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역 '최악 승강장' 오명 벗을까

2008. 1. 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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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준혁 기자]

아침 8시대에 신도림역~대림역 구간을 지나는 서울지하철 2호선 전동열차. 배차 간격이 2~5분 정도로서 짧지만 10량의 전동열차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 일각에서 '가축보다 못한 처지로 이동한다'고 하여 부르는 '가축수송열차'라는 표현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 이준혁

수도권 전철을 이용해 서울 양천구 집에서 인천 인하대학교까지 통학하던 장세희(가명)씨. 이번 학기가 졸업학기로, 곧 서울에 있는 대학원으로 진학하게 될 장씨는, 대학원 진학 후에는 버스를 타고 통학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매우 만족스럽다. 매일같이 경험하던 신도림역의 엄청난 혼잡스러움을 더 이상 겪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앉아서 27분(급행전철 기준)이면 이동 가능한 신도림역부터 주안역 사이의 구간은 큰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만원열차로 붐비는 양천구청역에서 신도림역까지의 이동과, 계단에서 걷기가 쉽지 않은 신도림역 지하 부분 환승.

장씨는 "까치산 방향으로 운행하는 2호선 지선의 경우, 평소에는 그다지 혼잡하지 않지만, 아침 시간에는 열차에 승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도림역에 도착 후 지하 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더 심각해 계단 바로 앞 출입문에서 조금 먼 위치에서 내리면 승강장에서 지하1층으로 올라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본 1분이 넘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씨는 2호선 본선이 아닌 1호선 그것도 인천 방향 급행전철을 타고 다닐 수 있었다는 점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2호선 본선 승강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더 심각한 출근·등교 과정을 거치는 것을 매일 보아왔기 때문.

[현상] 안전사고 우려되는 신도림역 2호선 연결계단

서울 곳곳이 차량으로 정체를 이루는 아침 러시아워에, 신도림역에서 선릉역 27분, 교대역 25분, 사당역 18분 등 강남권으로의 단시간의 이동을 가능토록 하는 서울지하철 2호선 외선순환열차(반시계방향 순환열차).

인천·부천·강서·양천 등 수도권 서부지역에 살면서 강남 일대의 회사와 학원을 다니는 이에게, 아침 출근 시간의 2호선 외선순환열차는 '가축보다 못한 처지로 이동한다'고 하여 붙여진 '가축수송열차'라는 이름만큼이나 '애증'의 존재이다.

▲ 인파로 붐비는 1번 출구 방향 계단

신도림역 내에서 인파로 제일 붐비는 계단은 1번 출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2호선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이다. 내려가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 이준혁

하지만, 2호선 외선순환열차는, 정체가 심한 도로교통수단(자가용, 버스)에 비해 이동시간이 적다. 조금이라도 더 단잠을 청하려는 이에게는 2호선 외선순환열차가 가장 나은 교통수단으로 오늘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은 2호선 외선순환열차를 이용한다. 그러나 열차에 승차하기까지는 승차 전 과정부터도 어렵다.

아침 러시아워의 신도림역 2호선 승강장 진입에 있어, 1?2호선 열차 간의 환승에 최단거리 동선인 1번 출구 쪽 계단의 경우, 지하 1층의 계단 입구에서부터 2호선 본선 승강장까지 성인 남성 기준으로 걸어서 10~12초, 뛰어서 4~5초면 갈 거리에도 최하 1분이 걸리고 혼잡하기까지 하다.

확인을 위해, 평일 아침 2호선 외선순환열차 이용객 10명에게 부탁해 3주간 1번 출구 쪽 계단의 지하 1층 계단 입구부터 2호선 본선 승강장까지 내려가는 데 드는 '계단 이동 시간'을 초 단위로 측정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오전 7시대, 8시대 이용객 모두 최하 1분이 나왔으며, 그 중 8시 전후 20분대는 대부분 2분을 넘겼다.

'안전' 문제는 더 심각했다. 스크린도어가 설치(2006년 7월)된 승강장 쪽은 그나마 낫다. 2호선 본선 승강장과 연결되는 1번 출구 쪽 계단은 좌우 손잡이 외에는 안전장치가 없다. 조심스레 살금살금 한 칸씩 이용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행여나 누가 쓰러질 경우 도미노 블록 쓰러지듯 쓰러져 최악의 경우 상당수가 깔릴 수 있는 위험지역이다.

이 계단은, 1호선 및 2호선 지선에서 2호선 본선으로 갈아타는 사람과 개찰구를 통해 지하철역에 진입해 2호선 본선에 타는 사람들 대부분이 몰린다. 물론, 2호선 본선에서 내려 타 전동열차를 타거나 신도림역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까지도 있으며, 소수인 이들은 더욱 힘든 이동을 한다.

부천역에서 승차 후 신도림역에서 환승하여 신촌역에서 하차하는 과정으로 연세대학교에 통학하는 김형주(가명)씨는 "가끔 뉴스에서 경기장 등의 압사 사고소식이 나올 때마다 매일 아침의 신도림역이 떠오른다"라고 말하며 "그러나 광역버스는 인천 광역버스라 편도 2200원으로 비싼 데다 경인고속도로 정체로 시간도 불확실해, 결국 지하철을 탄다"고 밝혔다.

▲ 서 있기조차 어려운 2호선 전동열차 내

매일 평일 아침이면 서부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일반 시민들 중 상당수는 서울지하철 2호선을 타기 위해 신도림역에서 안전을 담보로 한 사투(?)를 벌인다. 승강장으로 어렵게 내려간 뒤, 열차가 온 순간 스크린도어마저 닫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인파로 간신히 탄 열차는, 서 있기조차 힘들다. 현 신도림역 상황이 매우 열악하지만, 다양한 조치로 더 나은 대중교통 환경이 구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준혁

[배경] 신도림역 일평균 승하차 8만명, 환승은 30만 명 이상

이처럼 평일 출퇴근·등하교 시간의 신도림역에 대해 '승객안전문제'까지 제기되는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무수히 많은 역 이용객 수이다. 서울메트로 측에 따르면 신도림역 일평균 승하차인원은 8만369명(2007년 1~10월).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확한 집계가 불가능하여 공개 통계치가 없는 환승인원은 하루에 33만7675명으로 추산(2005년, 서울메트로)된다. 이미 일평균 역 이용인원으로도 1984년 2호선 전구간 완공당시 예측인 8만7526명의 5배에 가깝다.

이 중, 출근·등교 시간 및 퇴근·하교 시간에 각각 평균 1만5천 명 전후의 승하차인원과, 8만5천명가량의 환승인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천시 인구보다 많은 8만5천명가량의 환승인원도 엄청나지만 1만5천명 전후의 승하차인원 또한 좌시할 만한 수치는 결코 아니다. 그 또한 430개가 넘는 수도권전철 전 역사 중 5위권에 해당되는 엄청난 수치다. 환승 이외에 역 자체의 승하차인원만으로도 신도림역은 이미 포화상태에 온 것이다.

▲ 신도림역 테크노마트 WEST

지난 12월 1일자로 단일건물로는 대한민국 최대규모인 신도림역 '테크노마트 WEST'가 개장하였다. 본격 개장 이전에 이미 CGV와 이마트가 개장한 테크노마트 WEST는 그동안 1번 출구(북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용객 유출입이 적었던 2번 출구(남측)에 많은 이용객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차후에 도시형 MXD인 대성디큐브시티가 1번 출구 쪽에 완공되면 신도림역은, 현재 부동의 1위인 환승 이용객 수는 물론 승하차 이용객 수 또한 톱 3 이내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

ⓒ 이준혁

더불어 신도림역 2호선 본선 승강장은, 선로 양 옆으로 가변에 승강장이 있는 상대식(相對式) 승강장이 아니라, 섬식 승강장이다. 섬식 승강장은, 양 선로가 중앙의 승강장을 감싸는 형태로, 상·하행을 한 승강장에서 처리해 승강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반대 방향 열차를 잘못 탄 승객이 승강장 반대편에서 바로 열차를 갈아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섬식 승강장은 차후 혼잡이 예상되는 지상 승강장에 유리하다. 선로 바깥쪽에 새 승강장을 만들어 이용객을 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당초 섬식 승강장이던 신도림역 1호선 승강장은, 복복선화 공사로 쌍섬식 승강장(섬식 승강장 2개 존재)으로 확장됐으나, 조치 후 여전히 혼잡하자 완행 상행선 북쪽에 승강장을 하나 더 추가해, 이용객을 분리한다.

하지만 신도림역 2호선 승강장은, 2호선 본선 양 방향 열차가 닿는 섬식 승강장이 가운데 있는 상황에서 양 옆으로 상대식 승강장이 있는 쌍상대식 승강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하 승강장인 2호선은, 사람이 많아 승강장과 계단에서 이를 처리할 용량이 없어 혼잡해도, 확장은 어렵다. 공사비도 많이 들고 지하공간의 구조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때문에 신도림역은, 2005년의 서울메트로(당시 서울지하철공사)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1기 지하역사 95곳의 혼잡도 현황' 조사에서, 이용승객 1인당 점유면적(러시아워 기준)을 따지는 '설계서비스 수준' 분야에서 95곳의 역 중 95등을 기록하며 기준치인 D등급에도 못 미치는 최하등급인 F등급이 나온다. 종로3가역과 함께 단 두 역만 나온 F등급은 보행자의 보행속도가 허용 한계점에 달해 마비상태일 때를 가리킨다.

그러나, 13년 후인 2020년을 목표로 수립된 '수도권 광역 교통망 계획'을 기준으로 한 예상자료(출처 서울메트로)에서도, 다른 분야에서의 변동이 없을 경우 여전히 45만 명이 넘는 수치(46만3101명)가 이용하는 것으로 전망되며 역시 F등급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신도림역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더한다. 이는, 이용 승객 1인당 승강장 면적이 0.5㎡ 이하(0.36㎡)로 심각하게 과밀한, 수도권전철역 중 '최악의 승강장' 현황이기 때문이다.

▲ 신도림역 1번 출구 앞 공원에서 바라본 1호선 완행 전철 상행 플랫폼

신도림역 1번 출구 앞에는 벤치 및 분수가 있는 공원과 같은 쉼터가 위치한다. 이 쉼터에서 1호선 완행전철 상행 플랫폼은 같은 높이에 있어, 왼쪽 위 사진의 노량진역 1번 플랫폼처럼 개찰구만 있다면 지상에서 바로 진입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신도림역은 지하에 위치한 두 개찰구 뿐이며, 이로 인해 승하차 및 환승과 관련한 모든 이용객은 지하1층의 공간으로 집중되는 상황이다. 우측 위 사진은 아랫사진의 쉼터와 플랫폼 사이의 공간으로, 현재 공터로 구성되어 있다.

ⓒ 이준혁

[대안 1] 열차 편성 개선 - 신정지선의 연장

그렇다면 이처럼 '안전'까지도 우려되는 신도림역의 혼잡 해결에 도움이 될 대안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상당수 대중교통동호인과 교통평론가들은, 신정지선(까치산-신도림 구간)을 연장해 한 정거장 거리인 신도림역~대림역 구간의 이용객을 줄임으로서, 현재 가장 심각한 혼잡 현상을 보이는 본선 승강장 이용객을 줄이는 것을 방안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실제, 2000년 8월에 서울지하철 7호선 완전 개통 후 상도, 반포, 논현, 청담 등지로 이동하는 인천·부천 시민들 중 상당수가 온수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함으로서 신도림역의 혼잡은 일시적으로 감소하였지만, 대중교통의 발달과 인천 및 시흥지역의 택지개발로 인해 7호선으로 유출된 인구만큼의 신도림역 환승 이용객이 생겼고 공장이 다수였던 신도림역 일대의 대규모 택지개발로 신도림역 출입 이용객 또한 증가하며, 신도림역의 이용객은 다시 2000년 8월 이상으로 증가한다. 이 때 눈에 띄게 증가한 경우가 신도림역~대림역 구간의 이용객.

철도동호인 김태현(가명)씨는, 현 '까치산~신정네거리~양천구청~도림천~신도림' 구간의 신정지선을 7호선 신풍역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김씨는 "7호선을 이용하는 화곡동?신정동 승객 수만큼 신도림역 환승인원이 줄어들며, 역사 건설이 잘 이뤄질 경우 매우 긴 환승통로를 가진 대림역을 이동하던 이용객 대부분의 유인이 가능해 신도림역의 현 상황 타개에 도움을 준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아래 지도에서 도림역(가칭)까지의 위치는 도림천변, 유수지, 공터 등으로 구성돼 건설이 매우 용이하며, 신풍역은 향후 신안산선과 연계가 가능해 여러 긍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신정지선 연장 후의 장점을 설명했다.

신정지선 연장 제안도

ⓒ 김태현 제공

수도권교통본부 주관 광역교통연구 논문공모에서 '수도권 도시철도 개선방안' 주제의 논문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이승호씨 또한 신정지선 연장을 제안했다. 이씨는, 신정지선 특성상 이용객 분산 효과가 폭발적이지는 않겠지만, 저비용 투자로 '신정지선 승객 상당수의 신도림역 이용배제를 통한 혼잡 완화', '다양한 네트워크 구축', '도림동 수요 흡수' 등 효과가 크고 넓어져 긍정적으로 보았다. 아울러, 신안산선은 물론 서울 경전철 사업과도 연계되도록 신풍역에서 한 구간을 더해 보라매역까지의 연장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신도림역에서 보라매역까지는 3km 정도로 '다양한 네트워크 구축'에도 의미 있는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설명했다.

교통평론가 한우진씨는, 보라매역까지 연장하되 연장 구간은 경전철용 구조물로 만들고 중전철이 운행중인 기존 구간은 경전철 운행을 위한 보완?안전시설을 설치해, 공기를 단축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기존 신정지선에서 운행하던 차량(중전철)은 현행처럼 까치산~신도림 구간만 반복 운행하며, 신도림~보라매 구간 혹은 까치산~신도림~보라매 전 구간은 새로 도입할 경전철 차량만 운행하도록 하는 형태이다.

[대안 2] 역 구조 개선 - 승강장과 출입구의 증설

신도림역 혼잡 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신정지선 연장 외에 또 어떠한 것이 있을까? 많은 대중교통동호인과 교통평론가는, 서울메트로에서 계획중인 3단계의 개선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과거의 1호선 승강장 개선 이후 현재는 서울메트로 측 노력에 관심이 없는 코레일 측에 비판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서울메트로는 신도림역 지하 2층(2호선 운행)의 혼잡도를 완벽하게 개선하기 위해 3단계에 걸쳐 무려 1600억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중 1단계 공사는 총 450억원 규모로, 아침 시간에 차량기지 출고열차(신도림역 출발열차)의 승강장으로 사용하는 너비 2.04m의 승강장을 확대하고 이 승강장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환승통로를 신설하는 등 현재 사용이 적은 승강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2단계 공사는 총 800억 규모로, 현재 신정지선 방면 열차와 같은 선로를 쓰고 있는 출고차량의 전용선로 1118m를 신설하는 사업이며, 해당 선로는 확장될 현 차량기지 출고열차(신도림역 출발열차)의 승강장 바깥쪽에 건설된다. 3단계 공사는 총 350억원 규모로, 모타카선(유지관리 차량 운행선) 신설 등이 주가 되는 부수적 시설 개선이다.

이 중 아직 장기계획 상태인 2?3단계 공사와 달리 1단계 공사는 건설사 선정을 마치고 곧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한다. 1단계 공사는 크게 승강장 확장(2.04m→13.9m), 선로 개선(주: 외선 열차가 쉽게 닿을 수 있도록 개선), 지하 1층에서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신설(주: 1,2번 출구를 잇는 이동통로는 지하 1층을 확장할 시 확장된 가변부로 이전), 현재 1개소뿐인 지하 2-3층 연결통로의 2개소 증설 등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공사가 완료될 경우, 내?외선열차 승객이 좁은 섬식 승강장을 함께 사용함으로서 생기는 과밀 현상과, 이로 인해 2차적으로 발생되는 계단 입구의 병목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본선 승강장 및 계단은 F등급에서 D등급으로, 지선 승강장 및 계단은 E등급에서 C등급으로 향상된다는 것이 서울메트로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신정지선의 보라매 연장에 대해 언급했던 이승호씨는, "당초, 지선 승강장 측에 도림천이 접해 건물이 없는 만큼 지하굴착으로 플랫폼을 3폼(3섬) 6선식 구조로의 전환을 제안하려 했다"고 밝히며, "하지만 결국 외선?내선?지선이 각각 서쪽?중앙?동쪽에 위치한 각자의 승강장에 닿으며 결과적으로는 승강장 자체도 넓어지며 각 승객이 다른 승강장을 사용하여 혼잡도 저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메트로 개선안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교통평론가 한우진씨는 환승 이용객이 아닌 출입 이용객용 직통 출입구 설치로 계단 혼잡도 완화를 보완할 것을 제안했다. 한씨는 "승강장 확대 외에 계단통로 수를 늘리는 방법도 있다. 현재, 환승 이용객과 출입 이용객 모두 지하 1층으로 모이는 상황에서, 출입 이용객의 별도동선 전환이 가능하다면 혼잡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역 입구의 대성산업 연탄공장은 현재 디큐브시티라는 MXD(Mixed-use Development : 복합용도개발)로 재개발중이다. 대성산업과의 협조로, 현 2호선 본선승강장 북측에서 지상 연결 출구를 만들면, 1번 출구 앞 계단의 이용객이 줄어 혼잡도를 한층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 평일아침시간대 신도림역 승하차 전쟁모습

서부수도권에 사는 일반 시민이라면 대부분 인지하고 있는, 평일 아침 시간의 신도림역 승하차 모습이다. 2~3분에 걸쳐 어렵게 내려간 승강장 역시 많은 이용객들로 북적이며, 1대 이상의 열차를 보내고 겨우 올라 탄 열차는 인파로 서 있기조차 힘들다.

ⓒ 이준혁

'다음' 철도동호회 대표 권오현씨는, 선상역사 기능을 겸하는 육교 설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권씨는 "현 신도림역은, 선로로 인해 갈라진 역 동·서부를 연결하는 지하도 역할을 겸하다보니, 지하 1층 타 환승통로와 차량기지 출고열차(신도림역 출발열차)가 닿는 승강장 진입 계단은 '지하도' 공간에 의해 이격되며, 이 때문에 차량기지 출고열차가 닿는 승강장은 지하 2-3층 연결통로로만 이용 가능해 상시적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의 해결책으로 "현 신도림역 두 출구(1?2번 출구)를 연결하는 육교를 설치할 경우,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는 일반 시민들이 시간 제한 없이 신도림역 동서를 이동할 수 있는 동선, 1호선 승강장에서 바로 1?2번 출구로 나가는 하차승객의 동선, 1호선 완행?급행 승강장간 별도 동선 확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하도 공간의 폐쇄가 가능해, 지하공간 전체를 환승 통로로 쓸 수 있으며 지하 1층 공간을 넓히지 않고도 지하 공간 활용이 자유로워지며, 현재 지하 2-3층 연결계단으로만 접근 가능한 신도림역 출발열차의 활성화도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1번 출구 앞 계단 및 기존 본선 승강장 혼잡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권씨는 "만약 주변 건물군과 지가 때문에 역사나 구조물 설치가 어려운 경우, 건대입구역 1번 출구가 인근 신축건물(한림포스빌 오피스텔)을 활용해 출구를 낸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더욱 직접적인 사례로는 지금은 철거가 되었지만 과거 터미널상가 구내에 개집표기와 발매기까지 설치해놓고 운영한 용산전자상가의 경우도 있다"며 한우진씨와 마찬가지로 대성디큐브시티 등 신축건물을 활용한 지하철 2호선 승강장과 연결된 지하출입구 신설에 대해서도 제안했다.

현존하는 국내최대 환승역사로서 안전 위해 투자해야

이상의 의견 외에 1호선 완행열차 상행 승강장에서 북측(1번 출구 방향)으로 바로 나올 수 있는 개찰구 건설 의견도 제시됐다. 1호선, 2호선 본선, 2호선 지선에서 나오는 이용객이 모두 지하 1층으로 집중됨과 동시에 수익사업체(베이커리, 옷가게, 화장품점 등)로 인해 지하 1층의 혼잡도가 심하며, 특히 상행 승강장의 경우 지하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은 단 한 개로 지하 1층의 북측 출입구 혼잡을 부추기지만 동시에 노량진역 등과 같이 지상 승강장에서 지상으로 바로 나갈 수 있는 흔치 않은 환경이라는 점이 주 근거였다. 이 의견은, 지하로 내려갔다가 지상으로 나오는 불편도 타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집단은 물론 신도림역에서 시행한 일반시민 인터뷰에서도 전원에 걸쳐 매우 긍정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재 신도림역의 경우 이용승객, 전문가집단, 운영주체 모두 문제의 심각성 및 해결의 급박성을 잘 파악하고 있는 상태이다. 실제, 아침시간대 신도림역 출발열차(7편성)의 출고선 활용은 이진복 신도림역장이 창의서울추진본부에 제기한 '신도림역 혼잡개선방안'이 채택돼 시행된 것으로, 소폭이지만 혼잡도 감소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철도교통은 도로교통에 비해 정시성이 보장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수도권전철 1호선은 광역전철로서, 도시철도에 비해 역간거리가 길고 주요 역만을 운행하는 급행전철을 운영해 원거리 이동에 적합하다. 이는, 수도권전철 1호선이 활성화된 주 이유이며, 수도권전철 1호선을 타고 온 사람들이 서울의 세부 방향으로 이동하는 첫 관문인 신도림역이 늘 붐비는 - 러시아워에는 안전사고가 우려될 정도로 - 이유이다.

철도교통은 광역권 개인교통수요를 대중교통으로 촉진하는 방법으로 탁월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용객의 선호를 적극 이끌려면 안전이라는 기본요건부터 충족돼야 함은 당연하다. 철도교통을 통한 대중교통활성화를 위해, '안전'과 이를 통한 '편의' 관련비용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함은 당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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