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새틀짜기에 거부 반응

입력 2008. 3. 27. 16:27 수정 2008. 3. 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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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포기 불사' 행동으로 시사..남북 본격 힘겨루기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 북한이 "핵 해결없인 개성공단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김하중 통일장관의 발언을 문제삼아 26일 개성공단 남북 교류협력협의사무소에 상주하고 있는 남측 요원의 철수를 요구함으로써, 다소 적막하던 남북관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 출범 한달이 넘도록 전반적으론 관망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 한미동맹 강화 방침과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비롯한 군사분야와 인권문제 등 일부 사안에 대해 남한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왔다.

북한이 이번에 김하중 통일장관의 발언을 말로 반박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상주직원의 철수를 요구하는 '행동'으로 바로 나선 것은, 남한의 새 정부의 대북 강성기조에 대해 북한도 '개성공단도 포기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은 북한의 2006년 핵실험 때도 당시 노무현 정부는 핵문제와 연계시키지 않았던 사안인데 김하중 장관이 두 사안을 분명하게 연계시킨 데 대해 북한이 거부감을 강하게 표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남한의 새 정부와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북한이 개성공단 2단계 확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나선 것"이라며 "일단은 본격적인 신경전을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남한 정부가 기존의 남북관계와 교류방식을 바꾸자는 데 대해 그렇게는 못하겠다는 불쾌감을 표현한 것"이라며 "남북 협력을 완전 중단할 수는 없겠지만 힘겨루기 양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북한은 호전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제난에 식량 위기까지 감돌고 있어 남한의 경제협력과 식량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남한 정부가 남북관계의 새 틀을 짜겠다는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자 북한 내부의 강경세력들이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남측의 새 판짜기에 자존심을 굽히면서까지 응할 수 없다는 차원에서 강경하게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일연구원 박 위원도 "북한의 이번 조치는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중까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새 틀'이 마련될 때까지 남북 사이에 긴장감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앞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될 경우 남한의 새 정부에 대한 반발 수위를 더욱 높여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정성장 실장은 "남측이 북측과 비료.식량지원 협상을 시작하면 이번 조치가 자연스럽게 풀릴 수도 있지만, 힘겨루기를 계속할 경우엔 북한이 2단계 조치를 들고 나올 것"이라며 "개성공단 출입 제한 강화 등을 통해 대남 압박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북한이 당장 경제적 손실이 크지 않은 이산가족 상봉 중단 등을 통해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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