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대한민국을 빛낸 올림픽 영웅들](5)96 애틀랜타 배드민턴金 방수현
당신을 기억합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었지요. 운동실력 못잖게 고운 마음씨로 주위를 훈훈하게 했던 셔틀콕 천사 방수현. 당신의 이름을 '행복어 사전'에 싣습니다.
92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단식 은메달, 93·94 코리아오픈 여자단식 2연패, 94 아시안게임 2관왕, 96 전영오픈 여자단식 우승, 96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
상금과 연금 등을 주위에 기부, 선행에도 앞장서 '셔틀콕의 천사'로 불린 방수현(35)이 선수시절 거둔 대표적인 성적이다. 1996년 결혼한 뒤 소속팀(대교눈높이)의 선수 겸 코치로 활동하다가 2000년에 은퇴한 그는 요즘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살고 있다. 의사의 아내로, 두 남매의 엄마로.
방수현은 국제전화를 통해 선수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과 96 애틀랜타올림픽을 꼽았다.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인도네시아 등을 누르고 우승한 게 처음"이라며 "아시아에 강국이 많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등과 마찬가지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허리가 안 좋은 힘든 상황에서 수지 수산티 등 라이벌을 누르고 올림픽에서 우승해 뭐라고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대망의 목표가 사라진 것 같아 시원섭섭했다"고 밝혔다.
배드민턴은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팀은 바르셀로나에서 금메달 2개(남자복식·여자복식) 은메달 1개(여자단식) 동메달 1개(여자복식), 애틀랜타에서 금메달 2개(여자단식·혼합복식) 은메달 2개(여자복식·혼합복식), 시드니에서 은메달 1개(남자복식) 동메달 1개(남자복식)를 땄다. 아테네에서 금메달 1개(남자복식) 은메달 2개(남자단식·남자복식) 동메달 1개(여자복식)를 차지했다.
방수현은 "뛰어난 성적은 목표 설정에서 나온다"며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숙적에 대해 철저히 분석해 자신감을 지녀야 하고, 부단한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배드민턴 경기는 상대성 운동"이라며 "남자선수들과 실전훈련을 한 게 메달을 따는 데 주효했다"고 털어놨다.
방수현은 이어 후배들에게 "습관적으로 운동할 때가 많은데 어느 순간 운동을 해야겠다고 스스로 느낄 때 열심해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 기술이 늘고 성적이 오르는 희열을 맛볼 수 있는데 이 희열을 간직하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면서. 그는 또 "선수들에게는 격려가 최고의 보약"며 "예전에 제게 주셨던 관심과 사랑을 후배들에게 듬뿍 안겨줬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매년 한두 차례 한국을 찾는 그는 다음달 19일 귀국, 내년 1월1일 출국할 때까지 대교눈높이 등 배드민턴 관계자들과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 방수현은 -
1972년 9월 13일 서울 출생
1983년 도신초등학교 5학년 때 배드민턴 입문
1988년 서울체고 1학년 국가대표 선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단식 은메달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
1996년 10월 재미교포 의사 신헌균씨와 결혼
1998년 체육훈장 청룡장 수훈
2000년 6월 은퇴
2003년 MBC 해설위원
2004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방수현의 배드민턴 교본' 출간
2004년 국제배드민턴연맹 순회코치
2005년~현재 국제배드민턴연맹 이사
2005년 미국 주니어 대표 코치
〈배장수 선임기자cameo@kyunghyang.com〉
- 경향신문이 만드는 生生스포츠! 스포츠칸, 구독신청 (http://smile.khan.co.kr) -ⓒ 스포츠칸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가주석에 국회의장까지 권력 빅4 중 2명 숙청···격랑의 베트남 정치
- “육군은 철수...우린(해병) 한다” “사단장님이 ‘하라’ 하셨다”···채 상병 사건 녹취록 공
- 폭발한 이천수, 협회에 돌직구 “황선홍 감독, 정몽규 회장, 정해성 위원장 다 사퇴!”
- 나경원, ‘윤 대통령 반대’ 헝가리식 저출생 해법 1호 법안으로···“정부 대책이 더 과격”
- 공수처, ‘이정섭 검사 비위 폭로’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 조사
- “매월 10만원 저금하면 두 배로”…다음주부터 ‘청년통장’ 신청 모집
- 아동 간 성범죄는 ‘교육’ 부재 탓···사설 성교육업체에 몰리는 부모들
- [초선 당선인 인터뷰] 천하람 “한동훈은 긁어 본 복권…정치 리더로서 매력 없어져”
- 니카라과, “재정 악화” 이유로 한국 대사관 철수 통보
- 현대차, 차량 내부 20℃ 이상 낮춰주는 틴팅필름 개발…‘뙤약볕’ 파키스탄서 실증