩: 월스트리트 저널은 홍콩의 쌀 '사재기' 열풍을 소개했다. 슈퍼마켓 체인인 파크 앤 숍 관계자를 인용해 쌀 소매가격 안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홍콩의 경우 태국산 향미쌀이 소비의 9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태국이 쌀 수출을 통제하는 것이 특히 큰 타격이 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 태국: 태국의 일부 슈퍼마켓은 1인당 쌀판매 상한을 설정했다. 저널은 태국의 쌀 파동이 아직은 파국적이지 않은 반면 태국이 쌀 수출을 통제하는 바람에 홍콩 등 주변 수입국들에 타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 베트남: 세계 2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앞서 취한 쌀수출 통제를 오는 6월까지 연장키로 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의 올해 쌀수출은 지난해보다 100만-50만t이 줄어든 350만-400만t에 그칠 전망이다.

◇ 필리핀: 베트남의 쌀수출 연장으로 초비상이다. 세계 1위 쌀 수입국인 필리핀은 베트남과 태국 및 미국 등으로부터 쌀을 수입해 9천100만명을 먹여왔다. 그러나 이처럼 주요 수입선이 쌀 반출을 규제하자 1인당 하루 4kg로 쌀 배급을 제한하는 등 초긴축에 들어갔다.

◇ 캄보디아: 훈 센 총리는 지난달 26일 쌀수출을 2개월간 중단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또 쌀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미를 방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도 주요 쌀 수출국이다.

◇ 인도: 중국 다음으로 많은 쌀을 생산해온 인도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많이 수출해온 향료쌀 바스마티의 최저 수출가를 지난달 인상했다. 또 바스마티 외의 다른 쌀 수출은 전면 중단했다. 인도 비축미는 지난 1일 현재 2천200만t 가량으로 추정된다.

◇ 인도네시아: 세계 3위 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아직 쌀수출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았으나 곧 그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중론이다. 올해 쌀을 자급하고 200만t 가량이 남을 전망이다. 올해 쌀 소비는 3천620만t 가량으로 미 농무부가 최근 추산했다.

◇ 이집트: 이집트도 이달부터 10월까지 쌀 수출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내수가격 안정을 위해서다. 이집트는 식량을 포함한 물가 폭등이 심각해 사회소요 위험이 높아지면서 5번째 임기로 오는 2011년까지 집권하도록 돼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정권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 일본: 사료용 곡물을 거의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일본은 이 용도의 쌀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이달부터 해당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 대만: 뤼 부총통은 3일 "기름값보다 쌀값이 더 걱정"이라면서 자동차 운행은 줄일 수 있으나 쌀이 비싸다고 먹지 않을 수 없는 노릇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쌀이 전쟁중에는 전략 품목이며 평시에도 나라의 경제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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